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분 25초, 이정협(하늘색 유니폼 18번)의 헤더 만회골 순간!
Ohmynews, 심재철
남자축구 국가대표 골잡이로도 활약했던 이정협이 쓰러져가는 천안 시티 FC를 구했다. 아무리 홈 게임이라고 하지만 8게임 연속 승리 기세를 몰아 K리그2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상대로 후반 교체 선수로 들어와 2분 25초만에 따라붙는 골을 터뜨린 것도 모자라, 추가 시간 4분 27초에 극장 동점골까지 터뜨렸으니 꼴찌 탈출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천안 홈팬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김태완 감독이 이끌고 있는 천안시티 FC가 1일 오후 7시 천안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5 K리그2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홈 게임에서 돌아온 골잡이 이정협의 2골 활약에 힘입어 3-3으로 비겼다.
18살 준프로 '우정연'도 믿기 힘든 데뷔골
게임 시작 전까지 홈 팀 천안시티 FC의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이번 시즌 공식 기록만 놓고 봐도 '천안시티 FC 1승 1무 11패 vs 인천 유나이티드 11승 1무 1패' 모양새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 투성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축구 게임 결과가 언제나 예측한 그대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듯 K리그2 꼴찌 팀 천안시티 FC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높이고 강한 압박 축구를 펼쳐 놀라운 내용과 그 결과를 보여주었다.
반대로 K리그2 선두 팀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은 상대 팀을 얕잡아 보는 것처럼 수비면에서 빈틈을 많이 드러냈다. 시작 후 19분 52초에 홈 팀 천안시티 FC의 벼락골이 들어갔다. 최근 준프로 계약을 맺은 천안공고 우정연 학생 선수가 펠리페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아 프리 헤더로 시원한 골을 꽂아넣은 것이다. 20일 전에 18살이 된 K리그 새내기의 꿈같은 데뷔골이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인천 유나이티드가 2분 41초만에 행운의 자책골을 이끌어내며 한숨을 돌렸다. 센터백 김건희가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로 로빙 패스를 넘겨준 것을 김명순이 달려가 절묘한 논스톱 발리 크로스로 방향을 바꿨는데, 천안시티 FC 마상훈의 머리에 맞고 자책골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인천 유나이티드는 전반 끝나기 전에 2-1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41분, 이주용의 왼쪽 코너킥 크로스가 골문 앞으로 날아왔을 때 수비하던 이상명이 오른팔을 잘못 내뻗는 바람에 핸드 볼 반칙이 VAR 카메라로 확인된 것이다. 이 절호의 기회를 득점 선두 무고사가 놓치지 않고 왼쪽 구석으로 시원하게 차 넣었다. K리그 통산 99번째 골(190게임)이 또 묵직하게 들어간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후반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르소가 추가골(56분 34초)까지 넣고 3-1로 달아났으니 선수들의 마음이 더 느슨하게 풀어진 듯 보였다. 이에 천안시티 FC 벤치에서는 66분에 데뷔골 주인공 우정연 대신 경험 많은 공격수 이정협을 들여보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바꿔 들어가 2분 25초만에 이정협의 헤더 만회골이 터졌다. 왼쪽 풀백 김영선의 측면 인스윙 크로스를 받기 위해 골문 반대 방향으로 점프했지만 이정협의 정확한 헤더는 인천 유나이티드 민성준 골키퍼의 키를 넘어 포물선 골로 떨어졌다.
지난 해 성남 FC 유니폼을 입고 22게임을 뛰기는 했지만 단 1개의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하고 천안시티 FC로 이적한 이정협이 무려 554일만에 골을 터뜨린 것이다. 2023년 11월 25일 강원 FC 소속으로 뛰면서 수원 FC와의 강릉 홈 게임에서 1골을 넣은 이후 실로 오랜만에 골만을 봤다.
이달 하순 만 34살이 되는 이정협의 만회골 덕분에 추격 가능성을 확인한 천안시티 FC 선수들은 더 거세게 인천 유나이티드 수비들을 흔들어냈고, 새 주장으로 뽑힌 툰가라가 기막힌 왼발 감아차기 슛(85분)으로 정말 동점골을 확인시켜주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인천 유나이티드 민성준 골키퍼가 자기 오른쪽으로 날아올라 믿기 힘든 슈퍼 세이브 실력을 뽐냈다.
▲후반 추가 시간 4분 27초, 천안시티 FC 교체 선수 이정협의 극장 동점골이 들어가는 순간!
Ohmynews, 심재철
이대로 인천 유나이티드의 펠레 스코어 승리가 예상되기도 했지만 후반 추가 시간 축구 드라마가 나왔다. 펠리페의 측면 왼발 크로스가 큰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들었기에 민성준 골키퍼의 글러브에 잡히는 줄 알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솟구친 이정협의 헤더가 조금 더 빨랐고 정확했다. 후반 추가 시간 4분 27초에 이루어진 3-3 극장 동점골이었으니 골문 뒤 천안시티 FC 서포터즈는 모두 하늘로 날아오를 듯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정협의 K리그 통산 301번째 게임, 천안시티 FC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아홉 게임만에 데뷔골을 터뜨린 것도 모자라 2골을 몰아넣었으니 그동안 골이 터지지 않아 마음 고생이 심했던 표정이 멀리서도 보였다. 이 게임 전까지 한 게임 당 0.46골(13게임 6득점)밖에 넣지 못하는 빈약한 공격력을 보여준 천안시티 FC가 리그 선두 인천 유나이티드 FC를 상대로 한 게임에 3골이나 뽑아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기록이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이전 게임까지 8연속 승리 신기록, 4게임 연속 무실점 승리, 13게임 5실점(게임 당 0.38 실점) 기록으로 최소 실점 1위를 이어온 K리그2 우승 후보 팀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모든 결과가 놀라울 뿐이다.
천안시티 FC(14위)는 오는 8일 오후 7시 김포 FC(10위)를 만나기 위해 솔터구장으로 찾아가며, 인천 유나이티드 FC(1위)도 같은 날 같은 시각 부천 FC 1995(6위)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으로 불러들인다.
2025 K리그2 결과 (6월 1일 오후 7시, 천안 종합운동장)
★ 천안시티 FC 3-3 인천 유나이티드 FC [골, 도움 기록 : 우정연(19분 52초,도움-펠리페), 이정협(68분 25초,도움-김영선), 이정협(90+4분 27초,도움-펠리페) / 마상훈(22분 33초,자책골), 무고사(43분 4초,PK), 제르소(56분 34초)]
◇ 천안시티 FC (4-4-2 감독 : 김태완)
FW : 펠리페, 우정연(66분↔이정협)
MF : 이상준(46분↔툰가라), 이풍범, 이종성(78분↔명준재), 신한결(66분↔김서진)
DF : 김영선, 마상훈, 이웅희, 이상명(86분↔최진웅)
GK : 박주원
◇ 인천 유나이티드 FC (4-4-2 감독 : 윤정환)
FW : 박승호(74분↔신진호), 무고사
MF : 바로우(85분↔김민석), 민경현, 이명주(74분↔문지환), 제르소(85분↔김성민)
DF : 이주용, 박경섭(74분↔델브리지), 김건희, 김명순
GK : 민성준
◇ 2025 K리그2 현재 순위표
1 인천 유나이티드 FC 35점 11승 2무 1패 29득점 8실점 +21
2 수원 삼성 블루윙즈 28점 8승 4무 2패 30득점 17실점 +13
3 전남 드래곤즈 28점 8상 4무 2패 22득점 14실점 +8
4 서울 E랜드 FC 27점 8승 3무 3패 24득점 19실점 +5
5 부산 아이파크 25점 7승 4무 3패 22득점 14실점 +8
6 부천 FC 1995 22점 6승 4무 4패 23득점 21실점 +2
7 충남아산 FC 18점 4승 6무 4패 17득점 15실점 +2
8 성남 FC 18점 4승 6무 4패 13득점 12실점 +1
9 경남 FC 17점 5승 2무 7패 16득점 22실점 -6
10 김포 FC 13점 3승 4무 7패 12득점 17실점 -5
11 충북청주 FC 12점 3승 3무 8패 16득점 27실점 -11
12 안산 그리너스 12점 3승 3무 8패 9득점 20실점 -11
13 화성 FC 9점 2승 3무 9패 15득점 24실점 -9
14 천안시티 FC 5점 1승 2무 11패 9득점 27실점 -18☞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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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및 라켓 스포츠 기사,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