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야구'
스튜디오C1
스튜디오C1의 유튜브 야구 예능 <불꽃야구>가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지난 2일 공개된 <불꽃야구> 5화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대기록이 쓰였다. 불꽃 파이터즈의 투수 이대은은 7대0 완승을 거둔 경북고와의 시즌 2차전에서 선발 9이닝 동안 단 한 개의 볼넷, 안타, 실책 출루 허용 없이 단 85개의 투구수 만으로 타자 27명을 아웃으로 틀어 막는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9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완봉승', 무안타-무실점으로 끝내는 '노히트노런'과 달리 퍼펙트 게임은 난이도 측면에서 비교도 안될 만큼 이뤄내기 어려운 기록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선 1군 기준으로는 단 한번도 성사된 적이 없었을 만큼 선발 투수에겐 꿈의 대기록이기도 하다.
이대은의 역대급 호투와 정의윤의 3점 홈런 포함 3안타 맹활약에 힘입어 불꽃 파이터즈는 고교 야구 명문 경북고에 2연승을 거두면서 기분 좋은 시즌 출발에 돌입했다. 비록 방송은 매회 삭제 처리되는 등 사실상 '게릴라'식 방영이 이어지고 있지만 동시 접속자수 22만 명에 달하는 구독자들의 성원 속에 파이터즈는 새로운 용기를 얻고 있다.
11K + '매덕스' 투구로 장식한 퍼펙트 게임
▲'불꽃야구'
스튜디오C1
이번 경북고와의 2차전은 3회초 일찌감치 승부가 판가름 났다. 타순이 한바퀴 돌면서 경기 분위기에 적응하기 시작한 파이터즈 타자들은 착실하게 상대 선발 투수 강연우를 공략,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박용택의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정면 땅볼로 잡히면서 파이터즈에겐 병살타의 위기가 찾아왔지만 3루주자가 홈에서 세이프, 어렵게 선취점을 얻었다.
뒤이어 이대호의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1점을 추가한 데 이어 정의윤이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쓰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단숨에 5대0을 만들었다. 그리고 7회 정성훈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7대0, 큰 점수 차이로 달아났다. 타자들의 든든한 화력 지원 속에 이대은은 말 그대로 '역대급' 투구를 선보였다.
무피안타 무사사구 11탈삼진으로 경북고 타자들을 타석에서 얼어 붙게 만든 이대은은 단 85개의 공으로 9이닝을 완벽하게 틀어 막았다. 퍼펙트 게임 달성과 동시에 이른바 '매덕스 경기'(1990년대 메이저리그 특급 투수 그렉 매덕스가 완벽한 제구력을 과시했던 것에 착안해 100구 미만으로 9이닝 무실점 기록을 달성할 때 부르는 명칭, 정식 기록은 아니다 - 기자 말)까지 완성시킨 것이다.
위기 속 희망의 불꽃 보여준 역투
▲'불꽃야구'
스튜디오C1
여전히 <불꽃야구>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말 그대로 '바람 앞의 촛불' 신세에 놓여 있다. 매회차 월요일에 공개되기가 무섭게 2-3일만에 제작사 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JTBC '측이 신고해 동영상이 삭제되면서 본의 아니게 구독자들이 본방 사수를 해야 하는 기이한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일련의 사태 발생 이전에 촬영된 경기이긴 하지만 이대은의 퍼펙트 게임 달성은 여러 면에서 선수단과 시청자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했다. 비록 예능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결코 쉽게 이룰 수 없는 대기록을 수립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전성기가 지난 프로 출신 선수들의 여전한 열정을 다시 한번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동안 <최강야구>시절부터 고교팀들과 경기를 치르면서 압도적 승률을 기록했지만 이 과정에서 만만찮은 학생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기도 했다. 퍼펙트 게임은 고사하고 완투·완봉승 경기도 좀처럼 이루기 쉽지 않았다. 이번 이대은의 호투는 선수 본인뿐만 아니라 동료들로 하여금 한계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자신감을 안겨준 셈이었다.
대전시와의 MOU·연이은 프로 입단... 돌파구 마련할까?
▲지난달 26일 대전시는 스튜디오C1과 불꽃야구 유치 및 전용구장 운영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대전시
비록 법적 분쟁 속 <불꽃야구>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그런 와중에서 조금씩 돌파구를 마련 중인 모양새다. 지난 달 29일에는 반가운 소식 하나가 들려왔다. 대전시와 스튜디오C1가 '불꽃야구 유치 및 전용구장 운영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새 구장 준공 및 리모델링 준비 등으로 인해 유휴 공간으로 남겨진 대전 한밭 야구장을 <불꽃야구> 전용 구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고척돔과 잠실 야구장 등을 빌려 촬영 중인 방송 특성상 만만찮은 대관 비용이 소요되는 여건을 고려하면 일정 부분 제작비 부담을 덜 수 있는데다 고정된 경기장 확보에 따른 안정적인 스케줄 마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불꽃 파이터즈에 입단했던 독립 구단 선수들이 속속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내야수 박찬형이 롯데 자이언츠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데 이어 투수 김경묵 또한 KIA 타이거즈 입단을 확정지으면서 파이터즈로부터 '아름다운 방출'(?)이 이뤄진 것이다. 비록 정이 채 들기도 전에 작별하게 됐지만 더 큰 무대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
이렇든 최근 전해지고 있는 일련의 소식들은 '하루살이'(?) 신세 같은 프로그램으로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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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1명이 타자 27명 아웃시켰다, 기적의 '퍼펙트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