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는 안 된다. 가서 뭐 먹고 살려고 그러냐."- KBS '다큐 인사이트' 중
공부 잘하는 아이가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 가겠다고 한다면? 아마도 한국의 부모라면 반대할 것이다. 서울대가 아니라도 좋으니 의대에 가라고 권하는 현상이 실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여기, 그 반대의 나라가 있다. 바로 바다 건너 중국이다. 공대에 미친 나라,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KBS <다큐 인사이트>에 담겼다(7월 11일 방송).
첨단 산업의 메카 된 중국
▲다큐인사이트- 인재전쟁 1부
KBS
중국이란 나라는 어떤 곳일까. 세상은 중국을 온갖 싸구려 물건을 만들어내는 '전 세계의 공장' 정도로 기억하겠지만 이제 더는 아니다.
딥시크(deepseek)는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도 자주 애용하는 '쳇지피티'의 중국 버전이다. 중국의 신생 AI 회사 딥시크는 85년생 량원평이 만든 회사로 기업가치는 자그마치 183조 원이다. 그는 쳇지피티 개발비의 1/10 비용인 80 억 원으로 대화형 AI를 만들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미국 주식 시장에서도 딥시크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 시에 있는 저장대학교의 슬로건은 '진신을 찾고 혁신을 추구하라', 그걸 영어로 하면 '딥시크(DEEP SEEK)'다. 량원평은 바로 저장대 출신이다. 저장대에 입학하면 1학년 때 시험을 친다. 그 시험에 통과하면 주커전 반에 들어갈 수 있다(주커전 반은 '창의 혁신 인재 육성을 위한 엘리트반이다).
이 주커전 반 출신 학생들은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창업'을 할 수 있다. 정부와 선배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주커전 반 방식으로 많은 창업 인재들이 배출됐다. '딥시크'를 개발한 량원평을 비롯해 많은 젊은 인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다큐인사이트- 인재전쟁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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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열렸던 중국 춘절 갈라쇼에서는 16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무용수들과 함께 춤을 춰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다. 량원평의 '딥시크'를 비롯한 항저우의 신생 테크 6대 기업, 이른바 6룡이라 칭해지는 신흥 그룹 중 하나인 '유니트리'의 왕싱싱이 만들어 낸 성과이다. 저장과학 기술대를 졸업한 90년 생 왕싱싱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창업했다. 10년 만에 직원 1000명 규모의 그룹을 만들어냈다. 그가 만들어 낸 휴머노이드 로봇은 내년 쯤 산업 현장에 투입될 거란다. 또 6룡의 하나인 '딥로보틱스'는 익히 알려진 로봇 개를 만들어 40여 개 국에 판매하고 있다. '딥로보틱스'의 대표 주추궈는 저장대 공대를 나온 천재 개발자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중국의 첨단 산업 분야는 획기적이면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완따오차오처'(弯道超车), 굽은 길에서 추월한다는 중국어이다. 쇼트 트랙에서 직선 구간보다 곡선 구간에서 추월이 용이한 것을 빗대어 산업에서의 발전을 설명한 용어이다. 삼성전자 이병철 전 부사장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적 발전도 이와 같은 길을 걸어 왔다고 한다. 아날로그 TV에서 디지털 기술이 도입되는 변곡점에서 한국이 일본 소니의 기술을 앞질렀었다고 한다. 바로 그걸 지금 중국이 첨단 산업 분야에서 해내고 있는 것이다.
첨단 산업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오래 전에 한국을 추월했다.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이정동 교수는 말한다. "한국이 하는 건 중국이 이젠 다 할 수 있다"고. 반면 중국이 하는 것들 중 한국이 못하는 게 많아졌다. 중국의 산업 포트폴리오 안에 부분 집합으로 한국의 산업이 놓이는 처지가 된 것이다. 중국은 한국이 아니라 이제 미국의 기술과 승부를 겨루고 있다.
산업의 혁신을 이끈 중국 엔지니어들
▲다큐인사이트- 인재전쟁 1부KBS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중국의 휴머노이드 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0년 후인 2035년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60조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한 중국 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젊은 연구 개발자들이다. 세계 상위 20%에 해당하는 AI 연구 개발자들의 출신국 순위에서 중국은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세계 AI 연구소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 출신인 반면, 한국은 불과 2%를 점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큐에서 보여지는 중국 학부모의 교육적 열성 역시 대단하다. 학군이 좋은 집을 얻기 위해 이사도 마다한다. 주말이면 한 시간이 걸려서라도 좋은 학원에 보내며 아이의 미래에 투자한다. 중국 부모의 바람도 한결같을 터. 아이가 자신들보다는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한국의 상황과 다른 게 있다면 중국 부모들은 아이가 의사가 아닌 엔지니어가 되길 원한다는 것.
공부 잘하는 학생이 몰리고, 전세계에서 초빙된 좋은 학자들이 대학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공부 뿐인가.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다른 조건 없이 그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기다리고 있다. 그 결과가 중국의 딥시크며 로봇, 무인 자동차 등의 기술이다.
누가 세상을 바꾸는 승자가 될 것인가. 글로벌 인재 전쟁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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