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성적을 부탁해 : 티처스>의 김승훈 CP와 윤혜지 PD.
채널A <성적을 부탁해 : 티처스>의 김승훈 CP와 윤혜지 PD. 채널A

채널A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 시즌2(아래 '티처스2') 제작진이 최근 불거진 조정식 강사의 문항 거래 의혹과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서울 상암동 DDCM에서 13일 열린 인터뷰 자리에서 김승훈 책임 프로듀서(아래 CP)는 "프로그램 특성상 올해 초부터 사전 녹화를 진행했고, 현재 시즌2 전체 분량 촬영은 끝난 상태인데 (조정식 선생의)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결과가 나오진 않은 상황이라 담당자로서 차분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조정식씨가 현직 고등학교 교사로부터 모의고사 문제를 5800만원에 샀다고 보도했다. 조씨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무혐의를 확신하고 있다", "강사는 사건의 해당 교사에게 5800만원을 직접 지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자, <셜록>은 감사원 보고서를 인용한 후속 보도를 내놓았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조씨는 감사원 조사에서 사실을 인정했고, 지난달 17일 청탁금지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3일 김승훈 CP와 윤혜지 PD, 그리고 강사 정승제, 조정식, 윤혜정씨가 참여할 예정이었던 인터뷰 자리는 출연진을 제외한 제작진만 참석하는 것으로 12일 저녁 공지됐다. 조씨는 참석 의지를 보였지만, 프로그램 설명이라는 취지가 자칫 한 사람의 해명 자리로 변질될 것을 우려한 제작진의 결정이었다.

 채널A <성적을 부탁해 : 티처스>의 김승훈 CP.
채널A <성적을 부탁해 : 티처스>의 김승훈 CP.채널A

김승훈 CP는 "올해 초 녹화 전 단계에서 검찰에 송치된 100여 명 중 참고인이 3명인데 조정식 선생님이 그 안에 포함돼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얘긴 들었다"며 "그 외에 사건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 사실 여부를 떠나 얘기가 나온 것만으로도 프로그램에 영향을 준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편집 등) 선 조치하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어, 영어, 수학으로 담당 과목이 정해져 있고, 학생 분량도 있어서 회차를 임의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김 CP는 "여론을 신경 쓰지 않는 게 아니라 사전 제작이라는 특이성이 있어서 지켜보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지난 5월 4일 국어 담당 윤혜정이 합류하며 세 과목 체제를 확정한 <티처스2>는 도전 학생들의 상황과 연령대를 다양하게 하여 폭넓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노리고 있다. 재수생, 초등학생, 외국인 학생 등이 출연했고, 사교육을 한번도 받지 않은 7남매 도전자 또한 이미 녹화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훈 CP는 "엘리트 도전 학생만 나온다는 얘기가 있는데, 아직 초반이고 계속 보시면 다양한 학생들이 나온다. 단순히 성적뿐만 아니라 부모님과의 관계도 고민하는 지점이 엿보인다. 초등학생인 경우 외부뿐 아니라 가족 내에서 공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있는지를 보려했다"고 말했다.

 채널A <성적을 부탁해 : 티처스>의 윤혜지 PD.
채널A <성적을 부탁해 : 티처스>의 윤혜지 PD.채널A

제작진은 특히 사교육 시장으로 넘어가지 않고 공교육에 헌신해 온 윤혜정씨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윤혜지 PD는 "시즌1 시작 전부터 말씀을 드려왔는데 담임도 맡고 계셨고 시간이 안 돼서 고사하시다가 시즌2에 와서 결정하셨다. 사실 미팅할 때 윤 선생님은 거절하기 위해 오셨다고 했지만, 저희가 시즌1 때 30회차의 방송으로 맺은 학생들과 관계와 그들의 변화를 설명드렸다"며 "제 생각이지만 거기에 공감하고 출연을 결심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윤 PD는 "입시에서 국어가 관건인 과목이다. 문해력 이슈도 있고, 수학처럼 진도나 목차가 정해진 게 아니라 공부 시작이 어려울 수 있는데 그 공부 체계를 최초로 만든 선생님이라 어렵게 모셨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에서 30회차 분량으로 방영했던 <티처스>는 시즌2에선 16회차 분량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김승훈 CP는 "처음부터 16회를 의도한 건 아니고 회사에서도 좀 더 길게 방영하길 원했는데, 아무래도 시험일과 결과일에 맞출 수밖에 없는 프로그램 특성상, 시험이 있는 기간과 없는 기간 분량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악재에도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전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도 맡고 있는 김승훈 CP는 "두 아들이 있는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 와이프가 지인과 육아 고민을 하던 걸 보고 기획한 게 <금쪽같은 내새끼>였고, 큰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아침에 와이프와 아이의 대화를 듣고 생각한 게 <티처스>였다"며 "육아에서 매번 무시당하다가 이 프로를 하면서 와이프와 교육 얘길 나누게 됐다. 아이의 무게감을 내려주면서 부부끼리도 이런 얘길 할 수 있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혜지 PD는 "윤 선생님을 제외한 다른 두 선생님들은 대규모 학생을 대상으로 인터넷 강의 위주로 활동하시는데 우리 프로를 통해 아이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뿌듯함도 느끼시는 것 같다"며 "지난 시즌에 재수생 친구가 출연했는데 군입대 전에 정승제 선생님을 찾아와서 인사하고 가더라. 돈보다 시간이 귀한 선생님들인데 학생들을 위해 본인 시간 투자를 많이 하신다. 학생들도 부모님께 못하던 이야기를 촬영 때 하는 등 소통 문제를 해소하는 경험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티처스> 제작진과 홍보대행사 측은 인터뷰 참석자 급변동에 대해 12일과 13일 재차 사과했다. 제작진 설명대로라면 조정식씨 분량은 편집 없이 예정대로 방송될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에 방송이다.
티처스 조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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