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방영된 MBC '쇼 음악중심'에 출연한 십센치(권정열) + 주우재
지난 10일 방영된 MBC '쇼 음악중심'에 출연한 십센치(권정열) + 주우재MBC

십첸치(10cm, 권정열)의 신곡 '너에게 닿기를'이 최근 주요 음원 순위 1위에 오르며 깜짝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6일 첫 공개된 이래 약 두달 만의 일이다. 그동안 십센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계절이 잘 드러낸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너에게 닿기를'은 이전까지 발표했던 십첸치의 곡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누구나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경쾌한 기타 팝인 이 작품은 그의 자작곡이 아닌, 일본 TV 애니메이션 주제가의 커버곡이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SNS 챌린지 영상을 통한 프로모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는 모델 겸 예능인으로 활약중인 주우재의 역할도 상당하다.

15년전 TV 애니메이션 주제곡... 뒤늦게 정식 음원 제작

 십센치 '너에게 닿기를' 세로 버전 뮤직비디오
십센치 '너에게 닿기를' 세로 버전 뮤직비디오1theK

사실 '너에게 닿기를'은 지난 2010년 국내 첫 방영되었던 일본의 동명 애니메이션 주제곡으로 사용되었던 노래다. 타니자와 토모 후미가 부른 이곡은 당시 케이블 채널 투니버스를 통해선 우리말 버전으로 번안되어 사용되었는데 해당 버전을 부른 주인공이 십센치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평범한 무명의 인디 가수였던 십센치는 악기(잼베)를 구입할 돈이 필요해서 이 곡을 녹음했다. 청소년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제법 인지도가 높았던 '너에게 닿기를'이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정식 음원으로는 공개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네티즌들이 동영상에서 직접 추출한 조악한 음질의 mp3 파일 외엔 '너에게 닿기를'은 듣기 어려운 노래였다. 그런데 올해 십센치가 직접 '셀프 리메이크'를 단행, 무려 15년만에 깨끗하면서도 청년 시절 못 잖은 좋은 목소리로 리메이크 원본 가수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큰 반향 일으킨 주우재 버전 챌린지 영상​

 십센치와 주우재의 '너에게 닿기를' 숏츠 챌린지 영상
십센치와 주우재의 '너에게 닿기를' 숏츠 챌린지 영상방구석캐스팅

15년전의 추억을 지닌 애니메이션 팬들의 성원 속에 '너에게 닿기를'은 각종 음원 순위에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주우재의 챌린지 영상이 큰 역할을 차지했다. 발표 이후 동료 음악인들의 숏츠 영상 공개가 이뤄졌지만 주우재와 함께한 '너에게 닿기를' 유튜브 숏츠는 무러 7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주우재는 자신의 개인 유튜브 채널 <오늘의 주우재>에서 십첸치와 손잡고 밴드 버전의 풀 버전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 영상은 단숨에 조회수 200만회를 넘어서는 등 기대 이상의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두 사람은 지난 10일 방영된 MBC <쇼 음악중심>에도 함께 출연해 이 곡을 열창했다.

이 영상 역시 또 한번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대열에 합류했다. 결국 '너에게 닿기를'은 11일자 멜론 일간 순위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자신의 버전을 "뼈에게 닿기를"이라는 애교 넘치는 문장으로 설명했던 주우재의 에상치 못했던 영향력이 결합되면서 15년전 추억의 애니 주제곡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옛 추억·챌린지의 결합

 주우재-십센치가 함께 촬영한 '너에게 닿기를' 챌린지 영상
주우재-십센치가 함께 촬영한 '너에게 닿기를' 챌린지 영상오늘의주우재

'너에게 닿기를'의 깜짝 인기는 지난 몇년 사이 이뤄졌던 또 다른 애니메이션 <원피스> 삽입곡 '우리의 꿈' 부활을 연상케한다. 한국 방영 당시 일본 원곡을 사용할 수 없었던 KBS 사정상 새로 마련했던 '우리의 꿈' 역시 10여년의 시간이 지닌 뒤에야 원곡 가수 코요태(김종민)의 목소리로 정식 발매가 이뤄졌고 이후 김종민이 열창하는 각종 동영상은 큰 화제가 됐다.

과거 이들 애니메이션을 즐겨 시청했던 어린이·청소년들은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됐다. 추억이 된 음악은 이들의 유튜브 및 각종 음원 플레이리스트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 셈이다. '너에게 닿기를' 한국어 버전을 애타게 기다렸던 팬들의 반가움은 자연스럽게 음원 인기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챌린지의 반향은 달라진 시대의 트렌드를 보여준다. 춤 혹은 재미난 동작 중심의 케이팝 아이돌과는 다르게 밴드 조합의 숏츠 영상으로 차별화를 도모했던 이 곡은 원곡의 청량감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 주우재와 결합하면서 폭발적인 시너지를 냈다.

단순하게 기타 치고 노래하는 평범한 밴드 조합의 뮤직비디오 형식임에도 출연자의 이미지와 곡의 분위기가 제대로 합을 이룬 셈이다. 그렇기에 '너에게 닿기를'은 올해 상반기 발표곡 중 제법 특이한 과정을 거친 인기작으로 기억될 만 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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