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 스틸컷
와이드 릴리즈㈜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는 인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바쁘다는 핑계로 멀어진 사람이 있다면 관계를 쇄신하는 촉매가 되어줄 영화다. 늘 곁에 있어 당연하다고 여겼던 관계, 잊고 지낸 누군가를 떠올린다면 이 영화의 목적이 성공한 셈이다. 지금의 나로 있게 해준 소중한 존재를 재확인하는 기회가 된다.
인기 작가였던 삶을 되찾으려 고군분투하던 리쿠는 영화 내내 자기중심적인 생각만 일삼아 빈축을 산다. 사랑한다면 희생은 당연하다는 논리로 이기적인 생각을 고집하던 리쿠는 원래로 돌아가려면 소중한 무언가를 잃을 각오를 해야 했다. 결국 돌고 돌아 결말을 바꾸면 된다는 힌트를 얻고 작가의 특권을 발휘해 반전을 선사한다. 읽어주는 독자, 들어주는 청중이 없다면 소설이든, 음악이든 의미가 생기지 않음을 깨닫고 실수를 바로잡는 데 성공한다
아이가 태어나 부모의 돌봄으로 성인이 되듯.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은 타인의 응원과 도움을 받아 성장한다. 영원히 서랍 속 습작으로 남을 뻔한 글을 세상에 선보이게 해준 사람, 언제나 1호 독자로 지지해 준 연인의 빈자리를 느낀 리쿠는 후회한다. 자신을 낯설게 대하는 태도에 미묘한 감정을 떠올리며 반성한다. 자신의 성공 뒤에는 전적으로 도왔던 연인이 있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영화는 <소라닌>,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등으로 꾸준히 로맨스 장르에 천착한 '미키 타카히로' 감독의 신작이다. 지금 즐기지 않으면 곧 사라져 버리는 청춘의 아름다움과 꿈을 향한 열정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겼다. 순수함과 청량함을 간직한 일본 특유의 로맨스물에 판타지를 결합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든다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중심에 둔다.
프랑스 영화 <러브 앳>의 리메이크작이다. 배경을 일본을 옮기고 직업을 피아니스트에서 뮤지션으로 직업을 수정하면서 원작의 의도와 재해석의 묘미를 쌍끌이 했다. 미나미 역의 미레이(milet)는 실제 뮤지션으로 연기에 처음 도전했다. 영화 OST 'I still'을 직접 작사, 작곡, 노래까지 불러 의미를 더 했다. 청순한 외모와 달리 호소력 짙은 음색이 엔딩크레딧까지 이어져 여운을 남긴다.
다만 실제 부부라면 공감하기 힘든 생활감이 배제되어 리얼리티가 떨어진다. 애써 판타지 장르의 특성을 고려해도 전형적인 서사와 밋밋한 캐릭터가 발목을 잡는다.
▲영화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 스틸와이드 릴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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