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귀궁'
SBS 금토드라마 '귀궁'SBS

SBS 금토 드라마 <귀궁>이 지난 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총 16부작에 걸쳐 방영된 판타지 로맨스 사극 <귀궁>은 전작 <보물섬>의 인기를 이어받아 꾸준히 시청률 9-10%대 시청률과 각종 OTT 플랫폼 인기 순위 Top10을 유지하는 등 선전을 펼쳤다.

궁중의 권력 암투와 귀신의 이야기를 결합시킨 독특한 소재를 앞세운 <귀궁>은 한동안 현대물 중심으로 꾸려 나간 SBS 드라마가 모처럼 선보인 사극이다. 육성재(강철 역)-김지연(여리 역)-김지훈(이정 역) 등 주연배우들과 더불어 막판 팔척귀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서도영(팔척귀/천금휘 역) 등 출연진의 호연 속에 <귀궁>은 풍성한 이야기 구성으로 마지막 회까지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했다.

왕에 빙의한 팔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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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팔척귀(서도영 분)는 중전을 해친 것이 그치지 않고 왕 이정의 몸에 빙의하면서 거침없는 만행을 일삼기에 이른다. 100여 년 전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웠지만 돌아온 것은 가족을 비롯한 백성들의 죽음이었기에 억울함을 평생 갖고 있던 팔척귀는 당시의 복수를 지금의 세상을 향해 쏟아내고 있었다.

급기야는 원자의 처소를 습격해 자기 아들을 해하려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이를 그대로 보고 있을 강철과 여리가 아니었다. 강철은 여리와 원자가 빠져나갈 시간을 벌기 위해 칼을 들고 빙의된 왕과 목숨을 건 대결을 펼친다.

어지간한 힘으로는 팔척귀를 상대한다는건 강철과 여리에겐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결국 여리와 강철은 각각 위험한 선택으로 팔척귀와의 최후의 대결을 준비한다. 화덕차사(불타 죽은 귀신을 데려가는 저승사자)로 빙의한 여리는 왕과 쇠사슬을 놓고 혈투를 펼치지만 팔척귀를 상대하기엔 힘에 부쳤다.

소멸을 각오한 강철, 인간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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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척귀에게 제압 당한 여리가 피를 토하고 쓰러진 그 순간 강철이 이들 앞에 나타났다. "네가 먼저 가면 날 더러 어떻게 버티라는 것이냐?"라면서 여리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 강철은 마지막 수단으로 골담초를 마시고 팔척귀와의 싸움을 선택했다. 자신의 소멸을 각오하면서까지 독초를 들이 마신 강철의 바람대로 팔척귀를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여리는 팔척귀 천금휘를 비롯해 억울하게 목숨을 잃어야만 했던 원혼들을 위한 천도제를 지냈고 혼령들을 만나게 된 왕 이정은 무릎을 꿇고 이들에게 진심어린 사죄를 표했다. "허무하구나. 고작 그 눈물 몇 방울이면 될 것을"이라며 천금휘는 백성들과 함깨 천도했다. ​

자신의 기운을 모두 소진했던 강철은 옥황상제를 만나 용이 되어 승천하는 것 대신 사람이 되어 인간 세상에 남는기로 결심했고 결국 3일만에 되살아나 여리를 다시 만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이후 가정을 꾸리고 딸까지 얻게 된 강철과 여리는 "다시 궐에 요상한 일이 생겼다"는 부름을 받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시즌2에 대한 암시와 더불어 <귀궁>의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또 한번 입증한 SBS 금토 드라마 불패 신화

 SBS 금토드라마 '귀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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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방송사들이 총력전을 펼치다시피하는 주말 심야 시간대 드라마 중 <귀궁>은 독특한 색깔을 내뿜었다. 판타지 로맨스라는 소재와 더불어 다소 무거울 수 있는 귀신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기존 우리가 봐왔던 사극과는 다른 결을 드러냈다.

억울한 원혼들의 한을 풀어주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은 군더더기 없이 빠른 속도로 펼쳐졌다. 기존 SBS 금토 드라마 속 현대물의 속도감 강점이 사극에서도 반영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범죄물·정의구현 등에 국한되던 해당 시간대 작품의 다양성까지 이끌어 냈다.

사실상 1인 2역에 해당되는 강철 역할을 뻔뻔할 만큼 잘 소화해낸 육성재, 두번째 사극 도전을 통해 확실하게 능력치를 보여준 김지연, OTT 현대물 중심으로 활약해온 김지훈 등 주연 배우들은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뿐만 아니라 주요 출연진들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 귀신들의 연이은 등장은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인간 캐릭터 못지 않게 큰 비중을 지닌 악귀들을 내세운다는 건 드라마를 어두운 구성으로 만들 수 있는 양날의 칼이었지만 때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동시에 다양한 방식의 반전도 함깨 녹여냈다. 폭발적이진 않았지만 꾸준함을 유지한 인기 속에 <귀궁>은 SBS 금토 드라마의 불패 신화를 다시 한번 증명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얻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귀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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