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징어게임3',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넷플릭스 '오징어게임3',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넷플릭스, 쿠팡플레이

지난 9일 대표적인 OTT 서비스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가 각각 상반된 가격 정책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1위 업체 넷플릭스는 제일 저렴한 광고요금제 등 일부 서비스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기존 쿠팡 와우 (유료) 회원뿐만 아니라 쿠팡 일반 회원들에게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두 플랫폼이 양 극단의 정책을 발표한 이유가 뭘까? 해당 OTT마다 각기 다른 사정이 있다. 넷플릭스 인상 vs. 쿠팡 플레이 무료 확대의 속사정을 간략히 정리했다.

쿠팡플레이, 무료 정책 확대

 쿠팡플레이의 간판 프로그램 'SNL 코리아'
쿠팡플레이의 간판 프로그램 'SNL 코리아'쿠팡플레이

오는 6월부터 일반 회원도 쿠팡플레이 무료 시청이 가능해 진다. 쿠팡플레이의 간판 콘텐츠인 <SNL 코리아>를 비롯해서 <뉴토피아> 등 독점 시리즈물, 최신 영화, 실시간 뉴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별도 비용 지출 없이 누구나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대신 콘텐츠 시청 시 광고가 함께 노출될 예정이다. 쿠팡플레이 측은 "시청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되어 몰입도 높은 콘텐츠 경험을 제공한다"면서 "광고만 보면 월 이용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완전 무료 시청이 가능한 OTT 서비스는 쿠팡플레이가 최초"라고 밝혔다.

단, 올 여름부터 시작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 (EPL) 중계 등은 별도의 월정액제 서비스를 가입해야 볼 수 있다. 선택형 부가 서비스인 '패스(PASS)'를 도입할 예정인데, 최신 영화 및 해외 드라마, 스포츠 등 특정 장르 및 콘텐츠를 원하는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에 따라 손흥민 등 인기 스타들의 경기를 보려면 추가 요금 지출을 해야 한다.

넷플릭스의 요금제 인상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3'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3'넷플릭스

반면 넷플릭스는 일부 요금을 인상한다. 가장 저렴했던 광고요금제는 월 5500원 -> 7000원으로, 베이식 요금제는 9500원 -> 1만 2000원으로 오른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다양한 양질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때때로 요금제를 변경한다. 이는 회원 여러분께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재투자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유료 쇼핑 서비스) 제휴를 통해 광고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종전 월 4900원 그대로 이용이 가능하다. 네이버-넷플릭스 제휴는 별도로 이뤄진 계약인 관계로 해당 요금 인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현시점에선 직접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것 대신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가입을 통해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를 이용하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한 셈이다.

공격적 운영 vs. 수익성 개선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넷플릭스, 쿠팡플레이넷플릭스, 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의 과감한 가격 정책은 쿠팡 쇼핑 서비스의 호조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쿠팡은 지난 2023년 이래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데다 올해 1분기는 창사이래 최대 규모인 11조 원대의 매출을 달성했다.

쿠팡플레이가 미국 아마존을 벤치마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쿠팡의 무료 확대 정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마존이 E-커머스와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결합시켜 초거대 글로벌 플랫폼 업체로 성장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쿠팡 역시 쿠팡플레이와의 동반 성장을 통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에 둔 무료라는 파격 정책으로 국내 타업체가 따라 할 수 없는 공격적 운영을 시도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소비재 판매가 이뤄지는 플랫폼을 보유해 무료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동영상 광고 물량 확보에도 충분히 대비했다고 봤다. 경쟁사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여전히 답보 상태에 놓여 있음을 감안하면, 당분간 쿠팡 및 쿠팡플레이의 OTT 시장 질주에는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은 미국 현지 상황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요금 정책은 상당수 해외 국가에서도 동시에 이뤄졌다. 넷플릭스는 독점 콘텐츠에 제작 투자를 하는데, 연일 급등하는 제작비 부담은 이들로서도 피할 수 없기에 일부 요금제 인상을 통해 필요한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

일각에서는 한국 새 정부 출범 이후 이뤄질 수도 있는 스트림플레이션 (OTT 콘텐츠 소비 물가 인상) 규제 움직임을 미리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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