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출신' 빅리거 3인방, 후반기 살아날까

[MLB] 후반기 도약 노리는 코리안 빅리거 김하성-이정후-김혜성

야구팬들은 2000년대까지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핵잠수함' 김병현으로 대표되는 한국인 투수들의 활약에 새벽잠을 설쳤다. 2000년대 후반부터 '추추트레인' 추신수(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를 비롯한 타자들의 활약이 이어졌지만 야구팬들의 관심은 여전히 투수에게 쏠려 있었다. 빅리그에 진출하자마자 LA 다저스의 선발 투수로 활약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류현진이 작년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에 복귀하면서 한국인 투수는 더 이상 메이저리그에서 보기 힘들어졌다. 물론 지금도 고우석(톨리도 머드헨스)을 비롯해 심준석(FCL 말린스), 정현석(랜초쿠카몽가 퀘이크스) 등이 메이저리거를 꿈꾸며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2021년의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끝으로 빅리그에 데뷔한 한국인 투수는 없다.

하지만 2025 시즌 전반기가 끝난 시점에 메이저리그에는 여전히 3명의 한국인 선수가 활약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KBO리그의 키움 히어로즈에서 4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반기에 각각 부상과 슬럼프, 적은 기회에 아쉬움을 남겼지만 후반기 도약을 노리는 히어로즈 출신 야수 3인방 김하성(템피베이 레이스)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김혜성(다저스)이다.

'템파베이 김하성'의 2025년은 후반기부터 시작

2020 시즌이 끝난 후 4+1년 최대 3900만 달러의 조건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은 2023년 타율 .260 17홈런60타점84득점38도루의 좋은 성적을 올렸다. 후안 소토(뉴욕 메츠)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같은 스타들을 제치고 팀 내 야수 승리기여도 1위(5.4,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를 기록한 김하성은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유틸리티 부문)를 수상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작년 121경기에서 타율 .233 11홈런47타점60득점22도루로 주춤했고 어깨 부상으로 121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즌이 끝나고 어깨 수술을 받았음에도 FA를 선언한 김하성은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양키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여러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김하성은 지난 1월 상대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은 템피베이와 2년 29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르게 복귀해 좋은 성적을 올리면 시즌 후 다시 FA를 신청할 수 있고 회복이 다소 늦어지면 내년 시즌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에 김하성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당초 5월 복귀를 목표로 했던 김하성은 회복이 늦어지면서 5월말부터 재활 경기에 나가기 시작했고 7월 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빅리그에 복귀해 6경기에서 타율 .227 1홈런3타점2득점1도루의 성적을 남기고 전반기를 마쳤다.

템파베이에서 최고 연봉을 받는 김하성은 '주전경쟁'과 무관한 선수다. 건강하기만 하면 매 경기 주전 출전이 보장된 선수라는 뜻이다. 따라서 김하성으로서는 부상 재발 없이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샌디에이고 시절의 좋았던 경기 감각을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하성이 인상적인 후반기를 보낸다면 시즌이 끝난 후 FA 재신청과 템파베이 잔류 사이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전반기 기복 떨치고 도약 노리는 이정후

KBO리그에서 활약한 7년 동안 타율 .340 1181안타65홈런515타점581득점69도루를 기록한 이정후는 2023년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들 중 최고액이고 포스팅을 거친 아시아 야수들 중에서도 역대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었다. 그만큼 이정후에 대한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정후는 빅리그 데뷔 첫 시즌 37경기에서 타율 .262 2홈런8타점15득점2도루를 기록하다가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일찌감치 시즌아웃 됐다. 따라서 이정후에게는 올해가 실질적인 빅리그 풀타임 첫 시즌인 셈이다. 이정후는 4월까지 30경기에서 타율 .319 3홈런18타점23득점3도루OPS(출루율+장타율) .901을 기록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전체를 놀라게 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4월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를 집어 삼킬 거 같았던 이정후는 5월부터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지더니 6월 한 달 동안 25경기에서 타율 .143(84타수12안타) 무홈런3타점OPS .551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다행히 7월에 열린 10경기에서 타율 .324(37타수12안타)로 타격감을 회복하면서 전반기를 끝냈지만 .249의 타율과 .720의 OPS는 초반 엄청난 활약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크게 남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정후는 전반기 심한 기복에도 내셔널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3루타(8개)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정후는 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3번째로 많은 168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선수인 만큼 작년 같은 큰 부상이 없다면 출전 기회도 충분히 보장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후반기에는 이정후가 전반기 막판의 타격감을 유지하면서 개인 성적을 끌어 올리고 샌프란시스코를 가을 야구로 이끌 필요가 있다.

생존 성공한 김혜성, 후반기엔 주전 도약?

김하성과 이정후가 팀 내에서 손 꼽히는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주전 자리가 보장된 선수들이라면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다저스와 3년125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혜성은 올 시즌 최우선 목표는 단연 '빅리그 생존'이었다. 실제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가 아닌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한 김혜성은 5월초 토미 에드먼의 부상 때문에 빅리그에 콜업된 후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 목표했던 빅리그 생존에 성공했다.

5월에 합류한 김혜성은 전반기 다저스가 치른 97경기 중 절반에 해당하는 48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선발 출전 경기는 31경기에 불과했다. 좌투수가 등판했을 때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것은 너무 당연했고 전날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다음날 우투수가 선발 등판해도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야수에게 불규칙적인 출전 만큼 컨디션 조절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찾기도 힘들다.

하지만 김혜성은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반기 48경기에서 타율 .339 2홈런13타점17득점11도루OPS.842로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을 올렸다. 특히 도루는 11개를 시도해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샘플이 적어 큰 의미를 부여하긴 힘들지만 김혜성은 올 시즌 좌완 투수를 상대로도 11타수5안타(타율 .455)로 강한 면모를 보였고 2루수와 중견수, 유격수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다저스는 올 시즌 주전 3루수로 활약한 맥스 먼시가 전반기 막판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8월까지 그라운드를 비울 확률이 높다. 다저스가 트레이드 마감 시한 전에 3루수를 영입하지 않고 유틸리티 플레이어 에드먼의 3루 출전이 늘어난다면 자연스럽게 김혜성이 2루수로 출전할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전반기 빅리그 생존에 성공한 김혜성은 후반기 주전 도약이라는 또 다른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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