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에 자리하고 있는 대구FC
한국프로축구연맹
2년 연속 강등 위기에 몰린 대구FC는 과연 A매치 휴식기 이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대구FC는 14일 오후 7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18라운드서 김학범 감독의 제주SK와 격돌한다. 현재 대구는 3승 3무 11패 승점 12점으로 최하위에, 제주는 5승 4무 8패 승점 19점으로 리그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양 팀이다. 김학범 감독 체제 아래 제주는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막 후 10경기서 단 3승에 그치며 흔들렸고, 10라운드부터는 내리 4연패를 헌납하며 순위는 강등권으로 추락했다. 이후 최근 4경기서 2승 2무로 잠시 반등하는 분위기를 형성했지만, 아직 순위가 10위인 만큼 제주는 이번 경기 승리가 절실하다.
제주가 승리가 필요한 가운데 대구 역시 상황이 급박하다. 지난해 소방수로 부임한 박창현 감독 아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간신히 생존했던 대구는 이번 시즌 개막 후 3경기서 2승 1무를 거두며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3경기 무패 후 6연패를 허용하며 박 감독이 자진 사임했고, 서동원 대행 체제에서도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
서 대행 체제에서 대구는 공식전 10경기서 단 3승에 그치며 부진했고, 끝내 최하위 탈출에는 실패했다. 그렇게 표류하던 가운데 정식 사령탑 선임 과정까지 지체되며 답답함을 낳았고, K리그2로의 강등이 현실이 되는 상황에 놓이는 듯했다.
이처럼 위기에 빠진 가운데 대구는 지난달 27일 제15대 사령탑으로 서울 이랜드-강원FC-수원 삼성에서 경험을 보유한 김병수 감독을 정식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 특유의 축구 철학과 무너진 대구 체계를 확실하게 재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다고 구단은 판단했고, 그렇게 이들의 동행은 시작됐다.
대구와 김 감독의 첫 만남은 나쁘지 않았다. 기존 자신의 축구를 구현하기보다는 '승점 3점'에 초점을 맞춘 축구 색채를 보여줬고, 데뷔전에서 이정효 감독의 광주FC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 경기서는 더욱이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며, 기존과 달리 무너지지 않은 흐름을 형성했다는 부분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팀을 만들 수 있는 타이밍도 기가 막히게 잡혔다. 바로 2주 동안 A매치 휴식기가 있었기 때문. 동계 전지훈련보다는 짧은 시간이지만, 원하는 게임 모델을 빠르게 구축하기에는 나름 충분하다. 또 그동안 보여줬던 약점들을 메우고 보완책을 꺼내기에도 괜찮은 시간.
이에 대해 광주전 종료 후 A매치 휴식기를 어떻게 활용할 거냐는 질문에 김병수 감독은 "조직력이다. 공격 그리고 수비다. 네 번의 세션을 예상하지만, 그 생각하면 머리가 좀 복잡하다. 일단 게임 모델을 정해야 하고 거기에 따라서 포메이션을 준비하며 거기에 맞는 선수를 찾아야 한다. 돌아올 선수까지 고려해야 하고, 복합적이다. 단순하진 않다. 하지만 가장 단순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소방수로 부임한 대구FC 김병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추락하는 상황 속 새 선장과 함께 발을 맞출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얻은 대구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반전 카드를 노리고 있다. 가장 먼저 빈약한 공격력을 채울 수 있는 김주공 카드를 제주로부터 수혈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즌 대구는 리그 17경기서 단 18골을 터뜨리며 아쉬운 공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에이스 세징야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이렇다 할 공격 카드는 나오지 않고 있고, 여전히 1987년생 장신 스트라이커 에드가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하다. 김 감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측면과 중앙을 유연하게 소화할 수 있는 김주공을 영입했고, 기대감은 상당한 상황이다. 이번 시즌 7경기에 나와 아직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지만, 출전 시간을 양껏 부여받게 되면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자원이다.
이에 멈추지 않고 대구는 중원을 지켜줬던 요시노가 빠져나간 자리에, 베테랑 미드필더 정현철을 흡수했다. 경남-서울을 거치며 확실한 클래스를 입증한 정현철은 힘이 빠진 중원에 안정적인 패스 공급과 수비를 보여줄 수 있는 자원이다.
공격과 중원 자원 보강에 성공한 가운데 수비에는 반가운 이름이 다시 하늘색 유니폼을 입는 데 성공했다. 바로 홍정운이다. 풍부한 경험으로 수비진에 중심축 역할을 확실하게 해내며 전성기의 중심에 섰던 홍정운은 이번 시즌 불안한 뒷문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김주공·정현철·홍정운이 대구에 들어온 가운데 반가운 자원도 가세한 모습이다. 바로 김천 상무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온 '진공청소기' 이진용이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3선에서 싸워줄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이진용은 다양한 전술적인 옵션을 제공할 수 있기에, 상당한 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대구가 2시즌 연속 강등 전쟁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리그 재개를 앞두고 휴식기를 통해 다진 조직력과 영입-전역 효과를 확실하게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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