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유럽축구 여름 이적시장에서 '한국인 유럽파'들의 대이동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현재 한국축구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핵심 선수들이 대거 이적설에 휘말리며 주목받고 있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이래 올해까지 10년을 활약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현재 토트넘과의 남은 계약기간은 2026년까지 1년이 남았다.

과거에도 손흥민은 여러 차례 이적설에 휘말린 바 있다. 하지만 올여름 이적설은 그 어느 때보다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토트넘은 최근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토마스 프랭크 전 브렌트퍼드 감독을 새롭게 영입했다. 토트넘은 최근 젊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육성하며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듯한 모습이다. 유소년 육성 전문가 출신인 프랭크 감독의 선임도 이런 배경에서 이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어느덧 33세가 된 손흥민은 지난 시즌 노쇠화 우려를 자아내며 개인성적이 많이 하락했다. 영국 현지에서는 기량이 떨어진 손흥민이 더 이상 토트넘에서 부동의 주전이자 주장 자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토트넘으로서도 올여름이 손흥민을 이적료를 받고 매각시킬 수 있는 적기라는 평가다.

손흥민도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을 경험하며 프로 첫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까지 들어올린만큼 토트넘에서 이룰만한 목표는 모두 달성한 셈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다면 행선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독일, 튀르키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전세계의 스타선수들 수집에 적극적인 사우디리그에서는 알 힐랄, 알나스르 등이 막대한 연봉을 제시하며 손흥민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튀르키예의 명문 페네르바체가 손흥민 영입전에 뛰어들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페네르바체는 대표팀 동료 김민재가 뛰었던 팀이자, 과거 토트넘 시절 손흥민을 지도하며 연을 맺었던 주제 무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토트넘 시절 손흥민을 '월드클래스'로 극찬하며 여러 차레 우호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페네르바체는 지난 시즌 튀르키예 쉬페르리그에서 갈라타라사이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예선출전권을 확보했다.

한편으로 손흥민의 토트넘 잔류 가능성도 열려있다. 토트넘은 UEL 우승으로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다. 어쩌면 손흥민이 UCL 무대를 밟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한 2026 북중미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도 변수다. 손흥민의 나이를 고려할 때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도 높은 만큼, 갑작스러운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을 감수하는 것보다 월드컵 이후 홀가분하게 새로운 진로를 모색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클럽월드컵에 나란히 출전 중인 김민재와 이강인의 이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분데스리가 우승 탈환에 기여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혹사 논란과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부진 등으로 뮌헨이 기대한 만큼 최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독일 언론과 축구계의 끊임없는 비난과 흔들기로 김민재를 괴롭혔다.

뮌헨이 최근 레버쿠젠의 2023-24시즌 무패우승 주역인 수비수 조나단 타를 영입한 것도 김민재의 이적을 대비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이토 히로키 등의 중앙수비 자원들을 보유한 뮌헨은 고액주급자인 김민재를 정리하면서 이적자금을 확보하고 포지션 교통정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행인 것은 전성기에 접어든 김민재가 뮌헨을 떠나더라도 관심을 보내는 빅클럽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강인의 소속팀 PSG를 비롯하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 첼시 등 여러 유럽 빅클럽들이 김민재와 연결되고 있다. 또한 손흥민의 영입을 추진중인 사우디 리그에서도 김민재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다.

이강인은 출전기회를 잡기 위해서라도 이적이 절실하다. 지난 시즌 PSG에서 6골 6도움을 기록했으나 후반기에는 사실상 주전경쟁에서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소속팀 PSG는 지난 시즌 쿼트러플(4관왕)을 달성하며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고, 이강인도 우승주역으로 세리머니에 동참할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강인은 다음 시즌에도 PSG는 주전 자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다.

이강인은 잉글랜드 명문 아스널과, 이탈리아 나폴리 등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데뷔한 이후, 마요르카를 거쳐 프랑스로 진출했다. 또다른 유럽 5대리그로 꼽히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에서는 아직 뛰어본 적이 없다. 탁월한 기술력과 더불어 윙어, 공격형과 중앙 미드필더, 가짜 9번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이강인의 최대 장점이다.

이밖에도 이적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또다른 한국인 유럽파 선수로는 황희찬(울버햄튼)과 배준호(스토크시티) 등이 있다. 황희찬은 2023~2024시즌 리그 12골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으나 지난 시즌에는 단 2골에 그쳤다. 팀성적 부진 속에 사령탑 교체와 잦은 부상까지 겹치면서 출전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황희찬은 아직 울버햄튼과 계약이 3년이나 남은 상태다. 하지만 비토르 페레이라 울버햄튼 감독이 사실상 황희찬을 전력외 선수로 평가하며 이적까지 권유한 암시한 상태라 팀에 잔류해도 출전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프랑스 명문 올림피크 마르세유 이적설이 거론되고 있다.

배준호는 K리그1의 대전하나시티즌에서 활약하다가 2023년 스토크시티 합류 이후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공식전 89경기 5골 11도움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49경기 3골 5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공격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입단 첫 시즌부터 '구단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고, 2년차에는 팀의 부진속에 감독이 연속해서 바뀌는 어려움 속에서도 부동의 주전 입지를 다지면서 잔류를 이끄는데 기여했다. 최근 영국 현지언론에서는 몇몇 프리미어리그(EPL) 일부 구단들이 배준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으로 올여름 한국인 유럽파들의 대이동은 어느덧 1년 앞으로 다가온 축구대표팀에도 큰 영향을 미칠 변수가 될 수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최근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으며 11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인 지도자로는 사상 최초로 두번째 월드컵 본선 지휘봉을 잡는 감독이 됐다. 홍 감독은 11년 전인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1무 2패로 부진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대표팀의 핵심으로 꼽히던 유럽파들이, 막내였던 손흥민을 제외하면 대부분 소속팀에서 주전경쟁에서 밀려 출전 시간이 줄어들면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게 대표팀 전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바 있다. 북중미월드컵에서는 절대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장면이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은 현재 대표팀에서도 하나같이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주전들이다. 이들이 만일 부상, 슬럼프, 출전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경기력이 하락한다면 대표팀은 내년 북중미월드컵에서 자칫 큰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선수들 본인도 아직 자신들의 미래에 대하여 분명한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다음 시즌 얼마나 많은 한국인 유럽파들이 유니폼을 갈아입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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