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홍경 배우
넷플릭스
캐릭터 설정부터 실사 촬영 등 기존 애니메이션 작업과 차별화된 프로덕션이 눈길을 끈다. 한지원 감독은 "디즈니, 픽사같이 예산이 큰 프로젝트에서 시도하는 방법이나, 국내에서는 시도된 적 없는 걸로 안다. 모션 캡처와는 다르며 배우의 연기를 2D로 그리는 부분에서 강조점이나 애니메이션적인 포인트를 주는 방향이 달랐다. 애니메이터가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나 배우가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작업 방식을 소개했다.
이어 "풍부한 연기를 표현하려 프레임 수를 많이 썼다. 협업한 팀도 움직임을 살릴 수 있는 방향을 이해한 애니메이터의 역량을 중시하며 소통했다. 팀을 꾸릴 때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소화할 분을 모셨다"라면서 차세대 애니메이터 선정 방식을 말했다.
두 배우는 드라마 <악귀> 이후 재회했다. 또한 <이 별에 필요한>으로 실사 촬영, 작사, 가창 등에 함께 참여했다. 한지원 감독은 "우리 영화가 SF 장르 같아 보여도 결국은 로맨스 장르다. 노래 부르는 목소리도 그림체와도 잘 어울렸다"고 했다.
김태리는 실사 촬영에 대해 "재미있었다. 어떻게 구현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본을 분석하면서 상대와 호흡하고 집중해서 연기했다. 연극 무대처럼 준비하고 기다리는 과정도 들떴고 즐거운 도전이었다"라고 답했다.
듀엣곡에 대해서는 "캐릭터 해석도 같이 했으니 작사만 하기로 했었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쓰는 편지 같은 형식이었는데 기본 작사가 된 글에 조금씩 수정하면서 완성했다. 작품에 제 목소리가 OST로 담기는 게 영광이라 욕심냈다"라고 했다.
홍경은 "자유로움을 느낀 작업이었다. 부스 안에서 목소리로만 연기하다가 다양한 표현을 잡고자 과감하고 자유롭게 뛰어놀았다. 또한 작사와 노래에 참여한다는 게 무엇보다 진귀한 경험이었다. 서로에게 할 법한 이야기를 미션처럼, 일기장을 주고받듯이(했다), 부끄러우면서도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답했다.
두 배우의 실력도 뽐냈지만 다양한 뮤지션의 참여로 풍성함을 더했다. CIFIKA, 김다니엘(wave to earth), 존박 등 지금 가장 핫하고 트렌디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2050년 근미래 서울
영화는 지금으로부터 25년 후인 2050년의 서울을 상상한 배경에서 레트로와 트렌디함이 교차한다. 턴테이블을 매개로 두 사람이 만나고, 세운 상가, 노들섬, 서울역 고가도로 등 서울의 아름다운 랜드마크를 담았다.
한지원 감독은 "근미래 요소 중 음악이 중요했다. 미래 음악의 특징을 고민하던 중 20- 25년 주기로 유행이 돌아온다는 게 떠올랐다. 지금의 25년 후의 미래이니 지금 즐기는 음악 트렌드와 유사하지 않을까 상상했다. 현재 플레이리스트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 중 미래적이고 감성적인 터치를 더해 만들어 봤다. 팝, 신스 장르의 음악을 풀어내면서 음악 구성의 톤 앤 매너를 잡아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 나이 또래들이 좋아할 법한 힙지로(을지로)의 작은 바 감성이나 일상을 담고자 했고, 젊은층의 취향을 미술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힙한 장소와 실제 데이트 장소가 나오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답했다.
영화의 중심이자 상징인 턴테이블 묘사에 대해 한지원 감독은 "턴테이블은 엄마의 유품이자 난영의 과거, 우주의 정서, 상처가 치유되는 전반적인 함축이다"라고 운을 떼었다. 이어 "올드팝을 좋아하고 무전으로 교신하는 취미의 엄마를 상징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시점이 과거가 된다면 어떨까란 상상에서 출발했다. LP는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음악의 물성화 같았다. LP가 돌아가는 모습이 마치 순환하는 우주, 은하처럼 느껴졌는데 만질 수 없는 음악을 재생하는 행위가 맞닿아 있다"고 부연했다.
제목과 관련해선 "지구와 화성이란 곳에 떨어지게 되는 연인의 사랑, 시작하자마자 이별해야 하는 구조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별'은 헤어짐만을 상징하는 게 아닌, 난영의 상처와 제이의 트라우마와 이별한다는 의미로 꿈, 사랑, 성장도 담겨있다"라며 "한국 제목은 중의적인 섬세함을 표현했고, 영어 제목은 상실을 담고 있는 여러 선택지 중에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한지원 감독
넷플릭스
▲영화 <이 별에 필요한> 스틸컷넷플릭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보고 쓰고, 읽고 쓰고, 듣고 씁니다.
https://brunch.co.kr/@doona90
"영화랑 작업 달라" 애니 목소리 연한 김태리가 고민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