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구덕운동장 2673명 홈팬들 앞에서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이 또 고개를 들지 못했다. K리그2 이번 시즌 어웨이 게임에서 한 번도 지지 않은 유일한 팀이 부산 아이파크(5승 2무 13득점 3실점)인데, 유독 홈에서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시즌 열 번의 홈 게임을 통해 겨우 3승밖에 거두지 못했고 3무 4패까지 더해 12득점 15실점이라는 좀처럼 믿기 힘든 성적표를 보여준 것이다. 특히 이번 게임은 누가 봐도 다 이기는 줄 알았지만 후반 추가 시간 극장 동점골을 내주는 바람에 그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최상현 감독 대행이 이끌고 있는 충북청주 FC가 22일 오후 7시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벌어진 2025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후반 추가 시간 1분 21초에 터진 페드로의 장거리슛 동점골 덕분에 2-2로 비겨 최근 3게임 연속 패배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충북청주 '페드로', 약 47미터 극장 동점골

게임 초반 분위기는 홈 팀 부산 아이파크가 쉽게 가져왔다. 시작 후 4분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부산 아이파크 왼쪽 코너킥 세트피스 기회에서 충북청주 미드필더 김영환이 부산의 키다리 골잡이 곤잘로를 잡아 넘어뜨린 반칙 때문이었다. 이 절호의 기회를 부산 아이파크 왼발잡이 공격수 페신이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차 넣었다. 시작 후 5분 8초만에 1-0 점수판을 만들었으니 부산 아이파크는 비교적 쉽게 게임을 풀어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38분에 반대쪽 부산 아이파크 골문 앞에서도 페널티킥 휘슬 소리가 울렸다. 충북청주 홍석준이 과감하게 왼쪽 끝줄 방향으로 돌파하는 순간 부산 아이파크 수비수 홍욱현이 걸기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하지만 정동식 주심은 온 필드 리뷰 절차를 거쳐 최초 판정을 뒤집었다. 홍욱현의 수비 동작이 페널티킥을 선언할 정도로 심하지 않았다는 결정이었다.

이렇게 한숨을 돌린 부산 아이파크는 후반 접어들어 충북청주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게임 초반 페널티킥 파울을 저질렀던 미드필더 김영환이 부산 아이파크 페널티 에어리어 반원 바로 밖에서 오른발 원더골(64분 5초)을 터뜨린 것이다. 이른 시간 페널티킥 실점에 대한 부담감을 씻어버릴 수 있는 골이어서 김영환은 더 밝은 얼굴로 동료들과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에 부산 아이파크도 7분 8초 뒤에 더 놀라운 원더골을 터뜨리며 다시 앞서나갔다. 왼쪽 옆줄 바로 앞에서 전성진과 협력 수비로 충북청주의 공을 가로챈 수비수 홍욱현이 과감한 오른발 감아차기 골(71분 13초)을 오른쪽 톱 코너에 꽂아넣은 것이다. 센터백의 득점이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궤적을 자랑한 순간이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이대로 승리 기운을 굳히기 위해 89분에 주장 장호익도 과감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려 충북청주 골문을 위협했다. 비록 정진욱 골키퍼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기막히게 막아냈지만 후반 추가 시간까지 부산 아이파크의 승리 기세를 이어가기에는 충분해 보였다.

축구가 이대로 끝날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한 것이었다. 추가 시간 1분 21초에 믿을 수 없는 극장 동점골이 부산 아이파크 골문을 열어낸 것이다. 경험 많은 구상민 골키퍼가 동료 수비수의 백 패스를 측면에서 받아 왼발 킥을 날렸는데 중앙선을 넘지 못하고 차단당한 것부터 아찔했고, 충북청주의 후반 교체 멤버 페드로의 침착한 왼발 장거리골이 날아들어간 것이다.

부산 아이파크의 빈 골문으로부터 약 47미터 떨어진 자리였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궤적이었지만 근래에 보기 드문 결과가 그렇게 찍혀 나왔다.

이로써 부산 아이파크는 이번 시즌 열 번째 홈 게임에서 3승 3무 4패(12득점 15실점)의 기록을 받아들면서 또 한 번 홈팬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일곱 번의 어웨이 게임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5승 2무(13득점 3실점)를 거두고 있는 기록과 비교하면 홈팬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어웨이 게임 평균 실점 0.42골에 비해 홈 게임 평균 실점 1.5골 기록만 대비시켜도 부산 아이파크는 도깨비 팀이 분명하다.

이제 부산 아이파크(4위)는 29일 오후 7시 수원 삼성 블루윙즈(2위)를 만나기 위해 빅 버드로 찾아가며, 충북청주(12위)도 같은 날 같은 시각 전남 드래곤즈(3위)를 청주 종합운동장으로 불러들인다.

2025 K리그2 결과(6월 22일 오후 7시, 부산 구덕운동장)
부산 아이파크 2-2 충북청주 FC [골, 도움 기록 : 페신(5분 8초,PK), 홍욱현(71분 13초) / 김영환(64분 5초), 페드로(90+1분 21초)]

부산 아이파크 (3-4-3 감독 : 조성환)
FW : 빌레로(89분↔손석용), 곤잘로(61분↔백가온), 페신
MF : 전성진, 이동수(67분↔홍재석), 임민혁(61분↔손휘), 김현민(46분↔김세훈)
DF : 홍욱현, 조위제, 장호익
GK : 구상민

충북청주 FC (3-4-3 감독대행 : 최상현)
FW : 홍석준(61분↔가브리엘), 이승재(61분↔이창훈), 이동원(72분↔페드로)
MF : 박건우, 김영환, 김선민, 최강민(83분↔윤석영)
DF : 임준영, 허승찬, 반 데 아벌트(83분↔송창석)
GK : 정진욱

2025 K리그2 현재 순위표
1 인천 유나이티드 FC 44점 14승 2무 1패 34득점 9실점 +25
2 수원 삼성 블루윙즈 34점 10승 4무 3패 36득점 21실점 +15
3 전남 드래곤즈 30점 8승 6무 3패 23득점 16실점 +7
4 부산 아이파크 29점 8승 5무 4패 25득점 18실점 +7
5 서울 E랜드 FC 28점 8승 4무 5패 28득점 27실점 +1
6 부천 FC 1995 28점 8승 4무 5패 27득점 23실점 +4
7 충남아산 FC 24점 6승 6무 5패 21득점 16실점 +5
8 성남 FC 21점 5승 6무 6패 15득점 16실점 -1
9 김포 FC 20점 5승 5무 7패 16득점 17실점 -1
10 경남 FC 17점 5승 2무 10패 17득점 29실점 -12
11 안산 그리너스 16점 4승 4무 9패 11득점 21실점 -10
12 충북청주 FC 13점 3승 4무 10패 18득점 32실점 -14
13 화성 FC 13점 3승 4무 10패 16득점 26실점 -10
14 천안시티 FC 11점 3승 2무 12패 14득점 30실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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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및 라켓 스포츠 기사,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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