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2일 안양 LG가 서울로 도망친 충격을 치유하기 위해 안양 축구팬들은 2013년 2월 2일시민구단 FC 안양을 창단했고, 2024년 K리그2 우승을 차지하며 당당하게 FC 서울을 상대로 연고지 더비 매치를 펼칠 수 있게 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들의 첫 더비 매치를 2월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배정했다. 숫자 2가 묘하게 겹친 날이라 FC 안양 팬들은 더 이기고 싶었지만 후반 추가 시간에 터진 최성범의 만회골(FC 서울 2-1 FC 안양)을 가슴에 품고 돌아서야 했다. FC 안양 팬들은 아워네이션(안양종합운동장)에서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고 바로 그 날이 왔다.
유병훈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안양이 5월 6일 오후 7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5 K리그1 FC 서울과의 홈 게임에서 1-1로 아쉽게 비겼다. 2024 K리그2 MVP 마테우스의 멋진 왼발 골로 이기는 듯 했지만 FC 서울 후반 교체 멤버 문선민의 동점골에 탄식을 내뱉었다.
8월 31일 세 번째 만남을 기다리며
연휴가 끝나는 날 저녁 아워네이션 관중석을 1만 103명 축구팬들이 가득 메웠다. 보랏빛으로 3면을 물들인 FC 안양 팬들은 게임 시작 후 32분만에 페널티킥 휘슬이 울려 환호성을 질렀다.
마테우스가 올린 코너킥 세트피스 기회에서 에두아르도가 FC 서울 풀백 최준에게 잡혀 넘어진 것이었다. 그런데 채상협 주심은 VAR 온 필드 리뷰 절차를 거쳐 그 휘슬 소리를 지웠다. 에두아르도가 넘어지기는 했지만 최준이 과도한 방해 동작을 취한 것은 아니라는 결정이었다.
그리고 득점 없이 이어진 후반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FC 안양의 멋진 첫 골이 들어갔다. 김다솔 골키퍼부터 시작한 왼쪽 측면 역습이 토마스의 날카로운 스루패로 이어졌고, 마테우스가 빠르게 달려나가 시원한 왼발 대각선 골(51분 10초)을 꽂아 넣은 것이다. 지난 시즌 K리그2 MVP 트로피에 어울리는 완벽한 마무리였다.
마테우스는 그로부터 12분 뒤에도 이태희의 정확한 측면 패스를 받아 추가골 기회를 잡았지만 자신의 주발이 아닌 오른발 슛 타이밍에 걸리는 바람에 FC 서울 센터백 야잔의 태클에 걸리고 말았다.
최근 세 게임 연속 패배(1득점 4실점)로 부진의 늪에 빠진 FC 서울은 후반 교체 멤버들 덕분에 겨우 승점 1점을 따낼 수 있었다. FC 안양에게 먼저 골을 내주고 5분 뒤에 바꿔 들어간 린가드와 문선민의 코너킥 세트피스 합작골이 들어간 것이다. FC 안양 수비수들은 체격 조건이 좋은 FC 서울 수비수들을 막느라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문선민을 놓쳤고 린가드의 코너킥이 문선민 이마 앞으로 정확히 날아와 80분 36초에 헤더 동점골이 들어간 것이다.
이 동점골 순간 FC 안양 김다솔 골키퍼가 동료 수비수와 충돌하며 광대뼈를 다치는 바람에 황병근 골키퍼가 급하게 들어왔고, 90분에 또 '린가드-문선민'으로 이어진 역전골 기회가 나왔지만 황병근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로 홈 팀 FC 안양 팬들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이렇게 1-1로 끝나는 바람에 FC 안양은 3월 15일 대구 FC와의 어웨이 게임(1-0승)부터 승리와 패배를 1게임씩 반복하는 퐁당퐁당 널뛰기를 8게임(4승 4패)으로 끝내고 시즌 첫 무승부 기록을 받아들었다. 퐁당퐁당 순서가 이번에도 맞아떨어졌다면 이번이 이기는 차례였기 때문에 FC 안양 팬들은 더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FC 서울은 최근 6게임 연속 무승(3무 3패 4득점 7실점) 기록을 이어나가며 부진의 늪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한 상황이다. 이들의 세 번째 연고지 더비 매치는 8월 3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제 FC 안양(7위)은 오는 10일(토) 오후 7시 최하위 대구 FC를 안양종합운동장으로 불러들인다. FC 서울(9위)도 같은 날 같은 시각 대전하나 시티즌(1위)과의 어웨이 게임을 위해 퍼플 아레나로 찾아간다.
2025 K리그1 결과(5월 6일 오후 7시, 안양종합운동장)
★ FC 안양 1-1 FC 서울 [골,도움 기록 : 마테우스(51분 10초,도움-토마스) / 문선민(80분 36초,도움-린가드)]
◇ FC 안양 (4-4-2 감독 : 유병훈)
FW : 김운(68분↔모따), 마테우스
MF : 강지훈(75분↔박종현), 김정현, 에두아르도, 채현우(68분↔최규현)
DF : 토마스, 이창용, 김영찬, 이태희
GK : 김다솔(84분↔황병근)
◇ FC 서울 (4-4-2 감독 : 김기동)
FW : 정한민(56분↔둑스), 조영욱(56분↔린가드)
MF : 루카스, 류재문, 황도윤(78분↔김진야), 정승원(56분↔문선민)
DF : 김진수, 김주성, 야잔, 최준
GK : 강현무
◇ 2025 K리그1 현재 순위표
1 대전하나 시티즌 27점 8승 3무 2패 21득점 13실점 +8
2 전북 현대 22점 6승 4무 2패 17득점 11실점 +6
3 울산 HD 21점 6승 3무 5패 15득점 11실점 +4
4 김천 상무 20점 6승 2무 4패 16득점 12실점 +4
5 광주 FC 19점 5승 4무 3패 13득점 13실점
6 강원 FC 17점 5승 2무 5패 10득점 9실점 +1
7 FC 안양 16점 5승 1무 7패 15득점 16실점 -1
8 포항 스틸러스 16점 4승 4무 4패 13득점 16실점 -3
9 FC 서울 14점 3승 5무 4패 10득점 12실점 -2
10 제주 SK 11점 3승 2무 7패 11득점 18실점 -7
11 수원 FC 11점 2승 5무 5패 10득점 15실점 -5
12 대구 FC 10점 3승 1무 8패 14득점 19실점 -5☞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