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토일 드라마 '굿보이'
JTBC 토일 드라마 '굿보이'JTBC

"성화가 꺼지면 우리는 잊혀진다. 하지만 기억해라.
우리의 심장은 여전히 뜨겁고 터질 듯 울어대고 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으로 잔잔한 웃음과 감동을 안겨준 JTBC 토일드라마가 이번엔 코믹, 통쾌한 액션의 색다른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 5월 31일부터 방영된 <굿보이>가 그 주인공이다. 드라마는 국제대회에 입상해 국위를 선양한 대표 선수 출신으로 경찰에 특별 채용됐지만 조직 내에서 따돌림 받는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그동안 JTBC 토일 드라마에선 보기 어려웠던 화끈한 액션 연기과 다채로운 출연진들이 선보이는 웃음이 '범죄 소탕'이라는 큰 틀을 탄탄히 잡아준 1회부터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그 속에서 등장하는 각종 사건과 캐릭터들의 사연들이 하나로 어우어지며 모처럼 대박 인기의 예감을 안겨주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우직한 청년 관식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낸 박보검을 중심으로 김소현, 허성태, 이상이, 태원석 등이 그려가는 참된 경찰의 이야기는 과연 치열해진 6월 TV 드라마 시장에서 통쾌한 한방을 터뜨릴 수 있을까?

사고뭉치 청년 경찰 윤동주

 JTBC 토일 드라마 '굿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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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박보검 분)는 한때 잘 나가던 국가대표 복싱 선수 출신이다. 국제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위를 선양했지만 도핑 의혹에 휩싸여 추락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간신히 명예를 회복했지만 사람들의 기억에서 그의 존재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국대 특채로 경찰이 됐지만 특유의 '욱'하는 성격 탓에 연일 사고만 치는게 다반사다. 치료비 배상으로 월급은 차압 당하고 강등당한 그를 어느 부서에서건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사격 국가대표 출신 지한나(김소현 분). 이른바 '국민 요정'의 존재로 사랑 받았던 한나는 평소 희망했던 경찰에 지원했다. 그런데 이곳에서의 생활은 자신이 바랐던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능력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오직 조직의 홍보 용도로 동원되고 동료 여경들의 질투 대상일 뿐이었다.

전직 펜싱 은메달리스트 김종현(이상이 분). 부상으로 은퇴한 그는 경찰학교도 수석으로 졸업하는 등 다른 특채 경찰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하지만 내부 고발로 인한 마찰로 인해 종현 역시 조직내에서 따돌림 당하는 존재에 불과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가를 위해 땀흘렸던 운동 선수 출신이라는 점 뿐이었다. 단 하나의 공통점만을 지닌 이들 앞에 새로운 임무가 부여된다.

'빌런' 오정세와의 피할 수 없는 대결

 JTBC 토일 드라마 '굿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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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에 접어든 <굿보이>에선 새롭게 조직된 특별수사팀을 중심으로 뺑소니 사건의 진범 민주영(오정세 분)과의 만남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여전히 자신을 그저 경찰 홍보 수단으로만 활용하려는 청장에게 항의하면서 사표를 내 던진 한나, 그녀에게 마음을 고백했다가 대차게 차인 동주의 이야기도 함께 다뤄진다.

주영의 협박으로 인해 뺑소니 범인으로 자백한 절친 동생 경일(이정하 분)을 둘러싼 음모를 눈치챈 동주는 자신을 나락에 빠뜨렸던 오종구(정만식 분)를 찾아가 육탄전을 벌이면서 분노를 폭발시키기에 이른다. 이어진 2화 후반부에선 뺑소니 사건의 진범을 알아챈 동주가 직접 '빌런' 주영을 찾아내 향후 전개될 사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너지? 나 알 텐데. 전에 말했잖아. 경찰이라고. 그새 잊었어요?"

시력 2.0을 지닌 동주의 예리한 눈썰미는 실제 범인이 장례식장을 찾아온 문상객 중 한 명이자 관세청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포착해낼 수 있었다. 총 16부작 구성 중 남은 14부의 기나긴 여정을 함께 할(?) 동주 vs. 주영의 만남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핏빛 대결을 예고했다.

코믹과 통쾌함이 어울어진 정의 구현 액션물

 JTBC 토일 드라마 '굿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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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 출신답게 탁월한 신체 능력을 발휘하면서 일당백으로 조직 폭력배들과 맞서 싸우는 1화 후반부의 내용은 TV 드라마 답잖게 현란한 화면 구성으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 잡았다. 페인트 공장이라는 배경에 걸맞게 원색의 색채감이 마치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처럼 그려지면서 '한 번 물면 결코 놓치지 않는 주인공 윤동주의 처절한 사투'를 더욱 또렷하게 보는 이들에게 각인시킨다.

조선족 폭력배들을 경기용 공기 소총으로 단숨에 제압하는 명사수 한나, 각목 하나로 여전한 칼솜씨를 보여준 종현 등의 활약상은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기러기 아빠 신세인 생계형 팀장 고만식(허성태 분), 교통경찰 신재홍(태원석 분)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과 더불어 극중 코믹함을 담당하는 조판열 청장(김응수 분), 든든한 조력자로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황경철 부장(서현철 분) 등 다양한 출연진들은 저마다의 역할을 200% 충실히 소화하면서 <굿보이>를 믿고 볼 만한 작품으로 완성시켜준다.

 JTBC 토일 드라마 '굿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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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부에선 찬밥 신세인 주요 인물들이 한 팀으로 뭉쳐 범죄를 소탕한다는 <굿보이>의 기본 골격은 여타 범죄 수사물에서 익히 친숙한 이야기 구성이다. 영화 <극한직업>을 비롯한 수많은 작품에서 다뤘던, 잘못 건드릴 경우 뻔하디 뻔한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는 양날의 칼 같은 소재를 <굿보이>는 국대 출신 특채 경찰이라는 다소 특이한 존재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도모한다.

코믹과 범죄 액션이 적절한 비율로 어우러지면서 시원한 한방을 고대하던 시청자들로선 향후 주인공들의 맹활약에 대한 든든한 기대해도 좋을 만큼 <굿보이>는 1-2회를 통해 확실하게 토일요일 밤 시간대를 자리 잡았다. 만만찮은 범죄 조직과의 피할 수 없는 일전을 통해 한때 '잊힌' 영웅들은 '경찰'이라는 금메달 이상의 무게감을 지닌채 또 한번의 승부에 돌입할 전망이다. 시원한 맥주 같은 드라마가 모처럼 찾아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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