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카에게 빨간 도끼는 때론 사람들을 위협하고 때론 요리에도 사용하는 애착 아이템이다.
MBC 화면 캡처
<안녕, 프란체스카>를 연출한 노도철PD는 MBC의 예능PD 출신으로 <칭찬합시다>와 <게릴라 콘서트>, <느낌표> 등을 연출했다. 2004년 <두근두근 체인지>를 통해 시트콤 연출을 시작한 노도철 PD는 <안녕,프란체스카>로 백상예술대상 TV예능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고 2008년부터 드라마PD로 변신해 < 종합병원2 >와 <군주-가면의 주인>, < 검법남녀1,2 > <킬힐> 등 많은 드라마를 연출했다.
1990년대 최고의 여성 배우로 군림했던 프란체스카 역의 심혜진을 제외하면 대부분 주연으로 경력이 많지 않은 만년 조연 배우들이나 연기 경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신예들 위주로 캐스팅했다. 하지만 고 신정구 작가를 비롯한 <안녕,프란체스카>의 작가들과 노도철PD는 각 캐릭터마다 확실한 개성과 매력을 부여하면서 시청자들이 이야기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유도했다.
<안녕, 프란체스카>는 서양 뱀파이어물의 설정을 가져왔지만 기존 클리셰를 자유자재로 비틀면서 새로운 재미를 안겨줬다. 실제로 <안녕, 프란체스카> 속 뱀파이어들은 인간의 음식을 좋아하고 태양이나 십자가도 무서워하지 않아 낮에도 마음껏 거리를 활보한다. 여기에 실직 가장과 성소수자, 세입자의 설움 등 다양한 시대적 문제들을 무겁지 않게 다루면서 사회 풍자와 비판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시즌1,2까지 이어졌는데, 작품은 개별 에피소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스토리가 있었다. 바로 1회에서 프란체스카에게 물려 뱀파이어가 된 두일(이두일 분)이 1년 안에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비밀이었다. 늙지도 죽지도 않는 나머지 뱀파이어들 역시 영생의 삶을 누리는 존재가 아닌 '늙어가는 축복, 병 드는 기쁨, 평안한 죽음'이라는 인간의 평범한 인생을 누리지 못하는 불쌍한 존재로 그려진다.
< 안녕, 프란체스카 1,2 >가 캐릭터가 가진 개성과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많은 마니아들을 거느리며 큰 사랑을 받자 MBC는 시즌2 종영 후 곧바로 심혜진과 박슬기를 제외한 주요 캐릭터들을 교체한 시즌3 방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즌1,2의 연출과 작가진이 모두 교체된 < 안녕,프란체스카3 >는 기존의 매력을 상당 부분 잃은 채로 이사벨(김수미 분)의 '젠틀맨송'만 남긴 채 2006년2월 막을 내렸다.
'안성댁 열풍'으로 백상예술대상 수상
▲개그우먼 박희진은 기구한 삶을 사는 '안성댁' 박희진 역으로 데뷔 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MBC 화면 캡처
1963년생으로 <안녕, 프란체스카>의 주요 배우 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이두일은 여러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주로 조연을 맡아오다가 <안녕,프란체스카>에서 주인공 이두일 역에 캐스팅됐다. 방영 초기엔 인지도가 떨어지는 캐스팅이라는 지적도 많았지만 이두일은 '가족애'라는 <안녕, 프란체스카>의 주제를 관통하는 인간적이고 순박한 연기를 통해 회차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걸그룹 샤크라 출신 신인 배우였던 정려원이 연기한 엘리자베스는 속물 같지만 누구보다 정이 많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잘 헤아리는 뱀파이어다. 정려원은 시즌2 출연 도중 <내 이름은 김삼순>이 시작되면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 실제로 시즌2에서는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호흡을 맞춘 다니엘 헤니가 엘리자베스의 상대역으로 특별 출연했다.
MBC 공채 10기 개그우먼 출신으로 데뷔 초 김대중 대통령 성대모사를 통해 주목받았던 박희진은 여러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다가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안성댁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이런 퐝당한 시츄에이션"은 2005년 최고의 유행어 중 하나가 됐고 박희진은 <안녕,프란체스카>를 통해 2005년 한국방송대상 코미디언상과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예능상을 휩쓸었다.
사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가장 파격적인 캐스팅은 따로 있었다. 바로 '마왕'으로 불리는 고 신해철이 뱀파이어들을 이끄는 안드레 대교주 역할로 출연한 것이다. 시즌1 마지막 회에 등장할 때만 해도 1회성 카메오 출연처럼 보였던 신해철은 시즌2에도 고정으로 출연하며 나름 주연 캐릭터로 활약했다. 물론 연기는 어색했지만 진중하고 과묵한 이미지의 신해철이 보여준 코믹 연기는 꽤나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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