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한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드리블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은 오현규, 2선은 배준호-이강인-전진우가 포진했다. 미드필드는 원두재-황인범, 포백은 이태석-김주성-이한범-설영우로 구성됐으며, 골문은 이창근이 지켰다.
전반전은 슈팅수 12-2로 압도적인 경기력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완전히 내려 앉은 쿠웨이트의 밀집수비를 공략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전반 9분 이강인이 왼쪽 측면으로 패스했고, 이태석의 크로스를 오현규가 슈팅까지 가져갔지만 수비에 막혔다. 1분 뒤에는 오른쪽에서 설영우의 크로스가 배준호의 머리에 닿았으나 수비수에 맞고 굴절된 뒤 골대를 튕겨나왔다.
쿠웨이트는 선수비 후역습을 통해 전반 13분 잔키의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크게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18분 다시 한 번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배준호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시도한 감아차기 슈팅은 골키퍼가 펀칭했다.
한국의 공격이 결실을 맺은 것은 전반 30분이었다. 황인범이 올려준 코너킥을 전진우가 머리로 갖다댄 공이 쿠웨이트 수비수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 32분에도 세트피스에서 날카로움을 뽐냈다. 이강인의 코너킥에 이은 원두재의 헤더를 골키퍼가 쳐냈혔다. 전반전은 한국이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후반에도 일방적인 한국의 주도 속에 경기가 전개됐다. 후반 1분 전진우의 패스가 이강인의 발을 스치며 왼쪽으로 흘렀고, 배준호의 왼발슛은 옆그물을 때렸다. 후반 4분에는 박스 아크 정면에서 이강인의 슈팅이 수비수 맞고 골문을 벗어났다.
한국은 후반 6분과 9분 단숨에 2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태석의 인터셉트로 시작된 공격 상황에서 배준호가 하프 스페이스 공간으로 패스를 찔렀다.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이강인이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9분에는 황인범의 크로스를 배준호가 헤더로 떨궈주고, 오현규가 돌아선 뒤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후반 11분 오현규가 시도한 회심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24분 전진우, 배준호 대신 박승욱, 이재성이 교체로 들어갔다.
한국은 후반 24분 곧바로 실점 위기를 맞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파 포스트에 대기한 알 하제리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그러나 후반 26분 한 골을 추가했다. 코너킥 기회에서 김주성의 헤더가 골대를 튕겨나왔다. 이후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김주성이 공을 가로채며 이재성에게 흘렀다. 이재성은 곧바로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4-0으로 점수가 크게 벌어지면서 홍 감독은 3장의 교체 카드를 더 꺼냈다. 후반 30분 오현규, 설영우 대신 손흥민, 양현준를 들여보냈다. 후반 38분에는 이태석이 빠지고, 황희찬이 투입됐다. 이후 추가골이 나오지 않으면서 경기는 한국의 4골차 승리로 종료됐다.
전진우의 새 발견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한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한국 전진우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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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는 지난 6일 이라크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고,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마지막 쿠웨이트전은 결과에 대한 부담을 덜고 선수 실험을 해볼 기회였다.
홍 감독은 지난 이라크전 이후 인천공항 입국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경기이기에 우리가 해왔던 틀은 유지할 것이다. 기본적인 틀 안에서 각 포지션의 선수들이 어떠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싶다. 새로운 선수들이 각 포지션에서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익혔다"라며 "선수의 변화는 있을 것이다. 다만 큰 변화는 상황을 보고 판단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홍 감독은 지난 이라크전과 비교해 7명이 바뀐 라인업을 가동했다. 주전급인 이강인, 황인범, 설영우, 이태석만을 남겨두고 대대적인 선수 변화를 감행한 것이다. 이한범은 A매치 데뷔전이었고, 김주성과 전진우는 처음으로 선발에 나서는 기회를 잡았다. 특히 이날 선발 출전한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평균 나이가 24.3세에 불과할만큼 대폭 젊어진 홍명보호였다.
이미 탈락이 확정되며 동기부여가 떨어진 쿠웨이트를 상대로 한국은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했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앞선 경기들과 비교해 활력이 넘쳤다.
이 가운데 전진우의 발견은 이번 6월 2연전에서 최고의 수확이다. 전진우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득점 선두에 오르며 전북의 명가재건을 이끌고 있다. 지난 이라크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1도움을 올리며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번 쿠웨이트전에서는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으며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른쪽과 중앙으로 넘나들며 공격의 윤활유를 더한 전진우는 전반 30분 특유의 위치 선정과 골 냄새를 맡으며 감격적인 A매치 데뷔골을 쏘아 올렸다.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홍명보호의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추가 발탁된 배준호는 이날 왼쪽에서 화려한 발재간과 창의적인 패스를 공급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후반에만 2도움을 기록했다.
후반 29분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이날 134번째 경기를 소화했다. 2010년 12월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15년 동안 대표팀에서 활약한 손흥민은 이운재를 넘고 한국 선수 역대 A매치 출전 단독 3위에 올랐다. 136경기를 뛴 공동 1위 차범근, 홍명보(이상 은퇴)와의 격차를 2경기로 좁혔다.
한편, 홍명호는 다음달 동아시안컵에 출전해 중국, 홍콩, 일본과 3경기를 치른다. 9월에는 미국-멕시코 원정 평가전에 나설 예정이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서울월드컵경기장, 한국 서울 - 2025년 6월 10일)
한국 4 - 전진우(도움:황인범) 30' 이강인(도움:배준호) 51' 오현규(도움:배준호) 54' 이재성(도움:김주성) 71'
쿠웨이트 0
선수명단
한국 4-2-3-1 : GK 이창근 - 설영우(75'양현준), 이한범, 김주성, 이태석(83'황희찬) - 황인범, 원두재 - 전진우(69'박승욱), 이강인, 배준호(69'이재성) - 오현규(75'손흥민)☞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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