장대비를 뚫고 금요일 저녁 축구장을 찾아온 8562명의 대구 FC 팬들은 실로 오랜만에 멋진 승리를 만끽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믿기 힘든 골들을 내주며 역전패하고 말았다. 지난 5월 3일 제주 SK와의 홈 게임에서 3-1로 승리한 이후 대구는 11게임 연속 무승(4무 7패 11득점 23실점)이라는 깊은 수렁에 빠진 듯하다. 게임 당 평균 2.1골을 내준 수비 구멍이 커 보인다.
정정용 감독이 이끌고 있는 김천 상무가 18일 오후 7시 30분 대구 im뱅크 파크에서 벌어진 2025 K리그1 대구 FC와의 어웨이 게임을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한 게임 덜 뛴 대전하나 시티즌을 3위로 밀어내며 2위까지 올라섰다.
후반 추가 시간, 원기종 극장 역전골
대구에도 폭우가 쏟아졌다. 초록 잔디가 빗물에 거의 잠길 때도 있었지만 멋진 골 잔치가 벌어져 우비를 쓴 관중들은 오랜만에 이어진 K리그의 박진감 넘치는 순간들을 맘껏 즐겼다.
꼴찌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홈 팀 대구 FC가 비교적 이른 시간에 먼저 두 골을 터뜨리며 달려 나갔기에 대팍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도달했다. 역시 대구 FC가 믿을 수 있는 선수는 그곳의 왕 세징야였다. 18분 44초, 세징야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기막히게 김천 상무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으니 대구 FC가 원하는 축구 그림이 빗속을 수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확하게 3분 3초 뒤에 추가골까지 멋지게 들어갔다. 이번에도 세징야의 오른쪽 얼리 크로스가 빛났고 한종무의 헤더 어시스트를 받은 김주공이 다이빙 헤더 추가골을 꽂아넣은 것이다. 대구 FC 팬들은 제주 SK에서 복덩이를 데려온 것을 확신하듯 이 추가골에 모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기세라면 대구 FC가 지난 5월 3일 홈 게임 3-1 승리 그 이상의 성과를 낼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김천 상무는 결코 허술한 상대가 아니었다. 전반 끝나기 전에 1골을 따라붙어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후반을 예고한 것이다. 35분 54초,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로 빠져들어간 이동준이 얼리 크로스를 시도했고 박상혁이 달려들어가 왼발로 살짝 방향을 바꾼 공이 절묘하게도 대구 FC 골문 오른쪽 기둥을 스치며 골 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묘하게 역회전을 먹은 공이 다시 굴러나오는 바람에 이 순간은 채상협 주심의 VAR 온 필드 리뷰 절차를 거쳐 비로소 골로 인정됐다. 이 때부터 홈 팀 대구 FC의 게임이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대구 홈팬들은 후반에 역전패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보였다.
53분 8초에 김천 상무 센터백 김강산의 오른발 슛이 묘하게 대구 FC 오승훈 골키퍼 글러브에 맞고 동점골로 들어갔다. 골키퍼가 비 때문에 미끄러지는 공을 잡기 어려웠지만 김천 상무 입장에서는 운도 따른 셈이었다.
그래도 대구 FC가 76분에 1골을 더 달아날 수 있는 장면을 만들었다. 세징야가 밀어준 공을 카를로스가 받아 오른발로 차 넣었지만 바로 직전에 세징야의 위치가 오프 사이드 포지션이었다고 판독 결과가 나왔다.
대구 FC는 이 골 취소 순간이 끝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후반 추가 시간에 김천 상무의 극장 역전 결승골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전병관의 오른쪽 크로스가 대구 FC 골문 앞으로 날아왔고 원기종이 노마크 헤더 골을 90+1분 36초에 꽂아 넣었다.
그 이후 추가 시간도 다 끝날 무렵 대구 FC의 오른쪽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플레잉 코치 이용래의 결정적인 헤더슛이 나왔다. 그러나 K리그1 다섯 번째 게임을 뛰는 김천 상무 이주현 골키퍼가 침착하게 크로스바 위로 걷어냈다.
이렇게 대구 FC는 11게임 연속 무패의 수렁에 빠져들었고, 반면에 김천 상무는 대전하나 시티즌을 다득점으로 밀어내고 2위까지 올라섰다.
이제 김천 상무(2위)는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광주 월드컵경기장으로 찾아가 광주 FC(5위)를 만나며, 대구 FC(12위)도 같은 날 같은 시각 안양 종합운동장으로 찾아가 FC 안양(9위)을 만나야 한다.
2025 K리그1 결과(7월 18일 오후 7시 30분, 대구 im뱅크 파크)
★ 대구 FC 2-3 김천 상무 [골, 도움 기록 : 세징야(18분 44초), 김주공(21분 47초,도움-한종무) / 박상혁(35분 54초,도움-이동준), 김강산(53분 8초,도움-오인표), 원기종(90+1분 36초,도움-전병관)]
◇ 대구 FC (3-4-3 포메이션, 감독 : 김병수)
FW : 김주공(79분↔이용래), 세징야, 한종무(46분↔에드가)
MF : 정우재(79분↔이원우), 카를로스(86분↔라마스), 김정현, 장성원
DF : 카이오, 홍정운(45+5분↔조진우), 우주성
GK : 오승훈
◇ 김천 상무 (4-4-2 포메이션, 감독 : 정정용)
FW : 박상혁, 이동경(71분↔원기종)
MF : 김승섭(86분↔박세진), 맹성웅, 이승원(71분↔이현식), 이동준(46분↔전병관)
DF : 박철우, 이정택, 김강산, 오인표(63분↔박대원)
GK : 이주현
◇ 2025 K리그1 현재 순위표
1 전북 현대 45점 13승 6무 2패 36득점 16실점 +20
2 김천 상무 35점 10승 5무 7패 30득점 22실점 +8
3 대전하나 시티즌 35점 9승 8무 4패 28득점 24실점 +4
4 포항 스틸러스 32점 9승 5무 7패 26득점 26실점
5 광주 FC 31점 8승 7무 7패 23득점 25실점 -2
6 울산 HD 30점 8승 6무 6패 25득점 21실점 +4
7 FC 서울 30점 7승 9무 5패 23득점 20실점 +3
8 강원 FC 28점 8승 4무 9패 20득점 24실점 -4
9 FC 안양 24점 7승 3무 11패 24득점 28실점 -4
10 제주 SK 23점 6승 5무 10패 21득점 27실점 -6
11 수원 FC 19점 4승 7무 10패 21득점 28실점 -7
12 대구 FC 14점 3승 5무 14패 24득점 40실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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