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3 대표팀에 부임한 이민성 감독
대한축구협회
이민성 감독이 야인 생활을 마치고 현장에 복귀했다.
27일 오후 대한축구협회(KF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6 아시안게임과 2028 올림픽을 지휘할 U-22 대표팀 감독에 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이민성을 선임했다"라고 발표했다.
선임 이유에 대해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은 "이민성 감독은 게임 모델에 대한 본인의 확실한 철학이 있고, 구체적인 팀 운영 계획을 통해 감독직에 대한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라면서 "코치로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에 일조하며 대표팀 운영 노하우를 갖춘 점, 감독으로서 K리그 2에서 K리그 1로 팀을 승격시킨 성과와 경험을 두루 갖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U-23 대표팀은 지난해 4월 황선홍(대전) 감독이 떠나간 자리에 무려 1년 1개월 만에 사령탑 자리를 채우며 공백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1973년생인 이민성 감독은 선수 시절 부산-포항-FC서울에서 활약하며 K리그 200경기에 출전하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국가대표로서 두 번의 월드컵(1998, 2002)에 참가,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0년 내셔널리그 용인시청의 플레잉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광저우 헝다(중국), 강원FC, 울산 등 다양한 클럽의 코치로 활동하며 경력을 쌓았다. 또 2018년에는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아 U-23 대표팀 수석코치로 부임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에 일조했다.
코치로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경력을 쌓은 이민성은 2021시즌을 앞두고 K리그1 승격을 노리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의 러브콜을 받고 생애 첫 프로 감독직 도전에 나섰다. 출발은 괜찮았다. 시즌 개막 후 10경기서 6승을 챙기며 상위권에 단숨에 자리했고, 이후 부침이 있었으나 팀을 3위로 올려놓으며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전남-안양을 제치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최용수 감독의 강원FC에 극적인 역전 패배를 헌납하며 고개를 숙였다. 감독 데뷔 시즌에 좌절을 맛봤지만, 이듬해 반등을 일궈내는 데 성공했다. 2022시즌 이정효 감독의 광주에 밀려 다이렉트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김천에 2연승을 챙기며 8년 만에 대전을 K리그1로 올렸다.
승격 첫 시즌에도 이 감독은 특유의 공격 축구를 대전에 완벽하게 입혔다는 평가를 받았고, 팀도 리그 8위에 자리하며 안정적인 잔류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 감독은 쓰라린 추락을 맛봤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순민·김승대·아론, 박진성·김준범·홍정운과 같은 수준급 전력을 흡수하며 파이널 A 진출을 노렸으나 이상하리만큼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시즌 개막 후 13경기서 단 2승에 그치는 심각한 부진이 이어졌고, 끝내 이 감독은 구단에 사임 의사를 전달하면서 대전과 결별했다. 프로 첫 감독 도전기에서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한 가운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이 감독은 1년간의 휴식 끝에 U-23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며 다시 지도자 경력의 바퀴를 굴리기 시작했다.
▲U-23 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했던 이민성 감독
대한축구협회
이 감독으로서는 향후 지도자 경력에 있어서 이번 대표팀 감독직은 상당히 중요한 자리다. 지난해 감독으로서 상승세가 꺾인 모습을 보여줬던 가운데 커리어 반등을 이뤄내야만 하기 때문. 이 자리를 통해서 감독으로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면, 향후 행보도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이미 U-23 대표팀 감독으로 다수의 감독이 커리어 반등에 성공한 계기가 있다. 현재 제주 감독을 맡고 있는 김학범 감독도 2017시즌 광주FC에서 쓰라린 강등의 맛을 봤지만, 이듬해 대표팀을 이끌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황선홍 감독 역시 지도자 경력에서 완벽하게 하락세를 타고 있는 과정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2023년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며 활짝 웃었다. 비록 지난해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참사를 겪었지만, 이후 대전 사령탑으로 복귀해 이번 시즌에는 팀을 1위로 이끄는 등 훌륭한 지도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민성 감독 역시 감독 경력 초반을 걷고 있는 시점에서 부진한 흐름을 탈피하기 위해서 U-23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대표팀과의 궁합도 충분해 보인다.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직선적인 공격 축구를 즐겨하는 이 감독은 에너지가 넘치는 젊은 자원들과의 궁합도 상당히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미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연령별 대표팀을 지휘한 부분 그리고 대전 시절 배준호·전병관·변준수·이준규 등과 같은 젊은 자원들을 지도한 경력이 있기에 이는 확실한 강점이다. 선수단 자원 역시 훌륭하다. 당장 오는 6월 평가전에서는 K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태희·강민준·한현서·이현용·최석현·강상윤·황도윤·윤재석 등과 같은 자원들이 대기하고 있고, A대표팀 경력을 보유한 배준호·이현주·최우진도 합류했다.
연령별 대표팀을 통해 감독으로서 반등을 노리고 있는 이민성 감독이다. 과연 그는 어린 자원들을 잘 이끌며 모두가 원하는 성과를 통해 다시 한번 지도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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