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보다 꽃, 증오보다 용서 권하는 창작극

[인터뷰] 2025 서울연극제 자유참가작 '오셀로 두 시대' 서해 작가, 장봉태 연출, 김필 배우

 연극 ‘오셀로 두 시대’ 김충선 역 배우 김필(왼쪽)이 하루카 역 배우 이지원(오른쪽)과 연기 합을 맞춰보고 있다
연극 ‘오셀로 두 시대’ 김충선 역 배우 김필(왼쪽)이 하루카 역 배우 이지원(오른쪽)과 연기 합을 맞춰보고 있다극단 단잠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순간을 무대 위에 교차시킨 창작극 '오셀로 – 두 시대'가 오는 5월 8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 씨어터 쿰에서 관객과 만난다. 2025 서울연극제 자유참가작으로 선정된 이번 작품은 극단 단잠이 기획·제작하고, 조선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 경성이라는 두 시대를 배경으로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한국의 역사로 재해석한 이중 서사극이다.

'오셀로 – 두 시대'는 조선의 왜군 출신 장수 김충선과 일제강점기의 조선인 일본 경찰 강무현, 두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각자의 시대에서 '오셀로'가 된 이들은 사랑과 의심, 충성과 배신, 정체성과 민족이라는 거대한 질문 앞에서 흔들린다. 가장 가까운 이들을 의심하게 된 순간, 그 의심은 사랑과 동료, 그리고 자신까지 파멸로 이끈다.

그러나 단순한 비극으로만 끝나지는 않는다. 조선에서의 데스데모나 설화와 경성에서의 데스데모나 하루카가 등장하며 칼보다 꽃을 증오보다 용서를 이야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자 한다. 작품은 "다시는 이 땅 위에 꽃보다 피가 먼저 피지 않기를"이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배우들이 1인 2역으로 시대를 넘나들며 인물의 입체적 심리를 표현한다는 점이다. 무대 위에서는 1592년 조선과 1925년 경성이 빠르게 교차하며, 빈 무대와 배우의 에너지만으로 극의 긴장감을 이끌어낸다.

지난 5일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장봉태 연출가는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사건과 인물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심플하게 무대를 구성했다"며 "두 시대의 비극이 지루하지 않게 빠르게 교차 진행될 수 있도록 연출에 신경을 썼다. 배우들의 감정과 몸짓이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닿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칼이 아닌 꽃을 쥐는 용기, 그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배우들의 에너지로 채우는 연극... 연극의 매력 느낄 수 있을 것"

 연습실에서 연습 중인 김필, 박신후, 송용식, 서지유, 박수아, 원기연, 이지원, 윤정화 등 연극 ‘오셀로 두 시대’ 출연 배우들
연습실에서 연습 중인 김필, 박신후, 송용식, 서지유, 박수아, 원기연, 이지원, 윤정화 등 연극 ‘오셀로 두 시대’ 출연 배우들극단 단잠

극작을 맡은 서해 작가는 "두 시대의 인물들이 같은 감동을 겪으며 파멸로 치닫는 과정을 통해 인간 내면의 어둠과 빛을 조명하고자 했다. 배신과 신념의 경계를 흐리게 설정해, 주인공들이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진정한 배신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며 "관객에게 신념과 의심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은 단순히 타인의 배신이 아니라, 스스로의 의심과 본심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랑과 신념이 왜곡되었을 때의 파멸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유도한다.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김충선 역을 맡은 배우 김필은 "연극을 보며 역사 속에서 자신의 나라를 버려야 했던 이들이 어떤 딜레마를 안고 있었는지, 그리고 원작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와는 어떤 점이 다른가를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다"며 "빈 무대를 오로지 배우들의 에너지만으로 채울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연극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공연을 통해 연극이 가진 매력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에는 김필, 박신후, 송용식, 서지유, 박수아, 원기연, 이지원, 윤정화 등 폭넓은 세대의 배우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현재 5월 8일 첫 공연을 앞두고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공연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및 공휴일 오후 3시에 진행되며, 월요일은 쉰다.
 연극 ‘오셀로 두 시대’ 포스터
연극 ‘오셀로 두 시대’ 포스터극단 단잠



덧붙이는 글 *공연 정보
공연 기간: 2025년 5월 8일(목) ~ 5월 18일(일)
공연 장소: 대학로 씨어터 쿰
공연 시간: 평일 오후 7시 30분 / 주말 및 공휴일 오후 3시 (월요일 쉼)
오셀로두시대 김필 서해 장봉태 씨어터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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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