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성한 나무의 씨앗’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
이란의 독립영화 감독이자 각본가, 프로듀서,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며 동시에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로 영화 경력을 시작했다. 첫 장편영화 '황혼'(2002)은 이란의 파즈르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두 번째 장편영화 '철의 섬'(2005) 제작 이후 이란의 검열 법규와 충돌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이후 영화 제작 및 상영 기회는 크게 제한되거나 금지됐다. 그는 총 8편의 장편영화를 제작했으나, 검열로 인해 이란 내에서는 단 한 편도 상영되지 못했다. 그의 작품들은 해외에서 상영됐고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대부분 우화적 서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2010년 이후에는 보다 직접적이고 정치적인 표현 방식을 사용했다. 2010년 3월, 자파르 파나히 감독과 함께 프로젝트를 촬영하던 중 현장에서 체포되었고, 1심 재판에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1년형으로 감형되어 보석으로 풀려났다.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2011년에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서 '이별'로 감독상을 수상했고, 2013년, 같은 부문에서 '진실은 불타지 않는다'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FIPRESCI)을 수상했다. 2017년에는 '집념의 남자'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최고상을 수상했으나, 2017년 9월, 이란 귀국 이후 출국 금지 조치를 받았고,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그는 '국가 안보 위협' 및 '이슬람 정권에 대한 선전 선동'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영화 제작을 멈추지 않았다.
2020년에 감독, 각본가, 제작자로 참여한 '사탄은 없다'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2022년 7월 이란 남서부 아바단(Abadan)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참사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성명서에 서명한 뒤 체포되어 재수감됐다. 2023년 2월 에빈 감옥에서 7개월 만에 석방되었으나, 석방 직후 해당 성명서 및 그의 여러 영화들을 근거로 한 새로운 수사가 시작됐다.
▲영화 ‘신성한 나무의 씨앗’의 한 장면그린나래미디어㈜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출국 금지 상태에서 202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원격 참여했고, 2023년에는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으로도 초청되었으나 이란 당국의 제재로 참석하지 못했다. 2024년 4월, 이란 법원은 그에게 징역 8년형, 태형, 벌금, 자산 압류 등을 선고했다.
영화 <신성한 나무의 씨앗>이 2024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직후, 이란 당국은 출연진과 제작진을 소환해 심문하고 출국을 금지했으며,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에게 출품 철회를 강요하도록 압박했다. 하지만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과 일부 스태프는 비밀리에 유럽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2024년 5월 12일, 제77회 칸영화제 개막 전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며칠 전, 긴 여정 끝에 유럽에 도착했다. 약 한 달 전, 저의 8년형 징역 판결이 항소심에서 확정되었고, 곧 집행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라며 "새 영화 소식이 곧 공개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기에, 저는 기존 8년에 새로운 형벌이 추가될 것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결정을 내릴 시간이 많지 않았다. 감옥에 가는 것과 이란을 떠나는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저는 망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망명을 택하게 한 최근의 부당한 판결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제작한 영화 <신성한 나무의 씨앗>의 한국 개봉은 6월 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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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5.18영화제 집행위원장, 전 NCCK언론위원장,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전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