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아이돌 가수 출신들이 연기에 도전하면 시청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드림하이>의 수지와 <응답하라1997>의 정은지, <응답하라1988>의 혜리 등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들이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면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을 향한 대중들의 시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아이돌 가수들이 데뷔를 하기도 전에 연기 겸업을 염두에 두고 연습생 시절부터 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하거나 따로 연기 수업을 받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11일 첫 방송되는 KBS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 버렸다>도 아이돌 가수 출신의 두 배우가 남녀주인공을 맡았다. '짐승돌' 2PM의 메인래퍼 옥택연은 2023년 <가슴이 뛴다>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 그리고 소녀시대의 막내이자 '바른 생활 소녀'로 명성이 자자한 서현은 눈 떠 보니 소설 속 인물로 깨어난 영의정의 금지옥엽 고명딸 차선책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소녀시대 막내'에서 연기자로 변신 성공
▲서현은 2017년 첫 지상파 주연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을 통해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MBC 화면 캡처
초등학교 5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SM 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을 볼 기회를 얻은 서현은 오디션 현장에서 <들꽃 이야기>라는 동요를 불러 SM의 연습생으로 발탁됐다. 5년 동안 연습생 생활을 거친 서현은 2007년 고등학교 1학년의 나이에 걸그룹 소녀시대의 막내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서현은 뛰어난 노래 실력에도 태연과 제시카 등 보컬 라인이 탄탄했던 소녀시대에서 리드보컬을 담당했다.
소녀시대가 < GEE >와 <소원을 말해봐>를 연속으로 히트 시키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던 2009년에도 여전히 고등학생이었던 서현은 2010년 동국대 연극학부에 진학했고 2012년 소녀시대 태티서로 활동했다. 2015년 < PARTY >와 < LION HEART >가 수록된 정규 5집까지 가수 활동에 전념한 서현은 2016년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후백제의 마지막 공주 우희 역을 맡으며 연기를 시작했다.
2017년 솔로 음반을 발표하며 가수 활동을 병행하던 서현은 2017년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에 출연하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지상파 드라마의 주연을 맡았다. <도둑놈, 도둑님>에서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준 서현은 2017년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배우로 자리매김했고 2018년 MBC 수목드라마 <시간>에서는 셰프 지망생 설지현 역을 맡아 김정현, 김준한과 연기호흡을 맞췄다.
2018년과 2019년 한국과 태국, 태만, 홍콩, 일본에서 팬미팅 아시아 투어를 한 서현은 2020년 jtbc의 2부작 단막극 <안녕 드라큘라>에서 레즈비언 초등학교 선생님 지안나를 연기했다. 데뷔 첫 퀴어 드라마에 도전하며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간 서현은 같은 해 가을 고영표, 김효진, 김영민과 함께 출연한 jtbc 수목드라마 <사생활>에서 29년 경력의 생활형 사기꾼 차주은 역을 맡아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했다.
2022년에는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제작 단계부터 참여한 오리지널 영화 <모럴센스>에서 직장 동료의 비밀스러운 취향을 알게 된 후 그와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이끄는 여성 정지우를 연기했다. 연기자 데뷔 후 주로 차분하고 진지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던 서현의 첫 코미디 도전이었다. 하지만 <모럴센스>는 1410만 시간의 누적 시청시간으로 큰 흥행은 하지 못했다(넷플릭스 TOP 10 집계 기준).
3년 만에 KBS 드라마 출연해 옥택연과 호흡
▲서현은 넷플릭스 드라마 <도적: 칼의 소리>에서 조선총독부 철도국 과장으로 위장한 독립운동가를 연기했다.
넷플릭스 화면 캡처
서현은 2022년 6월 드라마 <철인왕후>와 <달이 뜨는 강>으로 주가를 올리던 신예 나인우와 함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KBS 수목드라마 <징크스의 연인>에 출연했다. 하지만 순조롭게 방영되던 <징크스의 연인>은 동 시간대 케이블 채널 ENA에서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엄청난 복병을 만나면서 기세가 한 풀 꺾였고 3%의 아쉬운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2023년에는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도적: 칼의 소리>에서 조선총독부 철도국 과장으로 위장한 독립 운동가 남희신을 연기했다. <도적: 칼의 소리>는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공개 4일 만에 넷플릭스 월드 순위 6위까지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300억 원이 넘는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음에도 4620만 시간의 누적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성과를 남겼다.
서현은 지난 4월 2021년 마동석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 <거룩한 밤:데몬헌터스>가 4년 만에 개봉했고 11일 첫 방송되는 로맨스 판타지 웹소설 원작의 <남주의 첫 날밤을 가져버렸다>에 출연한다. 서양이었던 원작의 배경을 조선시대로 바꾸면서 캐릭터의 이름도 모두 바뀐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에서 서현은 잠에서 깨어보니 가장 좋아하던 소설 속에서 영의정 딸이 된 차선책을 연기한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에서 옥택연은 임금이 가장 총애하는 조카 경성군 역을 맡았다. <인간수업>과 <무빙>, <나인퍼즐> 등 OTT 드라마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권한솔은 소설 속 여주인공이었지만 차선책의 등장과 함께 운명이 흔들리는 조은애를 연기한다. 이 밖에 서범준과 지혜원, 서현철, 윤유선, 김아영 등이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를 빛낼 예정이다.
최고 걸그룹 막내에서 배우로 성공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서현은 새 드라마에서 어떤 매력을 보여줄까.
▲서현이 3년 만에 출연하는 KBS의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서양 배경의 원작 웹소설을 조선 시대로 각색한드라마다.<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홈페이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걸그룹 막내에서 배우로 성공, 이번엔 임금 조카와 스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