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그 MVP' 나탈리아, 17일 열린 '김연경 초청 KYK 인비테이셔널 2025' 경기 모습
'브라질 리그 MVP' 나탈리아, 17일 열린 '김연경 초청 KYK 인비테이셔널 2025' 경기 모습박진철

역시 빅 리그 MVP는 괜히 MVP가 아니었다.

지난 17일 세계 올스타 팀과 한국 대표팀의 친선 경기에서 올 시즌 미국·브라질 리그의 MVP 선수들이 국내 팬들에게 폭발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는 '김연경 초청 KYK 인비테이셔널 2025' 첫째 날 행사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렸다.

세계 올스타 팀은 '배구 황제' 김연경(37·192cm)과 17명의 세계 최정상급 해외 선수들로 구성됐다. 감독은 아본단자(55) 현 페네르바체 감독이 맡았다. 한국 대표팀은 모랄레스(43) 감독이 이끄는 '2025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대표팀'이 출전했다.

이번 KYK 행사의 경기 방식은 1~2일차 모두 똑같다. 4세트까지 경기를 치르고, 각 세트별로 어느 한 팀이 20점, 40점, 60점, 80점을 선취하면 끝난다. 그에 따라 4세트에 80점을 기록한 팀이 최종 승리 팀이 된다.

이날 경기는 세계 올스타 팀이 모든 세트를 크게 앞섰고, 결국 80-59로 여유있게 승리를 거뒀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한국 대표팀은 정윤주(흥국생명), 이주아(GS칼텍스)가 인상깊은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세계적인 레전드 선수들과 실력 차이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세계 올스타 팀은 18명의 선수를 세트별로 고르게 기용했다. 18일 열리는 세계 올스타전을 앞두고 모든 선수에게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기회를 준 것이다.

쿡·나탈리아 두 MVP... "역시 대박" 팬들 감탄

 '미국 리그 MVP' 켈시 로빈슨 쿡... 2024-2025시즌 미국 LOVB 리그 경기 모습
'미국 리그 MVP' 켈시 로빈슨 쿡... 2024-2025시즌 미국 LOVB 리그 경기 모습쿡 인스타 캡처

세계 올스타 팀 선수들은 한국에 입국한 지 2일밖에 안 된 상태에서, 그것도 딱 2시간 정도 훈련으로 손발을 맞춘 상태임에도 왜 그들이 세계 정상급 선수인지 알 수 있는 경기력이었다.

특히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배구 전문가와 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선수들이 있었다. 올 시즌 미국 리그 MVP를 수상한 켈시 로빈슨 쿡과 브라질 리그 MVP인 나탈리아다.

쿡은 전위 공격은 물론 후위에서도 거침없이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 시간차 공격)을 퍼부었다. 나탈리아도 빠르고 파워풀한 공격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또한 두 선수 모두 서브 리시브와 수비력까지 뛰어났다. '세계 정상급 아웃사이드 히터란 이런 것'이라는 점을 잘 보여줬다.

쿡은 미국 대표팀의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해 온 선수다. 2016 리우 올림픽부터 2024 파리 올림픽까지 올림픽 3회 연속 출전했고, 금메달 1개(2021), 은메달 1개(2024), 동메달 1개(2016)를 목에 걸었다.

유럽 빅 리그에서도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여자배구 세계 최고 리그인 이탈리아 리그 3회 우승, 튀르키예 리그 2회 우승을 달성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017-2018시즌(바크프방크), 2023-2024시즌(이모코)에 2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쿡은 올 시즌에도 미국 여자배구 프로 리그인 LOVB 리그에서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LOVB 측이 지난 4월 1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올해의 선수 시상'에서 정규리그 MVP로 선정됐다.

나탈리아도 브라질 대표팀 선수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레전드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 2021년 도쿄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했다. 도쿄 올림픽에서는 브라질 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월드그랑프리 대회에서는 4번 우승을 차지했고, 2016년과 2017년 대회에서는 '2회 연속 MVP'를 수상했다.

유럽 빅 리그에서도 2016-2017시즌에 김연경과 페네르바체에서 팀 동료로 뛰며 튀르키예 리그 우승과 MVP를 수상했다. 2022-2023시즌에는 곤차로바와 함께 러시아 리그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에도 브라질 리그 포스트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브라질 컵 우승으로 '2관왕'을 차지했다. 그러면서 브라질 리그 MVP를 수상했다.

'김연경, 대체 왜 은퇴하나' 반응도... 이노우에 '미친 수비'

 이노우에, 17일 열린 '김연경 초청 KYK 인비테이셔널 2025' 경기 모습
이노우에, 17일 열린 '김연경 초청 KYK 인비테이셔널 2025' 경기 모습박진철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 1세트만 풀로 경기를 뛰었다. 강력한 파이프 공격, 뛰어난 수비력으로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아웃사이드 히터임을 과시했다. 팬들도 김연경이 공격하는 매 순간 큰 함성과 박수로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경기를 지켜본 일부 배구 전문가들도 "도대체 저런 선수가 왜 은퇴를 하는지"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노우에도 '미친 수비'로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안정적인 서브 리시브는 물론, 한국 대표팀의 강력한 공격을 여러 차례 동물적인 감각으로 걷어올렸다.

지난해 KYK 행사에도 참가했던 이노우에는 2018 세계선수권과 2021 VNL에서 일본 대표팀 주전 리베로로 활약한 바 있다. 특히 2010-2011시즌에 김연경과 JT 팀의 동료로 뛰며 우승을 합작했고, 당시 김연경은 일본 리그 MVP, 이노우에는 베스트 리베로 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에는 미국 LOVB 리그에서 오스틴 팀의 주전 리베로로 활약하며,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오스틴 팀은 이번 KYK 행사에 출전한 오그보구가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했다.

오그보구도 세계 최정상급 미들블로커이자 경기력도 최전성기 상태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며 은메달 획득과 함께 베스트 미들블로커로 선정됐다. 올 시즌 미국 LOVB 리그에서도 우승과 함께 '정규리그 베스트 미들블로커'를 수상했다.

김연경, '감독 겸 선수'로... 진짜 '마지막 경기'

 '김연경 초청 KYK 인비테이셔널 2025' 세계 올스타전 출전 선수·감독·코치
'김연경 초청 KYK 인비테이셔널 2025' 세계 올스타전 출전 선수·감독·코치KYK 주최측

한편, 18일은 김연경이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펼친다. 진짜 라스트 댄스인 셈이다. 이날 오후 4시에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여자배구 세계 올스타전'이 열리기 때문이다.

김연경과 이번에 초청된 해외 선수 17명 전원(총 18명)이 '팀 스타'와 '팀 월드' 두 팀으로 나뉘어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다.

특히 김연경이 '감독 겸 주장 선수'로 나설 예정이어서 팬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김연경은 팀 스타의 감독으로, 아본단자는 팀 월드의 감독으로 사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아본단자는 올 시즌 V리그에서 흥국생명 감독으로 주 공격수인 김연경과 함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튀르키예 리그 페네르바체 감독으로 선임됐다.​

'팀 스타'는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에 김연경(192cm·대한민국), 켈시 로빈슨 쿡(188cm·미국), 멜리하(188cm·튀르키예), 아포짓은 브란키차(190cm·세르비아)가 나서 윙 공격을 책임진다.

미들블로커는 에다(188cm·튀르키예), 바우어(197cm·프랑스), 산티아고(195cm·일본)가 출전한다. 세터는 말리노프(185cm·이탈리아), 리베로는 야마기시(165cm·일본)가 맡는다. 주장은 김연경이다.

'팀 월드'는 아웃사이드 히터에 나탈리아(186cm·브라질), 라슨(188cm·미국), 마렛(180cm·네덜란드), 아포짓은 곤차로바(194cm·러시아)가 출전한다.

미들블로커는 오그보구(188cm·미국), 쁠름짓(180cm·태국)이 맡는다. 세터는 다이케마(184cm·네덜란드), 사카에(168cm·일본), 리베로는 이노우에(162cm·일본)가 나선다. 주장은 나탈리아다.

양 팀의 전력이 팽팽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벤트 경기지만, 레전드 선수들의 자존심도 걸려 있기 때문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세계 올스타전, 양 팀 '전력 팽팽'... 불꽃 승부 예고

또한 이번 세계 올스타전은 지난해와 다른 특징이 있다. 참가한 해외 선수들의 레벨이 더욱 높아졌고, 선수 전원이 현역 선수로 여전히 최정상급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배구에서 최고 국제대회인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 또는 4강에 진출한 경력이 있는 선수가 무려 10명에 달한다. 또한 미국, 브라질, 태국, 한국 리그의 '올 시즌 MVP' 수상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다.​

올림픽 MVP 선수들이 한국에서 맞대결을 펼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MVP 김연경이 '팀 스타', 2021년 도쿄 올림픽 MVP 라슨이 '팀 월드' 선수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세계 올스타전에는 많은 히트곡을 보유한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가 팬들과 선수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미니 콘서트를 선보인다.

또한 이날 세계 올스타전은 tvN SPORTS, 티빙(TVING)이 동시 생중계한다. 티켓은 '티켓링크'에서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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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브레이크뉴스에도 실립니다.
김연경 흥국생명 V리그 KOVO K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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