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3 스틸컷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3 스틸컷넷플릭스

"만약 한 시즌으로 합쳤다면 이야기를 팽팽하게 이어갈 수 있었지만, 불필요하게 두 시즌으로 나눠 질질 끌면서 삐걱거린다."

영국 <가디언>은 넷플릭스가 27일 <오징어 게임> 시즌3을 공개한 직후 이처럼 평가했다. 이어 "잔혹함은 커졌고, 폭력은 무자비해졌으며, 풍자는 썰물처럼 사라졌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지막 두 에피소드는 장엄하고 오페라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라며 "궁극적으로 이 드라마는 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속도감 있는 전개... 그러나 기묘한 재미는 사라진 듯"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끈 <오징어 게임3>이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하는 시즌3을 공개하며 주요 외신도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디스토피아 스릴러가 현재의 시대정신에 빈틈없이 스며들었다"라며 "많은 시청자들은 이 게임을 자본주의 시대의 삶에 대한 은유, 즉 우리 시대의 '파리대왕'으로 여긴다"라고 전했다.

<파리대왕>은 영국 소설가 윌리엄 골딩이 1954년 발표한 작품으로 극한 상황에 처한 소년들이 인간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은 야만적 본성을 드러낸다는 걸작 우화다.

또한 "황동혁 감독은 여전히 ​​액션을 능숙하게 연출하지만, 상상력은 부족하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황 감독은 성기훈의 죄책감과 속죄를 이야기의 틀로 삼은 후 시종일관 그 감정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그 감정을 믿게 만들려고 애쓰지만 침울하고 단조로운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이정재의 책임도 있다"라고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면서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시즌이 가치가 있게 하려면 우리를 놀라게 할 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했다"라며 "대부분의 TV시리즈에 어느 정도 공식이 있겠지만, 반복하고 있는 공식이 방금 전에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면 그것을 눈치채지 않기는 더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영화전문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한때 모두를 열광시켰던 넷플릭스의 큰 히트작이 실망스러운 결말로 힘겹게 끝났다"라면서 "시즌1과 달리 마지막까지 암울하고 절망적"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시즌2에 새롭게 등장한 인물들이 실망스러울 정도로 빈약하게 느껴졌다면, 시즌3에서는 그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려는 시도조차 없었다"라며 "이들의 공통점은 행동력과 내면을 가진 복잡한 인간이라기보다는 체스판 위에서 밀리는 말들처럼 보인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넷플릭스의 엄청난 히트작이 잔혹하고 소름 끼치는 마지막 시즌으로 돌아왔다"라며 "속도감 있는 전개와 날카로운 연출로 여전히 중독성 있는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하지만, 시즌1에서 보여줬던 섬뜩하고 기묘한 재미는 많이 사라진 듯하다"라고 전했다.

"행복하진 않으나"... 외신이 바라본 결말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3 스틸컷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3 스틸컷넷플릭스

미국 <USA투데이>는 "드라마의 엔딩은 뼈아프게 느껴진다. 가끔 희망의 빛을 엿볼 수 있지만, 그림자가 공포의 연속으로 드리워져 황 감독의 탐욕에 대한 통렬한 비판의 새로운 면을 드러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즌3가 시즌1의 재탕이 아니라 심오하고, 가슴 아프고, 짜릿한 반전으로 가득한 심오한 주제를 담고 있다는 뜻"이라며 "특히 양심의 가책과 불균형적인 자원에 짓눌린 영웅들이 체계적인 악에 맞서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즌1은 역대 가장 눈길을 사로잡았고, 충격적이며, 생각을 자극하는 드라마로 남아 있으며 입소문만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라며 "하지만 시즌2와 시즌3 성공의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시즌1의 성과를 없애는 것은 아니지만, 그 효과를 약화시킨다"라고 지적했다.

유력 시사주간지 <타임>은 드라마의 주제를 깊이 탐구했다. 이 매체는 "<오징어 게임>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지금의 자본주의는 해피엔딩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황 감독은 우리에게 희망을 남긴다"라고 전했다.

그 이유로 "인간은 부패, 탐욕, 복수심에 약하지만 서로를 아끼고,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하며,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마음도 있다"라며 "성기훈이 항상 도덕적인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 맞서도록 설계된 시스템 속에서 성기훈은 결국 인간 편에 선다"라면서 "행복한 결말은 아니겠지만, 희망찬 결말"이라고 강조했다.

속편 나올까... "넷플릭스가 원할 것"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3 스틸컷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3 스틸컷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후속 시즌이나 속편 제작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렸다. 황 감독은 일찌감치 시즌3으로 끝난다고 못 박았으나, 여러 매체들은 벌써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프론트맨(이병헌)이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찾았다가 골목에서 딱지치기 게임이 벌어지는 장면을 목격하고,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깜짝 등장해 게임에서 이길 때마다 상대 남성의 뺨을 때리는 장면으로 '떡밥'을 던졌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데이비드 핀처 감독에게 미국을 배경으로 한 스핀오프 <오징어 게임: 아메리카> 제작을 맡겼다는 소문을 뒷받침하는 장면이라는 말도 나온다.

<USA투데이>는 "현실 세계의 자본주의를 생각해 보더라도 넷플릭스는 스핀오프를 선보이고 싶어할 것"이라며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 수 있지만, 넷플릭스라는 거대한 콘텐츠 생산 시스템에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포브스>도 "'오징어 게임' 시즌1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한 드라마이고 시즌2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상위 5위 안에 들었고 시즌3도 높은 순위를 기록할 것"이라며 "넷플릭스는 당연히 더 많은 '오징어 게임' 프로젝트를 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황 감독이 1~3시즌을 완성하는 데 거의 4년이 걸렸고, 속편에 대한 계획도 불분명하다"라며 "만약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되더라도 새로운 작품을 보기까지는 최소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징어게임 황동혁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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