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골 때리는 그녀들'
SBS
잔잔했던 '골때녀' G리그에 역대급 슈퍼 루키가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 23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아래 <골때녀>) G리그 B그룹 개막전에서 FC 원더우먼이 리그 최강팀 FC 월드클라쓰를 5대0으로 제압, 파란을 일으켰다. 원더우먼은 '신입생' 마시마 유가 2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공격을 주도했고 트루디·우희준도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팀 승리에 기여햤다.
한일전을 통해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준 일본 출신 마시마 유를 새 멤버로 보강한 원더우먼은 그동안 만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이번 대승을 계기로 단숨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반면 지난 1년 사이 거행된 <골때녀> 주요 대회를 재패했던 월드클라쓰는 마시마를 막지 못한 채 '5골 차' 충격적인 대패를 경험하고 말았다.
당초 G리그 B그룹은 "죽음의 조"로 불리긴 했지만 여전히 우승팀 월드클라쓰의 강세를 전망했던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전력 보강이 이뤄진 원더우먼의 대반란에 힘입어 단 한 경기 만에 새로운 <골때녀> 강자의 등장을 예고했다.
'김가영 하차' 원더우먼, 예상치 못했던 전력 보강
▲SBS '골 때리는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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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원더우먼은 창단 멤버였던 주장 김희정의 하차와 더불어 신입 선수로 미스코리아 및 특전사 장교 출신·< 강철부대 W > 출연 등 이채로운 경력의 소유자 우희준을 합류시켜 재도약을 준비중에 있었다. 하지만 기상캐스터 김가영이 최근 논란 속에 프로그램을 떠나면서 원더우먼은 에이스 공백이라는 큰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대회 개막 D-4일을 앞두고 남은 선수들로 훈련에 임했지만 좀처럼 활력을 되찾기 어려운 분위기에 놓였다. 그런데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마시마 유의 합류를 계기로 원더우먼 선수들은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했다. 이미 두 차례의 한일전을 현장에서 경험했던 골키퍼 키썸을 비롯한 동료들로선 마시마의 기량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번만큼은 "해볼 만 하다"는 좋은 예감을 가질 수 있었다.
반면 마시마의 등장을 경기 당일에서야 알게 된 월드클라쓰를 비롯한 타 팀 선수들은 모두 놀라움과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 일본팀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사오리에겐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된 셈이었다. "우리 쉽게 안 죽어! 괜찮아"를 외친 월드클라쓰 선수들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상대를 만나 최악의 경험을 하고 말았다.
리그 최강팀의 침몰
▲SBS '골 때리는 그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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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마의 합류와 더불어 원더우먼의 전반적인 움직임도 달라졌다. 상대팀 월드클라쓰 김병지 감독 못잖게 원더우먼 조재진 감독 역시 빌드업 축구를 내세우면서 상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키썸과 마시마가 후방에서 공을 주고 받으면서 조금씩 월드클라쓰 진영으로 침투해 기회를 엿보던 차에 의외의 골이 터졌다. 월드클라쓰 나티가 볼을 걷아 낸다는 것이 동료 몸을 맞고 그대로 골 문안으로 들어가는 자책골로 이어졌다.
허망하게 점수를 내준 월드클라쓰 수비진에 점차 균열이 생기자 원더우먼에겐 곧바로 추가 득점의 기회가 생겼다. GK 키썸의 과감한 측면 돌파와 마시마의 기막힌 어시스트를 받은 트루디가 드디어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오랜기간 백업 멤버 정도로만 활약했던 트루디로선 기다렸던 골맛을 보면서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2대0으로 앞서기 시작한 원더우먼은 이제 그라운드에 적응한 마시마의 현란한 플레이를 바탕으로 상대를 완전히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월드클라쓰 수비진의 실수는 곧바로 마시마의 득점 기회가 이어졌고, 화려한 기술을 바탕에 둔 연속 득점에 힘입어 원더우먼은 단숨에 4대0으로 달아났다. 마시마를 벤치로 불러 들이는 여유 속에 우희준마저 측면 사각 지대에서 골을 성공시켜 5대0 완승을 확정지었다. 이렇게 <골때녀> 최강팀은 한 순간에 침몰하고 말았다.
'골때녀' 생태계 파괴자(?)의 등장
▲SBS '골 때리는 그녀들'SBS
그동안 원더우먼은 에이스 김가영의 원톱 운영, 장신 김설희의 프리킥 및 킥인 이외엔 이렇다 할 공격 루트를 마련하지 못할 만큼 단순한 플레이에 치중했다. 이는 좀처럼 챌린지리그를 벗어나지 못하는 팀 전력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런데 마시마의 가세로 그동안 원더우먼의 축구에선 전혀 볼 수 없었던 화려한 기량의 패스, 슈팅 등이 전후반 내내 이뤄졌다.
또한 이미 검증된 공격수 마시마뿐만 아니라 소유미, 트루디 등 가존 선수들의 기량이 한층 좋아지는 이중효과가 이번 월드클라쓰 전에서 이뤄졌다. 앞선 경기들에선 가능성만 보여줬던 소유미는 경기의 흐름을 조절할 줄 아는 마시마 효과에 힘입어 자력으로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연출하는 등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던 트루디 역시 마찬가지였고 후반 막판 그라운드에 투입된 우희준은 단숨에 골까지 성공시키면서 단순한 벤치 멤버 이상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마시마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덤비기보단 전체적인 공격 템포를 조율하는 등 더 큰 그림을 그리는 플레이가 이뤄지면서 원더우먼의 동료들 또한 향상된 기량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었다.
반대로 월드클라쓰로선 경기 초반부터 점수를 내주자 일찌감치 선수들의 멘탈이 흔들렸고 이는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되고 말았다. 고른 기량의 선수들임에도 불구하고 마시마라는 강력한 상대의 등장은 기존 월드클라쓰가 지닌 능력치의 1/10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악재로 작용했다. 조직력까지 무너진 월드클라쓰로선 1패 이상의 치명상을 입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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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데뷔전... '골때녀' 생태계 파괴자의 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