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이혼숙려캠프> 방송화면 갈무리
JTBC
새롭게 시작된 11기의 첫 번째 출연자인 '절약부부(권영훈-임수빈)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부부는 2년 차 재혼 커플로 남편은 초혼이었고, 아내에게는 아들이 있었다. 먼저 이혼을 원한 것은 아내였지만, 사연을 신청한 것은 남편이었다. 남편은 본인의 잘못된 행동을 먼저 인정하며 변하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가사조사 영상을 통해 부부의 충격적인 사연이 밝혀졌다. 아내는 당초 남편은 착하고 성실한 모습에 반해 결혼을 결심했다. 남편은 사회복지과를 졸업하고 나와서 관련 일을 하다가 헬스 트레이너 등을 거쳤지만, 지금은 무직 상태였다.
알고 보니 남편은 빚이 있는 것을 아내에게 숨기고 결혼했다. 경제관념이 없는 남편은 생활비가 부족해 아내 몰래 사채를 빌려 썼고, 덩달아 다단계 사기까지 당하면서 엄청난 빚을 지게 됐다. 현재도 남편은 무직 상태에 수입은 실업급여에 의존하고 있었다. 남편은 아내에게 솔직하게 말을 못한 이유는 처음엔 본인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아내가 알게 되면 떠나갈까 두려웠다고 밝혔다.
결국 아내는 남편이 저지른 빚을 대신 감당하기 위해 20대 시절부터 모아놓은 전 재산을 쏟아부어야 했다. 아내가 극도로 절약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하지만 아내는 간신히 빚을 해결한 이후에도 불안했던 시간들 때문에 대인기피증이 생겼고 눈물이 많아졌다. 또한 아내는 남편의 상습적인 거짓말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다.
남편의 더 심각한 진짜 문제는 상식을 벗어난 '폭력성'이었다. 남편은 부부싸움을 하다가 감정이 격해지면 부엌칼을 들고 아내 앞에서 협박을 일삼았다고 한다. 남편은 공포에 질린 아내 앞에서 자신의 목숨을 내세워 '이혼한다는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강요했다. 제발 그만하라는 아내의 애원도 무시하고, 심지어 아이가 눈앞에서 떨고 있는 상황에서도 위협을 멈추지 않았다고.
잠시 영상을 중단시킨 서장훈은 어느 때보다 정색하며 "힘들면 죽겠다고 협박하는 게 습관인가? 이건 다른 그 어떤 이유보다 악질"이라고 분노했다. 아내에게 애원하느라 그랬다고 변명하는 남편에게 서장훈은 "앞으로 이 버릇 못 고치면 인간 노릇 제대로 못할 수 있다. 아내는 남편이 저런 짓을 한번만 더 하면 바로 이혼해야 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남편의 행동은 실제로 특수협박과 아동학대죄에 해당했다. 당시 경찰까지 출동했고 남편과 아내 모자를 분리시켰다. 아내는 고심 끝에 결국 남편의 처벌을 포기했다. 남편은 처벌 위기까지 간 이후에야 이상 협박을 하지 않게 됐지만, 오히려 아내는 그런 남편의 표리부동한 태도에 더 실망감을 느꼈다.
비상식적 남편과 이혼하지 못한 이유
▲JTBC <이혼숙려캠프> 방송화면 갈무리JTBC
가사조사 영상 촬영 기간에도 남편의 이상 행동은 이어졌다. 부부는 언쟁을 벌이던 도중,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대화를 이어가는 아내와 달리, 남편은 흥분하면 갑자기 급발진해 악을 쓰고 소리를 질러대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남편은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거다. 이혼이란 단어 쓰지 마라,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한테"라고 시종일관 분노를 주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화를 낸 게 아니라 언성이 높아진 것 뿐이라고 변명을 늘어놓았다.
서장훈은 "남편이 일반적이지 않다. 귀신들린 것 같다"며 우려했다. 아내는 영상에 나온 남편의 모습조차 평소의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화면을 지켜보던 남편도 본인의 모습을 확인하고 부끄러워했다.
지난 10월에는 결국 남편이 아내를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부부는 사소한 일로 언쟁을 벌이다가 분노한 남편이 "내가 맨날 져주니까 우습지?"라며 이미 아픈 상태였던 아내가 구토할 때까지 구타를 저질렀다. 황당하게도 남편은 폭행을 저지르고 나서 곧바로 <이혼숙려캠프> 출연을 신청하며, 대신 아내에게는 이 사건을 덮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그럼에도 아내가 아직 남편과 이혼하지 못했던 것은 아이의 부탁 때문이었다. 아내는 "나 아빠가 필요해"라는 아들의 간절한 호소를 차마 외면할수 없었다고.
아내는 "그동안 남편이 해달라는데 다해줬는데도 돌아오는 건 협박과 폭력이었다. 특히 아이 앞에서 목숨으로 협박했다는게 용서가 안된다"면서 "아이와 단둘이 사는 세상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남편과 사는 세상이 더 힘들다"며 괴로워했다.
영상을 보고난 패널과 다른 부부들 모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서장훈은 "이건 이혼이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여러 부부들이 출연했지만, 이번 남편은 그 사람들과 다르다"면서 "가족이나 외부에서 개입을 해서라도 이 사람들을 떼어 놓아야 한다. 지금은 남편의 치료가 급선무"라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아내는 현재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남편의 정신과 치료까지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고 했다. 서장훈은 "저런 집에서 부부와 자녀 세 사람이 계속 같이 산다는 게 말이 되냐. 자기가 자기 팔자 꼰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라며 아내에게도 쓴소리를 날렸다.
영상을 보면 그때의 악몽 같았던 순간이 다시 떠오른 아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하고 말았다. 결국 촬영은 잠시 중단됐고, 아내는 밖에 나와서도 한동안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절약 부부를 둘러싼 충격적인 사연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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