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민 골키퍼 덕분에... '부산 아이파크' 대역전 드라마 완성

[2025 K리그2] 부산 아이파크 3-2 화성 FC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2769명 부산 홈팬들도 기뻐했지만 더 특별하게 기쁨을 표현한 선수가 있었으니 부산 아이파크 센터백 조위제였다. 그는 구상민 골키퍼에게 달려가 깊은 고마움과 기쁨을 담아 와락 안겼다. 종료 직전 자신의 핸드 볼 반칙으로 내준 페널티킥을 구상민 골키퍼가 결과적으로 막아낸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가 27일 오후 4시 30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벌어진 2025 K리그2 화성 FC와의 홈 게임에서 3-2 펠레 스코어 역전승을 거두고 6위로 올라서 상위권 순위 다툼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어 놓았다.

먼저 2골 내주고 3골 뒤집기 진땀승

이 게임 전까지 모두 다섯 번의 홈 게임에서 부산 아이파크는 겨우 1승 2무 2패의 성적을 냈으니 홈팬들에게 면목이 없었다. 더구나 이번 여섯 번째 홈 게임 시작 후 9분도 안 되어 내리 2골을 먼저 내줬으니 제정신을 차릴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릴 정도였다.

차두리 감독의 K리그2 새내기 팀 화성 FC가 최근 세 게임 연속 패배(2득점 6실점)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전반 3분 14초만에 알뚤의 오른발 첫 골부터 과정이 매끄러웠다. 전성진의 스루패스를 받은 박준서가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밀어준 얼리 크로스를 알뚤이 달려들어 오른발 끝으로 차 넣은 것이다.

두 팀의 K리그2 공식 만남은 처음이었지만 이름이 같은 선수가 나란히 등장하여 묘하게도 '전성진 더비 매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는데, 약 20개월 늦게 태어난 화성 FC 오른쪽 날개 공격수 전성진(2003년 3월생)이 경쾌한 볼 터치와 타이밍 좋은 스루패스로 이른 첫 골을 뽑아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홈 팀 부산 아이파크에도 같은 이름의 전성진(2001년 7월생)이 왼쪽 윙백으로 나와 풀 타임 활약했다.

화성 FC는 알뚤의 첫 골에 이어 5분 11초만에 한 골을 더 넣으며 시즌 두 번째 승리 의지를 밝혔다. 오른쪽 코너킥 세트피스 기회에서 부산 아이파크 수비수들보다 뛰어난 집중력을 자랑하며 박주영이 오른발 슛(8분 25초, 함선우 헤더 도움)을 시원하게 차 넣은 것이다.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은 도깨비에 홀린 듯 내리 2골을 내준 뒤 정신을 되찾아 차근차근 따라붙기 시작했다. 19분 5초에 빌레로의 절묘한 180도 터닝 어시스트를 받은 페신이 왼발로 침착하게 한 골을 따라붙은 것이 결정적 장면이었다.

그리고 전반 끝나기 전에 보기 드문 간접 프리킥이 화성 FC 페널티 에어리어 바로 안쪽에서 나왔다. 김승건 골키퍼가 공을 잡고 시간을 너무 끌다가 6초가 지났다는 판정을 김재홍 주심이 엄격하게 내린 것이다. 이 간접 프리킥 기회에서 빌레로가 살짝 밀어준 공을 키다리 골잡이 곤잘로가 오른발로 차 넣어 점수판이 2-2로 균형을 이뤘다.

4월의 마지막 일요일 오후 홈팬들 앞에서 망신을 당할 뻔했던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이 전반 끝나기 전에 2골을 따라붙은 것만으로도 놀라운 과정이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후반 초반에 또 하나의 프리킥 기회를 얻어 예상보다 빨리 뒤집기에 성공했다. 곤잘로가 얻은 화성 FC 페널티 에어리어 반원 안 직접 프리킥을 페신이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차 3-2 펠레 스코어를 49분 3초에 만든 것이다.

그런데 부산 아이파크에게 5분도 지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 51분 화성 FC 백승우의 역습 드리블을 막다가 핵심 수비수 이동수가 밀기 반칙을 저지르는 바람에 김재홍 주심으로부터 퇴장(명백한 득점기회 저지) 명령을 받은 것이다.

부산 아이파크가 스코어를 어렵게 뒤집어내기는 했지만 약 40분 이상의 시간을 한 명 적은 인원수로 버텨야 하는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화성 FC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 공격적인 운영을 펼쳤지만 부산 아이파크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이 7분이나 공지된 다음 더 놀라운 사건이 막판에 벌어졌다. 추가 시간 3분도 안 된 시간에 화성 FC 알뚤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막기 위해 왼팔을 내민 부산 아이파크 조위제가 핸드 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준 것이다.

여기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화성 FC는 후반 교체 멤버 루안이 키커로 나와 오른발 극장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2016년부터 지금까지 아홉 시즌을 부산 아이파크 골키퍼 유니폼을 입고 뛴 구상민 골키퍼가 루안의 오른발 킥 방향을 읽고 자기 오른쪽으로 몸 날려 막아냈다. 그런데 이 선방 순간은 무효 처리됐다. 구상민 골키퍼가 루안의 킥 순간보다 먼저 골 라인을 박차고 앞으로 나왔다는 VAR 판독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루안이 다시 페널티킥을 오른발로 처리했는데 직전 킥보다 더 강하게 차려는 욕심에 크로스바를 때리고 말아 화성 FC는 하늘이 주신 극장 동점골 기회를 날려버렸다.

실질적으로 구상민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가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상대 키커에게 큰 부담을 안기는 1차 페널티킥 세이브 순간이 큰 역할을 해낸 셈이다. 게임 시작 후 8분 25초만에 0-2로 끌려가던 부산 아이파크가 후반 시작 후 4분 3초만에 3-2로 점수판을 뒤집어낸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인데 핵심 수비수의 퇴장(54분),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허용(90+3분)이라는 두 가지 큰 악재 앞에서도 더 크게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은 데는 구상민 골키퍼의 영향이 매우 컸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6위로 올라온 부산 아이파크는 5월 4일 오후 7시 충남아산 FC(8위)를 구덕운동장으로 불러들이며, 12위 화성 FC도 같은 날 같은 시각 천안시티 FC(14위)와 화성종합 경기타운에서 만난다.

2025 K리그2 결과(4월 27일 오후 4시 30분, 부산 구덕운동장)

부산 아이파크 3-2 화성 FC [골,도움 기록 : 페신(19분 5초,도움-빌레로), 곤잘로(43분 26초,도움-빌레로), 페신(49분 3초) / 알뚤(3분 14초,도움-박준서), 박주영(8분 25초,도움-함선우)]

부산 아이파크 (3-4-3 감독 : 조성환)
FW : 빌레로(90+8분↔김현민), 곤잘로(84분↔손석용), 페신(90+8분↔윤민호)
MF : 전성진, 사비에르, 전승민(55분↔오반석), 장호익(90+8분↔이현규)
DF : 이동수, 조위제, 홍재석
GK : 구상민
- 퇴장 : 이동수(54분, 명백한 득점기회 저지)

화성 FC (4-3-3 감독 : 차두리)
FW : 박주영(58분↔리마), 알뚤, 전성진
MF : 백승우(58분↔루안), 보이노비치, 최명희(69분↔김신리)
DF : 김대환, 우제욱, 함선우, 박준서(74분↔조동재)
GK : 김승건

2025 K리그2 현재 순위표
1 인천 유나이티드 FC 22점 7승 1무 1패 16득점 5실점 +11
2 전남 드래곤즈 18점 5승 3무 1패 11득점 6실점 +5
3 서울 E랜드 FC 17점 5승 2무 2패 17득점 12실점 +5
4 수원 삼성 블루윙즈 17점 5승 2무 2패 16득점 11실점 +5
5 성남 FC 16점 4승 4무 1패 10득점 6실점 +4
6 부산 아이파크 15점 4승 3무 2패 13득점 9실점 +4
7 부천 FC 1995 14점 4승 2무 3패 14득점 13실점 +1
8 충남아산 FC 11점 2승 5무 2패 10득점 7실점 +3
9 경남 FC 11점 3승 2무 4패 10득점 13실점 -3
10 충북청주 FC 10점 3승 1무 5패 11득점 16실점 -5
11 김포 FC 9점 2승 3무 4패 9득점 9실점
12 화성 FC 6점 1승 3무 5패 11득점 17실점 -6
13 안산 그리너스 4점 1승 1무 7패 6득점 17실점 -11
14 천안시티 FC 3점 1승 8패 3득점 16실점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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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및 라켓 스포츠 기사,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