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석 감독
성하훈
정윤석 감독은 지난 1월 19일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기록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갔다가 검찰의 의해 기소됐다. 검찰은 7월 7일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관련 기사 :
서부지법 폭도로 몰린 영화 감독에 쏟아진 '무죄' 탄원서)
한국독립영화협회 등을 비롯한 단체들은 정윤석 감독의 무죄 판결을 촉구하는 성명서에 연명했고, 14일 1차 마감 결과 28개 단체와 3424명의 영화인, 시민 등이 검찰의 폭압적 기소를 규탄했다.
한국독립영화협회는 16일 보도자료를 내 "지난 서부지법 폭동 현장에서도 정 감독은 민주주의의 위기가 현실이 되는 순간을 현장에서 기록해야 한다는 윤리적 의지와 예술가로서의 책무감에 근거하여 카메라를 들고 법원으로 향했으나, 검찰은 공익적인 취재 목적을 무시하고, 촬영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폭동의 가담자로 몰아 기소했다"며 "이는 카메라를 든 예술가를 폭도 취급한 사례로, 명백히 언론 및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기자상 수상 JTBC도 "정윤석 감독 폭동 가담자 아냐"
영화계는 한마음으로 정 감독 기소를 비판하면서 부당함을 강조하고 있다.
<재춘언니>로 부산영화제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했고 최근 <풀>을 개봉한 이수정 감독은 "제도언론 기자는 상을 받고,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고자 카메라를 든 독립다큐 감독은 벌을 받는다"며 "기자증이 없어서 국회 세월호 특별법 관련 촬영 때 입장하기가 힘들었는데 다행히 유가족분들이 도와주셔서 겨우 들어가 촬영했었다. 독립다큐 감독에게도 기자들처럼 모든 현장을 취재할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차별적 행태를 지적했다.
EBS 피디를 지낸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폭동 참여자들과 다큐 감독 구분하기가 그렇게 어려운 상황도 아닌데 검찰은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초보 감독도 아니고 극장 개봉까지 한 감독을. 기성언론사 촬영감독이 회사 로고 떼고 잠입취재 했어도 이랬을까?"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정상진 조국혁신당 홍보위원장도 "정윤석 감독이 유죄라면, 그날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 가서 카메라를 들고 기록한 저도 유죄다"라며 다큐멘터리 창작자에 대한 탄압으로 규정했다.
특히 같은 장소에서 서부지법 7층까지 올라가 촬영한 JTBC 기자는 한국기자협회가 수여하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지만 정 감독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 것이 비교되면서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 상태다.
이가혁 JTBC 보도국 부장은 탄원서를 통해 "정윤석 감독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이후부터 국회 안팎에서 현장을 촬영하고 정치인과 시민들을 인터뷰하며 상황을 기록해왔고, JTBC 보도국 탐사부가 제작하고 2024년 12월 14일 TV 방영한 <특집 다큐 '내란, 12일 간의 기록'> 에도 정윤석 감독의 촬영 영상이 활용돼 당시 다큐 방송 엔딩 자막에도 '화면 제공 정윤석'으로 표기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윤석 감독은 2025년 1월 19일 새벽에도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영상 취재를 위해 법원이 무참히 짓밟히는 그 현장에 있었다고 일관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간 정윤석 감독의 작품 활동, 수상 내역, 사회적인 연대 활동에 비춰 볼 때, 그가 당시 현장에 폭동 가담을 위해서, '폭동 가담자'로서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검찰 기소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맥락에 대한 고려 없이,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다큐멘터리 감독을 처벌한다면, 영상 예술계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예술계를 넘어 언론계에도 위축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예술가는 역사적 기록 앞에 차별받아야 하나?
▲윤석열 구속에 지지자들 서부지법 난입, 폭동 흔적윤석열 대통령이 1월 19일 새벽 구속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침입해 난동을 부린 가운데 법원 청사가 심하게 파손돼있다. 윤 지지자들이 쓰러뜨린 서울서부지방법원 현판이 누군가에 의해 세워져있다.남소연
정윤석 감독은 최후진술에서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사건을 목격하고 촬영한 두 사람의 출발점은 같았지만 그 결과는 달랐다"며 "역사적 사건을 목격한 JTBC 기자들은 보도상을 수상했고, 저는 지금 피고인의 자리에 서 있다. 예술가는 왜 역사적 기록 앞에서 차별받고 배제되어야 하는지, 헌법적 가치인 예술의 자유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예술가의 표현과 사상을 형사 처벌하려는 검찰의 시도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예술가는 무죄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검찰이 유죄를 주장할 뿐입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8월 1일(금) 서울서부지법에서 정윤석 감독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한국독립영화협회와 영화산업위기극복영화인연대, (사)한국독립영화협회,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약칭 21조넷) 등은 7월 21일까지 2차 연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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