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렌스 크로포드(사진 왼쪽)와 ‘카넬로’ 사울 알바레스
테렌스 크로포드(사진 왼쪽)와 ‘카넬로’ 사울 알바레스테렌스 크로포드 SNS

투르키 알 셰이크 사우디 엔터테인먼트청장 겸 사우디 복싱 연맹 회장은 오늘 '카넬로' 사울 알바레스(35·멕시코)와 테렌스 크로포드(38·미국) 간의 블록버스터급 리야드 시즌 대결이 오는 9월 13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펼쳐진다고 발표했다.

알 셰이크와 리야드 시즌팀은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 셀라와 협력해 큰 기대를 받고 있는 통합 슈퍼 미들급(76.2kg) 타이틀전을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넷플릭스를 통해 추가 비용 없이 생중계될 예정이다.

둘은 명실상부한 복싱계 최고 빅네임들이다. 알바레스는 현 WBA, WBC, IBF, WBO 슈퍼미들급 통합 챔피언이다. 슈퍼웰터급, 미들급, 슈퍼미들급, 라이트헤비급 4체급에서 타이틀을 획득했으며 데뷔전은 웰터급으로 치렀으나 현재는 슈퍼미들급 이상 중량급에서 활약중이다.

크로포드는 WBA 라이트 미들급 챔피언 겸 WBO 잠정 라이트 미들급 챔피언이다. 남자 프로복싱 역사상 최초로 두 체급 메이저 4대기구를 모두 통합한바 있다. 통산 41경기를 치르면서 아직까지 단 한번도 패배가 없다.

 ‘카넬로’ 사울 알바레스
‘카넬로’ 사울 알바레스사울 알바레스 SNS

연타위주에서 디펜스 만랩 카운터 장인으로 거듭난 알바레스

알바레스는 '노력형 천재'로 불린다. 타고난 재능도 빼어나지만 엄청난 노력을 통해 오늘날 위치에 올라섰다. 선수 생활 전반기와 후반기에 걸쳐 파이팅 스타일을 바꿔온 것이 이를 입증한다. 젊은 시절에는 엄청난 연타능력을 앞세워 어그레시브한 전형적 멕시칸 파이터로 유명했으나 이후 나이가 들어가면서 체급을 올리고 공수양면에서 밸런스를 갖춘 안정감 넘치는 복서로 진화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회피와 방어능력이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전을 기점으로 에디 레이노소의 트레이닝이 빛을 발하여 '헤드슬립(머리를 움직여 회피하는 기술)'이 더욱 늘어난 것은 물론 상체 움직임이 좋아서 발을 많이 움직이지도 않는데도 디펜스 스킬이 엄청나다.

자신에게 날아드는 펀치를 고개를 살짝만 돌려 종이 한장 차이로 피하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현재 펀치궤적을 보는 감각은 거의 메이웨더와 비견된다는 평가다. 가드도 튼튼하고 촘촘해서 어지간한 강자들도 뚫지 못한다. 반사신경이 뛰어나고 복싱 지능이 높아 상대 움직임에 맞춰 가드 위치를 유연하게 바꾸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커리어 최대 난적 중 하나였던 한국계 혼혈복서 게나디 골로프킨(43·카자흐스탄)전 이후로는 연탑보다는 단발성 카운터 위주로 운영하는 편이다. 워낙 회피능력이 좋아 근접거리에서 상대의 펀치를 피하고 풀파워로 카운터를 넣는 능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디펜스능력에 더해 맷집도 수준급인지라 프로생활 내내 단 한번도 다운을 당하지 않았다. 단발의 비중이 늘어서 그렇지 여전히 특유의 콤비네이션은 위력적이다. 왼손 잽-어퍼컷-바디샷-오른손 크로스는 전매특허 콤비네이션이다. 상대를 구석으로 몰아넣으면 무자비한 콤비네이션이 퇴로차단과 동시에 쏟아진다.

 테렌스 크로포드
테렌스 크로포드테렌스 크로포드 SNS

짐승을 연상케하는 천재과 야수 복서 크로포드

크로포드는 핸드스피드, 풋워크, 스피드, 펀치력, 링IQ, 카운터, 체력, 균형감, 경기운영능력 등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완벽한 복서라고 불린다. 심지어 오소독스에서 갑자기 사우스포로 바꾸는 스위치도 자유롭게 해내는 데다가 아웃복서, 인파이터, 슬러거, 스워머, 무버 등 파이트 스타일마저 경기중 마음대로 바꿔가며 싸운다.

또한 앞손을 정말 잘 사용한다. 정확도가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받는데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이 맞추고 싶다고 마음만 먹으면 맞추는 경지에 이르렀다. 단순히 맞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파워도 상당하다.

디펜스 수준도 높다. 메이웨더나 카넬로처럼 화려하고 완벽하게 피해낸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움직임과 블로킹, 롱가드 등으로 상대 주먹을 방어해낸다. 최근 현대 복서에게는 예전과 달리 주먹을 막기보다 피해내거나 맞더라도 흘리면서 디펜스하는 즉 데미지를 최대한 줄이려는 트렌드가 많다.

반면 크로포드의 디펜스는 다소 클래식하다. 그러다보니 상대에게서 눈을 떼는 경우가 거의 없어 상대를 집요하게 노리는 사냥꾼의 이미지마저 풍긴다. 어쩌다 상대 주먹을 허용하더라도 그냥 맞지 않고 자기 주먹도 같이 맞추는 상황을 연출해낸다.

주먹을 던질 때 버리는 펀치가 거의 없다. 보통 복서들은 잽과 같이 꼭 맞춘다기보다 적당히 펀치를 버려가며 거리를 재거나 페인팅을 주다가 맞추는 경우가 잦지만 크로포드는 다르다. 던지는 모든 펀치가 거의 다 상대에게 꽂혀 들어가 맞히며 꼭 필요한 펀치만을 던진다는 느낌을 준다.

짐승이라 불리는 이유다. 다만 야성이 강해서인지 기계적인 복서들과 비교해 냉정함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은 자신이 처음으로 프로모팅하는 복싱 경기가 ‘카넬로 대 크로포드다’는 사실에 무척 고무된 상태다.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은 자신이 처음으로 프로모팅하는 복싱 경기가 ‘카넬로 대 크로포드다’는 사실에 무척 고무된 상태다.UFC 제공

최고와 최고의 대결, 불타는 9월 13일 기대

이 초대형 경기를 앞두고 카넬로와 크로포드는 세 도시에서 국제 기자회견 단상에 오른다. 오는 6월 2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시작해, 22일에는 미국 뉴욕의 파나틱스 페스트에 들르고, 2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갖는다.

투르키 알 셰이크는 "9월 13일 두 복싱 레전드 카넬로와 크로포드가 마침내 세기의 대결을 벌인다"며 "데이나 화이트, 셀라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진정 놀라운 이벤트를 선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화이트 회장은 "투르키는 복싱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가장 큰 경기를 만들길 원했고, 그게 바로 내 전문이다"고 장담했다. 그는 "내가 처음으로 프로모팅하는 복싱 경기가 '카넬로 대 크로포드다'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건 문자 그대로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대결이다"고 강조했다.

슈퍼 미들급 통합 챔피언 알바레스는 "넷플릭스에서 중계되는 리야드 시즌 대회에서 다시 한번 역사를 만들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며 "9월 13일 다시 한번 내가 세계 파운드 포 파운드(P4P) 랭킹 1위라는 걸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대해 크로포드는 "상대가 누구든, 어떤 체급이든 내가 세계 최고의 파이터란 걸 나의 완벽한 전적이 증명하고 있다. 난 언제나 승리한다"고 큰소리쳤다. 이어 "9월 13일, 온 세상이 내 위대함을 지켜보는 가운데 내가 승리할 것이다"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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