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예 웨스트(YE)가 지난해 8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내한 공연을 펼치는 모습
Kanye West
오는 5월 31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칸예 웨스트(YE)의 내한 공연 '쿠팡 플레이와 함께 하는 Ye 내한 콘서트 - BULLY'이 공연을 2주가량 앞두고 취소되었다. 쿠팡플레이 측은 공식 SNS를 통해 "아티스트의 논란으로 인해 내한 콘서트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또한, 칸예 웨스트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Yeezy의 MD 상품 판매 역시 같은 날 오후 1시 이후 중단됐다.
칸예 웨스트는 최근 십수 년 동안 크고 작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이다. 반유대주의, 나치즘 옹호, 노예제 긍정, 성범죄자 옹호 등 용납하기 어려운 수준의 발언을 이어 나갔다. 아슬아슬한 행보는 제 2차 세계대전 전승절이었던 5월 8일 절정으로 치달았다.
이날 칸예 웨스트는 'Heil Hitler(히틀러 만세)'라는 곡과 뮤직비디오를 발표했다. 이 곡에서 칸예 웨스트는 "그들은 내가 트위터에서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 한다"며 "히틀러 만세"를 외친다. 심지어 아돌프 히틀러의 실제 연설이 샘플링되어 삽입되기도 했다. 이어 14일에 발표한 연주곡 'THE HEIL SYMPHONY(만세 교향곡)'의 앨범 커버 역시 하켄크로이츠(나치당의 상징)를 형상화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측에서 정확히 어떤 논란으로 인해 공연을 취소했다고 밝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곡의 발매가 결정적인 요인을 미쳤을 것으라 추측된다. 칸예 웨스트가 이 곡을 공연에서 부르겠다는 뜻마저 밝혔기 때문에, 이 상황에 대한 주최측의 부담이 컸을 것이다. 한편 칸예 웨스트의 음악적 동료인 디지털 나스는 공연 취소가 아티스트의 의사가 아니라고 밝혔다.
논란 야기, 왜 몰랐을까
▲오는 5월 31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칸예 웨스트(YE)의 내한 공연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가 칸예 웨스트의 내한 공연을 확정하고 발표한 것은 올해 3월 말이다. 그러나 칸예는 이미 지난 2월 자신의 X(구 트위터)에 "나는 히틀러를 사랑한다", "나는 나치다" 등의 발언과 함께 폭주했다. 3월에는 KKK단의 의복을 입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고, 자신의 회사를 하켄크로이츠로 도배한 모습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Heil Hitler'는 매우 위험한 노래지만, 예견된 미래였다. 지난 몇 개월간 칸예 웨스트가 보여준 행보의 연장선에 있을 뿐이다.
24개의 그래미 트로피를 거머쥔 칸예 웨스트는 대중음악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천재이자 패션 아이콘이다. 그러나 지금은 칸예 웨스트가 야기하는 위험성이 이 거대한 업적을 가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칸예 웨스트의 돌발 행동에 의한 피해자라고 볼 수 있지만, 쿠팡플레이 역시 위험성을 지닌 아티스트의 공연을 무리해서 유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칸예 웨스트는 지난 8월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기념비적인 내한 공연을 펼쳤다. 이 공연은 전설이 되었다. 당초 리스닝 파티(음원을 재생하는 행사)로 알려져 있었지만, 직접 마이크를 들고 무대 위에 올라 자신의 커리어를 수놓은 대표곡들을 메들리 형식으로 불렀다.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은 일절 하지 않았고, 오히려 공연 말미에는 팬들에게 "We gonna be okay(우리는 괜찮을거야)"라며 축복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때의 감동을 기억하는 음악 팬들이 칸예 웨스트의 내한 공연 티켓을 구매했을 것이다. 티켓이 빠르게 팔려 나가자, 칸예 웨스트는 "한국 공연이 끝나게 되면 모두가 입을 다물게 될 것이다"라는 자신감 역시 드러냈다.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정식 콘서트이기에 기대는 더욱 컸다. 그러나 희대의 천재는 '히틀러 구호'라는 구호를 공연과 맞바꾸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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