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3회 초 2사 1, 3루서 한화 안치홍이 중월 3점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하며 3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3회 초 2사 1, 3루서 한화 안치홍이 중월 3점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하며 3루 베이스를 돌고 있다.연합뉴스

한화 이글스가 적지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제압하고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17일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6-0으로 승리했다. 우천취소 경기와 무승부 경기를 제외하고 지난 10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린 한화는 이날 NC 다이노스에게 2-6으로 패한 2위 LG 트윈스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42승1무27패).

한화는 선발 라이언 와이스가 8이닝3피안타 무사사구9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시즌 9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고 김종수가 9회를 막으며 필승조 소모 없이 팀 완봉승을 만들었다. 타선에서는 문현빈과 채은성, 이도윤, 하주석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한 가운데 3회에 터진 이 선수의 선제 홈런이 결승타가 됐다. 6월 들어 좋은 타격감으로 침묵을 깨고 있는 안치홍이 그 주인공이다.

'대전 아이돌' 정은원 부진하자 안치홍 영입

2013년까지 한상훈과 이시찬, 강경학 등이 2루를 맡았던 한화는 2014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70억 원을 투자해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를 영입했다. 정근우는 2019년까지 한화에서 6년 간 활약하며 783안타61홈런331타점484득점95도루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SK 와이번스 시절 '악마 2루수'로 불렸던 그의 수비는 한화 이적 후 점점 떨어졌고 2018년부터 중견수와 1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정근우가 2루를 떠나면서 그 자리를 차지한 선수는 바로 인천고 출신의 신인 정은원이었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그는 루키 시즌 98경기에 출전해 타율 .249 4홈런20타점33득점5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2019년 142경기에 출전해 2루수로 1192.2이닝을 소화하면서 프로 데뷔 2년 만에 한화의 붙박이 주전 2루수로 자리매김했다.

정은원의 첫 번째 전성기는 프로 4년째가 되던 2021년 찾아왔다. 2021년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283 140안타6홈런39타점85득점19도루로 맹활약했고,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화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배출한 것은 빙그레 이글스 시절을 포함해 창단 후 처음이었고, 한화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던 '대전 아이돌'은 리그 최고의 2루수로 인정 받았다.

2022년에도 올스타전 MVP에 선정되며 승승장구하던 정은원은 2023년 타율 .222 86안타2홈런30타점50득점6도루에 그치며 데뷔 후 처음으로 성적이 주춤했다. 지난 시즌 외야수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 받은 한화의 외야에서도 장진혁(kt 위즈)과 최인호, 이원석 등에 밀리면서 1군에서 단 2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지난해 12월 병역문제 해결을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아무리 2023 시즌 타격에서 지독한 슬럼프에 빠졌다곤 하지만 2021년 골든글러브 2루수였던 정은원이 1년 만에 외야수로 변신한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한화 입장에서는 5년 간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그를 외야로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2023년 11월 FA시장에서 엘리트 2루수 안치홍을 4+2년 총액 72억 원의 거액을 주고 영입했기 때문이다.

극심한 부진 이겨내고 6월 타격감 회복

2009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안치홍은 루키 시즌부터 KIA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올스타 MVP에 선정됐고 그해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는 역대 최연소 한국시리즈 홈런을 때려내며 타이거즈의 'V10'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그 후 안치홍은 2011년, 2017년, 2018년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세 번이나 수상했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리그 최고의 2루수로 군림했다.

안치홍은 2020년 1월 2+2년 최대 56억 원에 롯데 자이언츠와 FA계약을 체결한 후 4년 동안 511안타40홈런257타점235득점을 기록하며 FA 선수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2023 시즌이 끝난 후 두 번째 FA자격을 얻었을 때도 여전히 만 33세였던 그는 한화와 4+2년 총액 72억 원에 두 번째 FA계약을 체결했다. 정은원의 부진으로 2루수 및 공격력 강화가 절실했던 한화에게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투자였다.

안치홍은 지난해 128경기에 출전해 타율 .300 142안타13홈런66타점64득점을 기록하며 한화 타자들 중 유일하게 3할 타율을 기록하며 대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그러나 FA 2년째가 되던 올해 시즌 개막 후 16경기에서 타율 .098(51타수5안타) 무홈런 5타점 무득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프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에 손목 통증까지 겹친 안치홍은 5월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1군 복귀 후 7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8일 KIA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만든 안치홍은 14일과 15일 LG와의 2경기에서 2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17일에는 4년 동안 홈으로 사용했던 사직구장에서 '친정' 롯데를 상대로 3회 2사1, 3루에서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선제 3점 홈런을 터트렸다. 한화의 올해 70번째 경기에서 뒤늦게 터진 안치홍의 시즌 첫 홈런이었다.

그의 시즌 성적은 여전히 타율 .163 1홈런10타점5득점으로 초라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6월 13경기에서 타율 .294(34타수10안타)1홈런5타점5득점으로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안경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 날, 시즌 첫 홈런을 터트린 안치홍은 앞으로도 안경을 착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안경은 안치홍의 슬럼프 탈출을 이끌 '행운의 아이템'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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