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인크래프트 무비'
워너브러더즈코리아
26일 국내 개봉된 <마인 크래프트 무비>(자레드 헤스 감독)의 기본 골격은 여타 어린이 대상 액션 어드벤쳐 영화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야기의 시작은 주인공 스티브(잭 블랙 분)의 상세한 설명으로 채워졌다. 어린 시절부터 채광에 관심이 있던 스티브는 성인이 되어 무료했던 직장 생활에서 탈피, 기어코 탄광에서 또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포털을 발견했고 '오버월드' 이름 붙여진 그곳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것 그대로 모든 것을 만드는 행복한 생활을 영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평화로운 세상에는 늘 어두운 그림자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저 금 찾는게 전부인 피글린들과 이들의 리더 말고샤 (레이첼 와이스 분)에게 그만 붙잡히고 말았다. 태양을 치워버리고 전 세상을 어둠의 그림자로 채우려는 말고샤의 야욕을 막기 위해 스티브는 포털의 중요한 열쇠인 큐브를 자신의 반려 늑대를 통해 인간 세상으로 내보낸다.
그 무렵 어머니를 잃고 누나 나탈리 (엠마 마이어스 분)와 함께 감자칩이 전부인 낯선 도시로 이사를 떠난 헨리(세바스찬 유진 헨슨 분)은 그곳에서 왕년의 게임 챔피언 개릿 (제이슨 모모아 분)과 우연히 스티브가 현실 세계로 보낸 큐브의 빛을 따라 오버월드로 진입하게 되었다. 뒤이어 동생을 찾아 내선 나탈리, 부동산 업자 던 (다니엘 브룩스 분)도 그들처럼 환상의 세상에 발을 내딛었다. 인간 세상에만 있던 이들은 오버월드에서 상상초월 모험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사실상' 상반기 세계 흥행 1위 작품
▲영화 '마인크래프트 무비'
워너브러더즈코리아
다소 조악했던 예고편 덕분에 흥행 부진 우려도 존재했지만 미국 개봉과 동시에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4월 현재 7억 3000만달러 이상 매출을 달성하며 세계 흥행 '사실상'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선풍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자 주: 중국 애니메이션 <나타지마동요해>가 19억달러로 올해 전체 흥행 1위를 기록중이지만 매출액의 99%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발생했다.)
전반적의 극의 흐름이나 개연성 측면에선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상당힌 약점을 드러낸다. 마블 영화에서 본 듯한 CG와 주인공들의 모험담은 과거 블록버스터 대작 속 이야기와 큰 차별화를 내비치진 않는다. 여타 작품에선 장시간 공을 들여 화면을 꾸몄을 법한 영화의 도입부를 그저 스티브의 나래이션으로 퉁치는 것만 보더라도 말이다. 국내외 비평가들의 혹평이 쏟아진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는다.
그런데 <마인크래프트>는 100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묘하게 관객들을 화면에 집중시키는 마법을 발휘한다. 비디오 게임 버전 <쥬만지>라는 지적이 나올 만큼 영화 내내 무한한 상상력으로 완성된 사각형 조합의 각종 배경과 등장 인물들이 펼치는 유쾌한 모험담은 주관객층인 10대 초반 저연령대 초등학생들의 취향 저격을 제대로 이뤄내고 있다.
맘껏 발휘하는 상상력
▲영화 '마인크래프트 무비'워너브러더즈코리아
비평가들의 쓴 소리에도 불구하고 <마인크래프트 무비>가 전세계 극장가를 강타할 수 있었던 건 원작 영화가 지닌 미덕만큼은 극장판 작품에서도 그대로 유지한 덕분이다. 이 게임만의 강점 중 하나는 "누구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타 게임이 제작사가 마련한 틀 안에서 플레이하고 레벨을 올리는 등 수동적 입장에서 진행되는 것과는 달리 <마인크래프트>는 게이머 본인의 창의력이 곧 힘이 되는 독특한 성격을 지녔다.
이러한 특징을 다소 유치할 수 있는 이야기와 인물들을 통해 구현하면서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적절히 관객들의 눈 높이를 사로 잡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북미 시장에선 SNS를 중심으로 <마인크래프트 무비>를 둘러싼 각종 '밈'이 선풍적 인기를 끄는 등 영화 흥행을 위한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 귀엽고 사랑스런 CG를 배경 삼아 펼치는 두 주연배우 잭 블랙과 제이슨 모모아의 온몸 아끼지 않는 열연도 주목할 만 하다.
<쿵푸 팬더>를 비롯해서 <쥬만지> 등 어떤 면에선 <마인크래프트 무비>와 정서적 공감대가 유사한 영화에서 자신의 진가를 맘껏 발휘했던 잭 블랙은 이번 작품에서도 개성 넘치는 노래까지 선보이면서 어린이 및 성인 관객들을 사로 잡는다. <아쿠아맨>, <분노의 질주> 등을 통해 마초 성향 캐릭터로 친숙한 제이슨 모모아는 핑크색 가죽 재킷 착용한채 능청맞은 연기로 웃음을 유발시킨다.
이렇듯 여러가지 약점이 혼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이를 뛰어 넘을 무궁무진한 장점을 앞세우고 우리들을 찾아왔다. 온 가족이 깔깔 대며 웃을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다면 이 영화가 그 역할을 충분히 담당해줄 것이다.
덧, 쿠키 영상은 총 2개. 하나는 엔딩 크레딧 시작과 동시에 등장하며 다른 하나는 제일 마지막에 등장하는 만큼 일찍 자리를 비우는 일이 없길 바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좀 유치하면 어때? 무모한 도전이 세계 1위 흥행작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