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 관련 이미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이 별에 필요한> 관련 이미지.넷플릭스

한국 대중영화에서 근미래를, 그것도 실사로 다루며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애니메이션으로 범주를 넓혀 보면 10년 단위로 나름 큰 자본을 들인 프로젝트들이 있었지만 역시나 대중적 성공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 와중에 <이 별에 필요한>의 등장은 반갑다. 기술력이나 창작력과 별개로 여전히 불모지와도 같은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가 넷플릭스를 만난 첫 사례다. 독립 애니메이션과 대중 애니메이션의 경계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한지원 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이 별에 필요한>은 2050년 근미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물이다.

영화는 엄마의 뒤를 이어 화성 탐사 우주인을 꿈꾸는 난영(김태리)과 그를 우연히 만나 음악과 턴테이블로 인연이 이어지는 제이(홍경)가 결국 자신들의 사랑을 키워가는 이야기다. 매사에 진취적이고 밝은 성격의 난영은 화성에서 실종된 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엄마의 흔적을 동력 삼아 꿈을 키워 간다.

사랑에 빠지는 게 곤란하다고 스스로 인식하던 난영이 제이의 등장과 저돌적인 구애로 마음을 열게 되는 과정이 몽글몽글하게 그려져 있다. 마음이 열리고 속도감 있게 두 사람의 관계가 진전되는 것이 어색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난영이 화성 탐사에 나선 이후 위기에 빠지게 되는 중후반부가 묵직하게 그려지기에 충분히 인과 관계가 이해된다.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특성상 작화의 개성과 특수효과 등이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그간 공개된 다른 애니메이션들과 비교적 차별성 있는 작화와 연출로 젊은 관객들의 눈도장을 찍을 만하다. 설정상 남자 주인공 제이가 뮤지션이기에 사용되는 음악 또한 중요한 요소일 텐데 CIFIKA, 김다니엘(wave to earth), 존박, Meego 등 장르별로 개성이 뚜렷한 이들이 영화 음악 작업에 참여하며 소구력을 높였다. 영화 곳곳에서 흐르는 일렉트로닉 음악과 기타 선율, 밴드 음악 등이 귀를 즐겁게 한다.

물론 두 남녀의 갈등이 외부 요소에 의해 좌우되고, 맹목적으로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고 내달리는 묘사가 일각에선 다소 평면적이라 평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에서 그려낸 사랑의 감정이 순수하면서도 진실되기에 어떤 관객들에겐 마음을 녹이고 부드럽게 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근미래를 상징하는 여러 디스플레이와 휴대용 디바이스, 그리고 NASA 연구동과 화성의 묘사 등에서 감독 특유의 노고가 느껴진다. 2D와 3D 효과를 적절히 사용해 현실감을 높였는데 특히 오랜 역사와 아날로그 감성을 상징하는 세운상가를 배경으로 온갖 미래형 디바이스를 끼워넣는 묘사 또한 근미래라는 시대 배경을 한눈에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처음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 김태리와 홍경 또한 인물의 감정선을 잘 살렸다. 다만, 애니메이션 특성상 표정과 눈빛, 비언어적 요소 묘사가 제한적이기에 배우들의 특장점을 오롯이 잘 담기지 못했다는 인상을 준다.

한줄평: 한국형 SF 로맨스의 가능성을 보다
평점: ★★★☆(3.5/5)

<이 별에 필요한> 관련 정보
감독: 한지원
각본: 한지원, 강현주
목소리 출연: 김태리, 홍경 등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공동 제작: 레드독컬처하우스
제공: 넷플릭스 (Netflix)
공개: 2025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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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에필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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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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