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클럽 월드컵에 대한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의 비판을 보도하는 영국 BBC 방송
BBC
국제축구연맹(FIFA)이 야심 차게 내세운 2025 클럽 월드컵이 기대 이하의 흥행 부진과 선수들의 불만으로 고민에 빠졌다.
FIFA는 미국에서 클럽 월드컵을 개최하고 참가 팀도 32개로 확대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홍보하기 위한 예고편이자, 국가대항전을 넘어 클럽 축구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기획이 담겨 있는 대회다.
그러나 미국의 축구 인기가 높지 않아 흥행몰이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가, 체감 온도 40도를 넘는 폭염에 선수들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폭염에 쓰러진 선수들... "교체해달라"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최고경영자 마헤타 몰랑고는 3일(한국시각)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클럽 월드컵에 대해 "선수들이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 때문에 축구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몰랑고는 "관중 수가 적고, 높은 기온이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라며 "(날씨 탓에) 경기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일 치러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유벤투스(이탈리아)의 클럽 월드컵 16강전은 기온 30도, 습도 70%에 달하면서 유벤투스 선수 10명이 교체를 요청했다. 도르트문트(독일)는 조별리그 경기에서 교체 선수들이 더위를 견디지 못해 벤치를 떠나 라커룸에서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몰랑고는 "내가 미국 축구 팬이고, 이번 클럽 월드컵이 축구를 처음 접하는 기회라면 결코 좋은 경험이 아닐 것"이라며 "FIFA가 축구뿐 아니라 사업적 관점에서라도 이번 대회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FIFA는 "선수 복지와 보호가 모든 의사 결정의 핵심"이라며 "선수 교체 확대와 뇌진탕 대응 강화, 선수 기금 등을 도입했다"라고 반박했다.
흥행 부진에 '공짜 표'까지 등장... 그래도 빈 관중석
클럽 월드컵이 흥행 부진을 겪자 FIFA는 입장권 가격을 대폭 낮추고, 심지어 '공짜 표'를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FIFA가 클럽 월드컵의 일부 경기에서 무료 입장권을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벤피카(포르투갈)와 첼시(잉글랜드)의 경기가 악천후로 2시간 동안 중단된 것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이틀 뒤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플루미넨시(브라질)의 16강전 입장권을 4장씩을 배부한 것이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 몬테레이(멕시코) 경기에서도 입장권 2장씩 무료로 제공했다. 하지만 이 매체는 FIFA가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입장권을 배포했으나, 경기장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계 방송 화면에 빈자리가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중을 일부러 TV 카메라가 비추는 쪽 좌석에 앉도록 했다고 전했다.
FIFA는 8강전 일부 경기의 입장권 가격도 조별리그 경기보다 낮췄다. 이번 대회를 위해 5천만 달러(약 680억 원)가 넘는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FIFA로서는 클럽 월드컵의 흥행 실패로 명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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