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국컬링선수권대회가 19일부터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2024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모습.
2025 한국컬링선수권대회가 19일부터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열린다.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2024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모습.박장식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나설 대한민국 컬링 국가대표팀은 어떤 팀이 될까.

대한컬링연맹은 2025-2026 시즌 컬링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2025 한국컬링선수권대회를 19일 오후 7시 개막전을 시작으로 오는 27일까지 경기도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국가대표팀은 2025 범대륙선수권을 시작으로 2026년 올림픽, 2026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얻어낸다.

동계 단체 구기종목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은 여자 컬링은 대표팀 선발에서 어떤 팀이 국가대표가 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역대급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8년 만의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남자 컬링은 각 팀에 포진한 베테랑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한국선수권 제패가 달렸다.

업적 하나씩 품은 여자 컬링 '천하사분지계'... '다크호스'도 주목

 지난 3월 열린 제1회 강릉 인비테이셔널 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강릉시청 '팀 킴'.
지난 3월 열린 제1회 강릉 인비테이셔널 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강릉시청 '팀 킴'.박장식

대한민국이 세계 랭킹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여자 컬링답다. 올림픽 은메달의 '팀 킴', 18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선 '5G'를 비롯한 네 개의 팀이 다른 팀이 가보지 못했던 최초의 길을 가본 업적이 있다. 그런 가운데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실업팀과 대학·고교팀의 선전 역시 주목된다.

평창과 베이징까지, 이미 두 번의 올림픽에 나서 봤던 강릉시청 '팀 킴'(스킵 김은정)은 이번 대표팀 선발전에서 가장 활약이 기대되는 팀이다. 이번에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우승한다면 3연속 올림픽 연속 출전을 이루게 된다. 이미 지난 겨울 그랜드슬램 4강, 강릉 인비테이셔널 컵 우승으로 힘을 끌어올린 '팀 킴'은 선수들이 믿고 의지하는 피터 갤런트 코치와 함께 담금질에 나서고 있다.

한국 컬링이 18년 만에 이룬 아시안게임 정상 기록의 주인공, 경기도청 '5G'(스킵 김은지)도 결승 진출확률이 가장 높다. 경기도청은 지난 3월 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4강의 성적을 올린 데다, 지난 2년 동안의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올림픽 티켓을 직접 따낸 팀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입장에서 '홈'인 의정부에서 경기가 열리는 것도 선수들에게 동기부여 요소다.

한국 컬링의 첫 세계선수권 우승 기록을 썼던 춘천시청 '팀 하'(스킵 하승연)도 주목된다. 올림픽 시즌에 유독 연이 없었던 선수들이지만, 단단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최고의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열린 주니어(U-21)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여자 컬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전북도청(스킵 강보배)도 한국 컬링의 가장 신선한 힘을 보여줄 수 있을 터다.

이렇듯 천하사분지계를 이루는 여자 대표팀 경쟁이지만, 지난 5월 대한체육회장배 우승을 기록한 서울시청(스킵 박유빈), 최근 리빌딩을 거쳐 팀을 보강한 의성군청(스킵 김수현)도 다크호스로 떠오른다. 대학·고교에서는 경일대(스킵 정안아), 유봉여고(스킵 조연지), 송현고(스킵 황예지) 등 실업팀 못잖은 기량을 지닌 팀들이 호성적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올림픽 진출권을 확정지은 여자 컬링이기에,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제 손으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권까지 거머쥘 수 있을지, '올림픽 DNA'를 갖추고 있는 팀이 이번에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을지, 아니라면 또 다른 '올림픽 스타'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쟁구도 심화된 남자 컬링... 어떤 팀이 '올림픽 예선권' 얻어낼까

 선수단을 다시금 구성한 뒤 처음 치른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던 서울시청 남자 컬링팀도 주목받는다.
선수단을 다시금 구성한 뒤 처음 치른 대회에서 우승을 거뒀던 서울시청 남자 컬링팀도 주목받는다.박장식

남자 컬링 역시 경쟁이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아시안게임 직후 펼쳐졌던 이적 사가는 이번 국가대표팀 선발 경쟁을 미궁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12월 펼쳐질 올림픽 예선의 문이 워낙 좁아 뚫어내기에 쉽지 않지만, 사상 첫 올림픽 자력진출에 도전하는 남자 컬링의 새 역사를 쓸 수 있는 팀이 어떤 팀이 될지 주목된다.

2025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많은 스포츠 팬들에게 눈길을 받았던 의성군청(스킵 김효준)은 아시안게임 직후 있었던 스킵의 이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가장 국제 경험이 많았던 의성군청이 지난 국제대회에서의 아쉬움을 딛고 올해도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경북체육회(스킵 김수혁)도 올림픽 시즌 국가대표가 눈앞에 보인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 나서기도 했던 '베테랑' 김창민은 이번 세계선수권 당시 의성군청 선수들을 돕기 위해 오래간만에 국제 무대를 밟고 오기도 했다. 김수혁과 김창민, 두 베테랑의 전술을 바탕으로 지난 2024-2025 컬링슈퍼리그 우승을 거둔 만큼, 이번에도 경북체육회가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원도청(스킵 박종덕)도 2년 전 국가대표를 거머쥔 팀. 지난 1년 동안 믹스더블 국가대표로 아시안 게임에도 나섰던 성지훈 선수가 복귀한 가운데 교통 정리도 이루어지며 올해는 올림픽 시즌 국가대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리빌딩을 거친 서울시청(스킵 이재범)도 기량이 좋은 팀이다. 하얼빈 아시안게임 직후 의성군청에서의 이적을 선택했던 이재범, '평창 DNA'를 지니고 있는 이기정이 팀에 합류하면서 팀의 파괴력이 강해졌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다섯 살 내지 열 살 가까이 나이가 어린 '막내 스킵'이 부담감을 얼마나 이겨내는지가 관건인데, 이미 지난 5월 대한체육회장배 우승을 거두며 '모의고사'를 잘 치렀다는 평가다.

아울러 경일대(스킵 김대현)과 의성고(스킵 이우정)에는 지난 5월 열린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2017년 이후 8년 만에 주니어 국가대표 4강 자리에 오른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고, 가톨릭관동대(스킵 김학준)와 의정부고(스킵 박건우) 역시 출전한다. 지난해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도 휴가를 내고 출전해 관심을 모았던 '동호인 팀', 충남컬링협회(관련 기사: https://omn.kr/296dj)도 올해는 값진 1승을 목표로 나선다.

사상 첫 결승전 '단판승부', 어떤 변수 될까

 지난 2월 동계 아시안 게임 우승, 3월 '안방' 세계선수권 4강 등 훌륭한 성적을 올렸던 경기도청 '5G'.
지난 2월 동계 아시안 게임 우승, 3월 '안방' 세계선수권 4강 등 훌륭한 성적을 올렸던 경기도청 '5G'.박장식

이번 2025 한국컬링선수권대회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국가대표 선발전 가운데 처음으로 결승전이 단판 승부로 펼쳐지는 대회다. 대한컬링연맹에서는 대회의 박진감과 더불어 방송 생중계, 스폰서 유치 필요성 등을 이유로 단판 승부로 이번 대회 결승 방식을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가장 기량이 좋은 팀을 두 차례에 걸쳐 고르고, 그 두 팀이 일곱 번 맞붙어 승부를 가르던 지난 평창 올림픽 시즌,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 시즌과 비교하면 이번 대회는 라운드로빈을 치르고 플레이오프와 결승 단판승부로 이어지는, 비교적 단순한 방식이다. 단판으로 치러지기에 더욱 변수가 많고 박진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를 두고 지도자 사이에서는 설왕설래가 오간다.

"한국이 캐나다나 일본 정도의 컬링 인기국이 아니기에 단판 승부가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도, "누구던 패배한 팀, 특히 전력이 강하다고 여겨졌던 팀에게는 '원래 방식으로 치러졌다면'이라는 핑계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물론 "비교적 약팀으로 꼽혔던 팀이 역전해 올림픽에 나선다면 재미가 더욱 있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이미 단판 승부로 경기가 치러지는 것이 확정된 이상, 결국 내년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보이는 팀'이 이번 선발전을 통해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을지, 그리고 변수가 있다면 어떤 방향으로 퍼지게 될지가 이번 선발전에서 지켜봐야 할 요소가 된 셈.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어떤 팀이 국가대표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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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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