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발표한 놀랄 만한 정책, 여성 청소년들 주목하세요

여학생 대상 야구 수업 확대 방침... 프로야구도 여성 팬 대하는 시선 바꿔야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 강습 모습.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 강습 모습.KBO

지난 8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놀랄 만한 정책을 내놨다. 바로 2016년부터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진행되는 'KBO 찾아가는 티볼교실'에 여학생 대상 수업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KBO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여성 야구팬이 급증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10개 여자 고등학교에서도 티볼교실을 개최, 여성 청소년들의 야구 체험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전에 없던 정책이다. KBO는 그간 여성 팬 중심 정책을 딱히 내놓은 적이 없었다. 기껏해야 굿즈 등 MD 상품의 다양화였는데, 이는 여성을 단순히 야구 '보는' 관중으로 한정한 근시안적 시야를 보여줬을 뿐이다. 그런 KBO가 드디어 여성을 야구 '하는' 주체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정책은 큰 의의가 있다.

KBO 관계자는 14일 기자에게 "지난해 여자고등학교 세 곳에서 시범 운영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아, 담당부서의 건의로 열 곳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티볼을 통해 야구에 입문하는 경우는 굉장히 많다. 정확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가 그간 만났던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 선수들은 입을 모아 "중고등학교 때 티볼을 경험하고 야구를 하고 싶어 공을 잡기 시작했다"고 말해왔다.

KBO 관계자는 이 정책을 통해 여성의 야구 참여 비율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관계자는 "여학생들의 야구 유입 및 야구 입문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로야구의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첫 1000만 관중 돌파의 최대 공헌자는 바로 2030 여성이었다. 주요 언론에서도 야구장 속 2030 여성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집중 조명한 가운데, KBO도 야구를 향한 여성팬의 열망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프로야구단도 여성팬을 대하는 시선을 바꿀 필요가 있다. 프로야구 A구단 마케팅팀 담당자는 최근 기자와 한 전통화에서 '굿즈 컬래버레이션 말고, 여성팬을 위한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굿즈 마케팅 등 기존의 야구단의 여성팬 친화적 정책은 여성팬을 야구 '보는' 존재, '돈을 쓰는' 존재로만 상정한 태도인데, 여성을 더 이상 '돈줄'이 아닌, 야구 '하는' 존재로 보고 사회인야구 인구로 유입시킬 정책도 필요하다. 보는 야구만으론 지금의 야구 인기를 유지하기엔 한계가 있다.

KBO 허구연 총재는 "엄마가 야구를 해야 자녀들도 야구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구시대적 발언이긴 하지만, 현실적이고 타당한 측면이 있다. 여성의 사회인야구 인구 유입은 야구 산업 전체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들이 야구장 티켓, 유니폼 뿐만 아니라 글러브, 배트 같은 야구 장비를 구매하고, 야구 레슨장을 향한다면, 은퇴한 야구 선수들의 수입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허 총재의 말마따나, 이들이 자녀를 낳으면 아이들을 야구 시킬 확률도 높다. 계속된 선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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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필자는 전 스포츠서울 야구팀 기자입니다.
KBO 티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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