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화상 인터뷰에 참석한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오>의 메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 도미 시 감독.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누구나 외로움을 느꼈을 것이고, 소속되고 싶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
디즈니-픽사의 새 애니메이션 <엘리오>는 바로 이 외로움이란 감정에 집중한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고모와 살게 된 소년 엘리오가 외계인에게 납치되면서 새 친구를 만나게 되는 모험담이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 건 누구나 느꼈을 법한 외로움을 다루고 있기 때문 아닐까. 개봉을 하루 앞둔 17일 오전 제작진인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 도미 시 감독, 그리고 메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를 화상으로 만나 작품 관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SF 모험물을 표방하는 <엘리오>는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떠나 있는 걸로 알려진 탐사선 보이저호와 외계 생명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여기에 <코코> <인사이드 아웃> 등 인기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지금의 제작진의 상상력이 더해진 산물이었다.
메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는 어린이가 외계로 납치되는데 그곳에서 지구 지도자로 오해받는다는 초기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음을 언급했다. 그는 "외계 생명체 연구가로 잘 알려진 세티 연구소의 질 타트 박사가 영화 <컨택트>의 모델이기도 한데 그분을 직접 만났다"며 "그분 덕에 보이저호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리 앨리스 프로듀서는 "잘 보시면 <토이스토리>나 이전 공상과학 영화들을 본 따 온 장면을 발견하실 것"이라며 "동시에 공식처럼 사용되는 몇 가지 설정을 비튼 대목도 있다. 이를 테면 이빨 괴물 글로든을 만날 때 무서워 보이는 외형과 달리 그가 입을 열자마자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한 것 등이 그렇다"고 덧붙였다. 우주 모험담에 어린이 엘리오의 시선을 녹인 결과인 셈.
"본질적인 외로움에 대해 탐구했다"
<코코>에 참여했던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은 본질적인 외로움에 대해 고민하고 탐색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모두가 외로움을 경험했을 텐데 그 감정을 많이 연구했고, 어떡하면 치유받을 수 있나 생각했다"며 "이 영화를 보신 분들 중 한 분이라도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미 시 감독 또한 "고등학교에 다닐 때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대학생 때 해외 여러나라에서 온 유학생들을 만나며 같은 마음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엘리오와 글로든이 수만 광년 떨어져 사는 존재지만 이들이 친해지는 모습과도 같을 것이다. 한국 스태프들도 이번에 많이 참여했는데 그분들과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는 우정을 느꼈다. <엘리오>가 우정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길 바란다"고 바람을 밝혔다.
주인공 엘리오가 친 부모가 아닌 고모와 함께 산다는 설정, 즉 대안가족 형태로 이야기를 풀어낸 이유도 제작진이 직접 설명했다. 도미 시 감독은 "초반부터 다른 영화에서 다루지 않는 특이한 가족 관계를 해보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부모의 사망으로 외로움을 겪는 아이가 고모와 살면서 느낄 법한 갈등이 있다. 엄마와 아들 관계였다면 갈등을 예상하기 쉬웠을 텐데 고모로 설정하면서 다양한 갈등을 다룰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이밖에도 <엘리오>가 여타 공상 과학 영화나 애니메이션과 달리 보다 곡선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왔다.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은 "(외계인 연합 구성원들이 사는) 커뮤니버스를 보면 행성 자체가 살아 숨 쉬는 것 같고 곡선이 많은데 직선과 금속 재질 느낌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생각이 있었다"며 "엘리오의 입장에선 커뮤니버스에 매료돼야 했기에 지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곰팡이나 균의 형태, 심해 생물을 집중 관찰해 표현했다"고 답했다.
애니메이션 <엘리오>는 18일 전국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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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