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과 2023년 두 시즌에 걸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 D.P. >는 김보통 작가의 웹툰 < D.P 개의 날 >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으로 정해인과 구교환, 손석구, 김성균, 조현철, 신승호 등이 열연을 펼치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그러나 군대 내 탈영병을 잡는 군탈 체포조를 소재로 하는 만큼 조연이었던 원지안과 김지현 등 일부 배우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출연진이 남자 배우들로 이뤄졌다.

2021년부터 한국에서 서비스를 실시한 OTT 채널 디즈니 플러스는 2022년부터 <카지노>와 <최악의 악>, <비질란테>, <강남 비-사이드> 같은 범죄 누아르 장르의 드라마들을 대거 선보였다. 이 드라마들 역시 장르의 특성상 여성 배우들보다는 남자 배우들이 중심이 됐고 손은서(<카지노>), 임세미(<최악의 악>), 김소진(<비질란테>), 하윤경(강남 비-사이드>) 같은 여성 배우들은 작품에서 크게 돋보이지 못했다.

오는 6일에는 오세형·김균태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넷플릭스 드라마 <광장>이 공개된다. <광장> 역시 '범죄 액션 누아르'를 표방하는 만큼 이름이 알려진 여성 배우들은 거의 출연하지 않는다. 하지만 2012년 영화 <회사원> 이후 정통 액션 장르에 출연하지 않았던 배우 소지섭이 13년 만에 액션 누아르 장르에 도전하는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데뷔 10년 차에 톱스타 등극

 <회사원>은 소지섭의 뛰어난 액션 연기에도 전국 111만 관객으로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회사원>은 소지섭의 뛰어난 액션 연기에도 전국 111만 관객으로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주)쇼박스

고교 시절까지 엘리트 수영선수로 활동하다가 1995년 청바지 모델로 데뷔한 소지섭은 1998년 인기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에 투입되면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초 여러 드라마에서 조·단역을 맡으며 연기 경험을 쌓았고, 2001년 드라마 <로펌>과 <맛있는 청혼>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 도약했다. 2002년에는 드라마 <유리구두>와 <지금은 연애중>, 영화 <도둑맞곤 못살아>에서 주연을 맡았다.

2003년 드라마 <천년지애>에서 성유리의 상대역으로 출연했던 소지섭은 같은 해 하지원, 조인성과 연기 호흡을 맞춘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가난한 환경에 대기업에 입사하는 강인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발리에서 생긴 일>로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인기상을 수상했고, 2004년 첫 번째 인생작으로 꼽히는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통해 일약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 시한부 인생을 사는 호주 입양아 차무혁을 연기한 그는 '인생연기'를 선보이며 2004년 KBS 연기대상 4관왕과 2005년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사회 복무요원으로 입대해 군복무를 마쳤고, 2008년 훗날 천만영화 <택시 운전사>를 연출하는 장훈 감독의 <영화는 영화다>에서 강패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2009년 드라마 <카인과 아벨>에서 1인2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소지섭은 2010년 김하늘, 윤계상과 함께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로드 넘버 원>에 출연했다. 하지만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이 드라마는 시청률 50%를 기록한 '강력한 복병' <제빵왕 김탁구>를 만나면서 최고시청률 9.2%, 최종회 시청률 5.3%를 기록하며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2011년 한효주와 함께 출연한 멜로 영화 <오직 그대만>에서 전직 복서를 연기한 소지섭은 2012년 영화 <회사원>을 통해 정통 액션에 도전했다. 살인 청부회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유능한 영업2부 과장 지형도 역을 맡아 절도 있고 절제된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관객들은 <아저씨>로 눈이 한껏 높아졌고 <회사원>은 전국 111만 관객이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회사원> 이후 13년 만에 액션 누아르 도전

 소지섭은 2018년 <내 뒤에 테리우스>를 통해 데뷔 24년 만에 지상파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소지섭은 2018년 <내 뒤에 테리우스>를 통해 데뷔 24년 만에 지상파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했다.MBC 화면 캡처

소지섭은 단독 주연 액션영화 <회사원>이 아쉬운 성적을 올렸지만 2012년 김은희 작가의 범죄 스릴러 <유령>과 2013년 홍자매 작가의 코믹 호러 로맨스 <주군의 태양>을 연속으로 히트 시키며 짧은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특히 <주군의 태양>은 <발리에서 생긴 일> 이후 10여 년 동안 진지하고 남성적인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소지섭이 유쾌한 캐릭터를 맡으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2015년 영화 <사도>에서 정조 역으로 특별 출연하고 2017년 <군함도>에서 말보다 주먹이 앞선 종로깡패 최칠성을 연기한 그는2018년 드라마 <내 뒤에 태리우스>에 출연했다. 유쾌한 첩보 로맨스 드라마 <내 뒤에 태리우스>에서 전직 국가정보원 블랙요원 김본 역을 맡아 MBC 드라마의 침체 속에 드라마를 성공으로 이끌며 데뷔 24년 만에 지상파 연기대상 사싱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20년대 들어서는 영화 <외계+인>과 <자백>, 드라마 <닥터로이어> 등에 출연했다. 지난해 촬영을 끝낸 신작 <광장>은 오는 6일 공개된다. 소지섭이 데뷔 30년 만에 선택한 첫 OTT 드라마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범죄 액션 누아르 장르의 작품이다. 소지섭은 <광장>에서 동생의 죽음으로 11년 만에 조직에 돌아와 복수를 위해 그 배후를 파헤치는 주인공 남기준을 연기한다.

남성 조폭 세계를 다룬 작품인 만큼 소지섭 외에도 대부분의 주요 출연진들이 남자 배우들로 구성돼 있다. 허준호가 기준의 동생이 속했던 조직 '주운'의 대표 이주운을 연기하고 공명은 '주운'과 서울을 양분하고 있는 '봉산'의 후계자 구준모 역을 맡았다. <옥씨부인전>과 <중증외상센터>로 명성을 높인 추영우는 이주운의 아들 이금손을 연기하고 차승원과 이준혁도 특별 출연할 예정이다.

소지섭은 지난 2009년 현재 자신의 소속사이기도 한 '51K'를 설립해 영화·공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수입·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엔 51K가 공동 제공으로 참여한 데미 무어 주연의 영화 <서브스턴스>가 50만 관객을 돌파하는 작은 이변을 일으켰다. 배우는 물론이고 연예 기획사 겸 콘텐츠 투자사의 대표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는 <광장>을 통해 액션 누아르의 주인공으로서 건재함을 보여줄 수 있을까.

 <광장>은 소지섭이 연기하는 남기준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액션 누아르 드라마다.
<광장>은 소지섭이 연기하는 남기준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액션 누아르 드라마다.넷플릭스



소지섭 광장 액션누아르 넷플릭스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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