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
17일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경기한국프로축구연맹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본선이었다면 '가린샤 클럽'(득점 후 퇴장) 초고속 가입 멤버로 더 많은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 각인됐을 것이다. 부산 아이파크 공격수 손석용이 게임 시작 후 1분 2초만에 벼락골을 넣은 흥분이 가라앉기도 전에 위험한 반칙을 저질러 퇴장당했기 때문이다. 자기가 골을 넣고 1분 11초 뒤에 곧바로 레드 카드를 받았으니 당사자는 물론 이를 지켜본 8529명 현장 축구팬들 모두 믿기 힘든 장면이었다.

변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5월 17일 오후 7시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25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4-1로 시원한 역전승을 거두고 2위(12게임 7승 3무 2패 25득점 15실점)까지 순위표를 끌어올려 선두 인천 유나이티드 FC(11게임 9승 1무 1패 22득점 5실점)와 흥미로운 우승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게임 당 2.08골 '수원 삼성 블루윙즈' 공격력 자랑

최승환 주심의 시작 휘슬 소리가 들리고 딱 1분 2초만에 부산 아이파크의 벼락골이 들어갔다. 홈 팀 구상민 골키퍼의 롱 킥이 수원 삼성 골문 앞쪽에 떨어져 튀어올랐을 때 수비수 고종현의 헤더가 빗맞는 바람에 부산 아이파크 손석용에게 비교적 쉬운 오른발 인사이드 골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손석용은 이 벼락골 기쁨도 잠시 1분 11초 뒤에 퇴장 명령을 받고 쫓겨나는 불상사를 겪었다. 약간 높은 공을 따내기 위해 오른발을 내뻗었다가 수원 삼성 미드필더 최영준의 머리 부분을 아찔하게 걷어찬 것이다.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상대 선수가 다칠 수 있는 심한 반칙으로 판단해 최승환 주심이 곧바로 레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홈 팀 부산 아이파크는 이렇게 믿기 힘든 변수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다. 수비벽을 든든하게 쌓아놓고 몇 분만 버티면 되는 시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게임 시간 거의 전부를 1명 적게 뛰어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11분 21초에 일류첸코의 번뜩이는 원 터치 스루패스로 세라핌이 오른발 동점골을 넣은 것부터 시작해 전반이 끝나기 전에 이미 점수판을 3-1로 뒤집어버렸다. 32분 12초, 오른쪽 측면에서 이기제가 왼발로 날카롭게 감아찬 프리킥이 부산 아이파크 골문 앞에서 바운드돼 추가골로 들어간 행운도 따라주었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박승수-이민혁-김지현'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패스 플레이로 근래에 보기 드문 골(45+5분 24초)을 만들어냈다. 박승수가 왼쪽 측면에서 유연한 드리블로 부산 아이파크 수비수들의 혼을 빼놓았고, 이민혁이 짧게 밀어준 공을 받은 김지현이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오른발 터닝슛을 절묘하게 꺾어서 왼쪽 기둥을 스치는 예술구로 꽂아넣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는 부산 아이파크는 후반에도 여전히 10명이 뛰면서도 만회골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역습(82분 4초) 한 방을 더 얻어맞고는 주저앉았다. 수원 삼성 오른쪽 풀백 이건희가 오른발 슛을 낮게 깔아 부산 아이파크 골문 왼쪽 구석을 뚫어버린 것이다.

이렇게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최근 9게임 연속 무패(6승 3무 22득점 9실점) 상승세를 자랑하며 K리그2 선두 인천 유나이티드 FC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줄여놓았다. 게임 당 2.08골을 터뜨려(12게임 25골), 인천 유나이티드의 게임 당 2골(11게임 22골) 평균 기록을 뛰어넘은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 K리그2 우승(승격) 경쟁 구도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 셈이다.

이제 수원 삼성 블루윙즈(2위)는 25일 오후 7시 김포 FC(9위)를 빅 버드로 불러들이며, 부산 아이파크(6위)는 24일 오후 7시 성남 FC(7위)를 만나러 탄천종합운동장으로 찾아간다.

2025 K리그2 결과(5월 17일 오후 7시, 부산 구덕운동장)

부산 아이파크 1-4 수원 삼성 블루윙즈 [골,도움 기록 : 손석용(1분 2초) / 세라핌(11분 21초,도움-일류첸코), 이기제(32분 12초), 김지현(45+5분 24초,도움-이민혁), 이건희(82분 4초,도움-정동윤)]

부산 아이파크 (3-4-3 감독 : 조성환)
FW : 빌레로, 곤잘로, 손석용
MF : 전성진(68분↔김신래), 임민혁(58분↔김현민), 사비에르, 박창우(68분↔백가온)
DF : 이동수(85분↔전승민), 조위제, 장호익
GK : 구상민
- 퇴장 : 손석용(2분 13초)

수원 삼성 블루윙즈 (4-3-3 감독 : 변성환)
FW : 박승수(58분↔김지호), 일류첸코, 세라핌(78분↔레오)
MF : 이민혁(58분↔홍원진), 김지현(58분↔파울리뇨), 최영준(68분↔정동윤)
DF : 이기제, 고종현, 권완규, 이건희
GK : 양형모

2025 K리그2 현재 순위표
1 인천 유나이티드 FC 28점 9승 1무 1패 22득점 5실점 +17
2 수원 삼성 블루윙즈 24점 7승 3무 2패 25득점 15실점 +10
3 전남 드래곤즈 22점 6승 4무 1패 15득점 9실점 +6
4 서울 E랜드 21점 6승 3무 2패 20득점 14실점 +6
5 부천 FC 1995 21점 6승 3무 3패 20득점 15실점 +5
6 부산 아이파크 21점 6승 3무 3패 18득점 13실점 +5
7 성남 FC 17점 4승 5무 3패 13득점 11실점 +2
8 충남아산 FC 14점 3승 5무 4패 13득점 13실점
9 김포 FC 12점 3승 3무 5패 10득점 12실점 -2
10 충북청주 FC 11점 3승 2무 6패 14득점 21실점 -7
11 경남 FC 11점 3승 2무 7패 11득점 20실점 -9
12 화성 FC 9점 2승 3무 7패 13득점 20실점 -7
13 안산 그리너스 8점 2승 2무 7패 8득점 18실점 -10
14 천안시티 FC 4점 1승 1무 10패 5득점 21실점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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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및 라켓 스포츠 기사,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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