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성공에 대한 강박에 빠진 남편, 외모에 대한 강박에 빠진 아내, 서로 다른 방식의 행복에 집착하던 부부가 정작 공통으로 놓치고 있던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6월 19일 방송된 JTBC <이혼숙려캠프>에서는 12기 출연자 다이어트 부부의 결말이 그려졌다.
▲이혼숙려캠프다이어트부부JTBC
아내 외모에 집착하는 남편
다이어트 부부(이승훈-정수영)는 30대 동갑내기 부부로, 아내의 외모에 집착하는 남편의 통제와 간섭으로 갈등을 빚고 있었다. 이 부부는 서장훈이 진행하는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도 출연하여 이미 부부 문제에 대한 고민을 의뢰한 경력이 있었다.
남편은 준수한 외모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이성에게 인기가 많았고, 아내는 100kg가 넘던 체중을 무려 45kg나 감량하는 피나는 노력 끝에 남편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남편은 "남자가 부릴 수 있는 사치는 여자" "뚱뚱한 여자와 부부관계는 자존심이 상한다" "뚱뚱한 여성은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아내와 여성에 대한 각종 외모비하와 막말을 일삼는 모습으로 공분을 자아냈다.
한편으로 아내의 문제점도 공개됐다. 아내는 현재 임신 중임에도 외모 강박으로 인하여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체중에 민감하던 남편조차 임신 기간에는 무리하지 말라고 만류했으나 아내는 말을 듣지 않았다. 남편은 "아내가 살을 뺀 자신의 모습에 취해있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꺼냈다.
사실 남편은 결혼 전에는 자신을 '왕'처럼 대접해주는 아내의 모습에 감동하여 결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정작 결혼 후에는 이제 아내가 현모양처 가면을 벗고 남편에게 매사 공주 대접을 받기를 원하고 있었다.
아내는 다이어트와 외모 변화 이후 자존감이 많이 올라갔다며, "남편이랑 이혼 이후 연애 방송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아내는 성형 중독에 빠져 이미 여러 차례의 성형수술을 받았음에도 또다시 성형을 고민할 정도로 외모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 남편은 그런 아내의 모습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부부는 2023년 화재 사고로 인하여 당시 거주하던 집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화재가 났던 집은 남편이 빚을 지며 어렵게 구했던 집이었고, 남편의 꿈이 담긴 공간이라 애착이 강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부부는 1억에 이르는 빚이 생겼고, 남편은 운영하던 애견 카페마저 접어야 했다. 상실감이 컸던 남편은 화재가 일어나기 전과 똑같은 가구를 구입하며 집을 수리했고, 경제적인 타격을 만회하기 위하여 쉴 틈 없이 일에 매달려야 했다.
남편은 젊은 시절부터돈 에 대한 강박으로 인하여 열심히 돈을 벌며 살았다. 남편이 아내에게 처음 호감을 가지게 된 이유도 배우자이자 사업파트너로서 유능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재 남편은 더이상 아내에게 의지할 수 없게 되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아내는 그런 남편의 고충을 이해해주지 못했다. 남편은 "옛날에 마냥 잘해주던 아내를 기대하는 게 아니다. 그냥 행복하게 잘사는 게 내 워너비"라고 고백했다.
부부는 다음날 심리 상담에 나섰다. 아내의 사업 능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남편은 "아내에 대한 원망이 있다. 역량이 아니라 열정이 부족하다"며 서운함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전문가인 이호선 상담가는 "남편은 성공지향적인 사람이다. 성공이 목표인 사람은 '당연히 사람은 희생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내를 도구로 쓰면 안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남편은 거친 발언들이 "자신의 약한 내면을 감추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고백했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돈을 벌어야 했던 남편은 '내가 성공해야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강박이 심해졌다.
부부는 최종조정을 앞두고 각자 변호사와 법률상담을 가졌다. 역시 남편의 상습적인 망언이 화두로 떠올랐다. 변호사들은 남편의 아내를 향한 막말이 이혼의 유책 사유는 될수 있지만, 전파 가능성 측면에서 '모욕죄' 성립까지는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다.
문제는 아내가 자신의 SNS를 통하여 남편의 막말을 폭로하는 영상을 연이어 올렸다는 것. 남편은 아내가 아직 다이어트하기 전, 운전 중에 지나가는 가축 운송 차량에서 돼지들을 발견하자, 아내의 이름을 부르며 짓궂은 장난을 쳤다. 수영장에서는 물살을 가르고 있는 아내를 향해 "바다코끼리를 닮았다"고 놀리기도 했다. 이에 변호사는 "공연성이 있어도 당사자간의 동의가 있으면 모욕죄는 성립되지 않는다. 하지만 욕을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뭘 허용하나" 서장훈도 일침
다이어트 부부가 최종조정에 돌입했다. 다행히 부부는 서로 심각한 갈등이 있거나 이혼의사는 모두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부부는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힌 '화재 사건'의 책임을 놓고서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남편은 화재 사고의 원인이 '술에 취한 아내의 과실'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아내 측은 "소방서에서 화재 원인이 전기 합선 때문이라고 밝혔다"며 자신을 탓하는 남편에게 억울함을 드러냈다. 또한 아내는 화재 수습과정에서 아내의 친정자금이 포함된 것을 감안해달라고 요구했다.
부부는 결혼생활을 이어간다는 전제 하에서 서로에 대한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체중 관련 언급및 운동강요를 금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남편은 "아내의 원래 몸무게가 57kg였으나 임신과 출산을 고려하여 65kg까지는 허용하겠다"는 망언을 했다가 일제히 싸늘한 반응에 직면했다. 헛웃음을 터뜨린 서장훈은 "뭘 허용을 하나? 도대체 남편이 뭐라도 되나"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남편은 민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는 "말도 안되는 소리다. 57kg로 살았던 게 하루 뿐이다. 다이어트가 끝나고 바로 임신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정신을 못차리고 "65kg이 넘는 여자는 잘 없지 않나"며 또다른 망언을 이어갔다. 알고보니 남편은 여자 몸무게에 대하여 무지했고, 아내가 다이어트를 하기 전에 100kg였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던 탓에 경솔한 발언을 남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아내는 남편에게 앞으로 다정한 포옹과 애정표현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동갑내기인 부부는 누가 더 돈을 많이 버느냐에 따라 '오빠' '누나'라는 표현을 애칭으로 사용했다. 남편이 아내를 '돼지'라고 부른 것도 원래는 장난에서 시작된 애칭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이제 "돼지라는 표현은 싫다. 공주라고 불리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남편은 "아내가 딸을 낳을 때까지 출산해줬으면 좋겠다"는 황당한 요구를 제시했다. 의외로 아내는 "경제적으로 안정만 된다면 OK"라며 흔쾌히 수락했다.
캠프를 마친 남편은 "앞으로 입과 마음이 무거운 사람이 되겠다. 2세를 위하여 살 수 있는 멋진 아버지가 되겠다"며 변화를 약속했다. 아내 역시 "남편과 저의 행동을 보며 자아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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