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야구'
스튜디오C1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야구단 운영을 하는 형식이다 보니 <불꽃야구> 역시 프로팀과 유사한 방식의 연봉 재계약 협상이 진행됐다. 지난 시즌 맹활약했던 MVP 이대호를 비롯해서 주장 박용택, 유희관 등 인상 요인이 있는 선수들은 사무실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유희관은 지난해에 이어 '한국판 보라스'로 불리는 이예랑 에이전트를 대동하고 입장해 진지함과 예능 특유의 재미를 동시에 선사했다. 자칭 '두 선수의 엄마' 역할을 강조한 이 에이전트는 또 다른 에이스 니퍼트에 대해선 '키 큰 아들'(?)이라고 표현하는 등 유희관 못잖은 예능감을 선보였다.
반면 아쉬운 작별의 순간도 있었다. 지난해 '알바생'으로 합류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연세대 좌완 강민구는 소속팀 투수들의 줄부상으로 인한 전력 공백, 체육 교사 꿈을 이루기 위한 전공과목 이수 일정 등으로 인해 퇴단을 결정했다. 그런가 하면 프로 입단에 실패하고 군입대를 준비 중인 아마추어 출신 이용현-고대한, 경기 출전 기회가 대폭 줄어든 프로 경력자 이홍구-서동욱-국해성 등도 <불꽃야구>와는 연을 맺지 못한 채 팀을 떠났다.
시청자들의 슈퍼챗 후원
▲'불꽃야구'스튜디오C1
다음 주 방영될 2025 트라이아웃을 앞두고 장시원 PD는 참가 선수들에게 이런 인사말을 건넸다.
"우리는 이기고 싶은 팀이 아니라 이겨야 되는 팀입니다. 잘하고 싶은 선수가 아니라 잘 해야만 하는 선수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불꽃야구> 및 불꽃 몬스터즈가 처한 현실의 반영처럼 들려왔다.
새 예능의 방영 플랫폼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나돌았지만 최종적으로 유튜브, 그것도 무료 공개라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는 점은 기존 팬들과 시청자들의 걱정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웬만한 드라마 수준의 거액 제작비와 인력이 투입되는 스포츠 예능을 OTT나 TV 채널 없이 제작을 강행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PPL 등 협찬 규모부터 차이가 클 수 밖에 없는 유튜브 환경에서 과연 <불꽃야구>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우려감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만, 아직 법적 분쟁의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현실에서 이뤄진 이 선택은 의외의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청자 자발적으로 기꺼이 유료 결제에 나선 건 기존 <최강야구>의 두터운 팬층을 떠올리게 했다. 이를 통해 <불꽃야구> 및 제작사 스튜디오C1으로선 의도치 않게도 새로운 예능 방영의 실험을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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