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 발디비아가 전반 선취골을 이끌어내는 오른발 크로스를 띄워주고 있다.
전남 드래곤즈 발디비아가 전반 선취골을 이끌어내는 오른발 크로스를 띄워주고 있다.Ohmynews, 심재철

슛 기록(전남 6개, 인천 15개)은 물론 그 중 상대 골문 안쪽으로 날리는 유효슛(전남 2개, 인천 6개) 기록만 봐도 어웨이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이었지만 결과는 그 반대로 나왔다. 토요일 저녁 홈팬들 앞에서 뛴 전남 드래곤즈가 그야말로 효율성 최고의 실리 축구를 펼친 것이다. 2개의 유효슛이 모두 골로 들어갔으니 6개의 유효슛 중 하나만 성공시킨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들은 짙은 아쉬움만 드러낼 뿐이었다.

김현석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가 5일 오후 7시 광양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5 K리그2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홈 게임을 2-1로 이겨 상위권 순위 싸움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놓았다. 지난 5월 25일 인천에서 열린 어웨이 게임 0-2 패배의 아쉬움을 씻어낸 것은 물론 2017년 5월 28일 홈 게임 3-2 펠레 스코어 승리 이후 2960일만에 인천 유나이티드를 물리친 멋진 결과다.

알베르띠와 정지용의 감각적인 마무리

폭염이 조금 누그러진 토요일 저녁 남도의 바닷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서 홈 팀 전남 드래곤즈의 첫 골이 아름답게 들어갔다. 전남이 자랑하는 플레이 메이커 발디비아의 왼쪽 측면 오른발 인스윙 크로스가 공격수 하남 머리에 정확하게 전달되었고 이 공을 받은 임찬울이 인천 수비수를 등지고 내줬을 때 알베르띠의 오른발 아웃사이드 슛(18분 48초)이 기막히게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축구 게임에서 때로는 강하게 때리는 슛이 필요하지만 마지막 슛 동작도 패스처럼 정확하게 시도하라는 가르침을 알려주듯 알베르띠의 오른발 아웃사이드 감각은 순발력 좋은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민성준도 막아낼 수 없는 수준이었다.

 18분 48초, 전남 드래곤즈 MF 알베르띠의 감각적인 오른발 아웃사이드 슛이 들어가는 순간
18분 48초, 전남 드래곤즈 MF 알베르띠의 감각적인 오른발 아웃사이드 슛이 들어가는 순간Ohmynews, 심재철

이에 선두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전남 골문을 향해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최봉진 골키퍼가 잘 막아냈다. 35분에 이주용이 올린 왼쪽 코너킥을 K리그2 득점 선두(14골) 무고사가 프리 헤더슛으로 연결했는데 최봉진 골키퍼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쳐냈다.

그래도 인천 유나이티드는 전반 끝나기 전에 귀중한 동점골을 뽑아냈다. 센터백 김건희가 후방에서 기습 로빙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라인 브레이킹을 해낸 박승호가 빠져들어가며 오른발 골(40분 47초)을 밀어넣은 것이다.

이 기세로라면 인천 유나이티드는 역전승을 충분히 노릴 수 있었다. 전반 종료 직전 바로우의 왼쪽 측면 얼리 크로스가 무고사 앞에 떨어질 때 다이빙 헤더슛까지 나왔지만 이번에도 최봉진 골키퍼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기막히게 막아냈다. 75분에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역습이 빠르게 맞아떨어지며 제르소의 왼발 감아차기가 들어가는 줄 알았지만 너무 강하게 차는 바람에 전남 골문 왼쪽 모서리를 벗어나고 말았다.

그리고 전남 드래곤즈의 아름다운 결승골이 86분 17초에 들어갔다. 최한솔의 역습 로빙 패스가 발디비아 앞 공간에 정확하게 떨어졌고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수들이 자리를 못 잡는 사이에 후반 교체 멤버 정지용의 기막힌 오른발 터닝슛이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왼쪽 기둥 하단으로 굴러들어간 것이다.

정지용의 슛은 빠르지 않았지만 그 무엇보다 정확하게 구석으로 굴러들어가는 궤적을 매끄러운 잔디 위에 그려 놓는 듯 아름다웠다. 축구에서 정확한 기술을 갖춰야 하는 이유를 정지용이 분명히 가르쳐준 명장면이었다.

반면에 후반 추가 시간(90+1분)에 결정적인 동점골 기회를 잡은 인천 유나이티드는 새로 데려온 미드필더 김건웅이 회심의 오른발 발리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는 바람에 뒤로 벌러덩 자빠졌다.

전남 드래곤즈가 유효슛 2개를 모두 골로 만든 이 효율성 높은 승리는 지난 3월 15일부터 6월 29일까지 인천 유나이티드가 만든 15게임 연속 무패(12승 3무) 기록을 끝내버리는 것이어서 더 큰 의미가 있다. 2위 수원 삼성 블루윙즈(38점)에 비해 4점 뒤진 3위 자리에 전남 드래곤즈(34점)가 서 있기 때문에 4위 부천 FC 1995(31점), 5위 부산 아이파크(30점), 6위 서울 E랜드(29점)에 이르기까지 K리그2 상위권 순위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이제 전남 드래곤즈(3위)는 오는 12일(토) 오후 7시 경남 FC(10위)를 안방으로 불러들이며, 선두 인천 유나이티드 FC는 그 다음 날(13일) 오후 7시 충남아산 FC(7위)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만난다.

 40분 47초, 인천 유나이티드 FC 박승호의 동점골 순간
40분 47초, 인천 유나이티드 FC 박승호의 동점골 순간Ohmynews, 심재철

2025 K리그2 결과(7월 5일 오후 7시, 광양 축구전용경기장)

전남 드래곤즈 2-1 인천 유나이티드 FC [골,도움 기록 : 알베르띠(18분 48초,도움-임찬울), 정지용(86분 17초,도움-발디비아) / 박승호(40분 47초,도움-김건희)]

전남 드래곤즈 (5-3-2 감독 : 김현석)
FW : 하남(67분↔르본), 임찬울(50분↔정지용)
MF : 알베르띠, 박상준(56분↔최한솔), 발디비아
DF : 김예성, 최정원, 고태원, 유지하(67분↔노동건), 김주엽(56분↔안재민)
GK : 최봉진

인천 유나이티드 FC (4-4-2 감독 : 윤정환)
FW : 박승호(84분↔박호민), 무고사
MF : 바로우(67분↔김보섭), 이명주(67분↔신진호), 김건웅, 제르소
DF : 이주용(77분↔이상기), 박경섭, 김건희, 김명순(84분↔김성민)
GK : 민성준

2025 K리그2 현재 순위표
1 인천 유나이티드 FC 45점 14승 3무 2패 36득점 12실점 +24
2 수원 삼성 블루윙즈 38점 11승 5무 3패 40득점 24실점 +16
3 전남 드래곤즈 34점 9승 7무 3패 27득점 19실점 +8
4 부천 FC 1995 31점 9승 4무 5패 29득점 23실점 +6
5 부산 아이파크 30점 8승 6무 4패 26득점 19실점 +7
6 서울 E랜드 FC 29점 8승 5무 6패 30득점 30실점
7 충남아산 FC 25점 6승 7무 6패 24득점 20실점 +4
8 김포 FC 21점 5승 6무 7패 17득점 18실점 -1
9 성남 FC 21점 5승 6무 7패 15득점 17실점 -2
10 경남 FC 18점 5승 3무 11패 18득점 32실점 -14
11 안산 그리너스 18점 4승 6무 9패 12득점 22실점 -10
12 충북청주 FC 17점 4승 5무 10패 22득점 35실점 -13
13 화성 FC 16점 4승 4무 10패 17득점 26실점 -9
14 천안시티 FC 12점 3승 3무 12패 14득점 30실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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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남드래곤즈 인천유나이티드FC K리그 정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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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및 라켓 스포츠 기사,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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