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구현빈김은성이 예멘과의 아시안컵 C조 3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구현빈과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 진출에 성공하며 월드컵 본선티켓을 획득했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11일 오전 2시 15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2025 AFC 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예멘에 1-0으로 승리했다.
2승 1패 (승점 6)을 기록한 한국은 3전 전승을 거둔 조 1위 인도네시아(승점 9)에 이어 조 2위를 기록, 8강에 올랐다. 오는 11월 열리는 2025 FIFA U-17 월드컵 본선 진출도 확정지었다.
한국, 예멘의 파상공세 막아내며 진땀승
이날 한국은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원톱은 박서준, 2선은 정현웅-김예건-김은성이 맡았다. 미드필드는 진건영-박병찬, 수비는 김민찬-구현빈-정희섭-임예찬, 골키퍼 장갑은 박도훈이 꼈다.
쉽지 않은 경기 흐름이었다. 예멘의 강한 압박에 한국은 빌드업 상황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반 21분 미드필드에서 공 다툼 끝에 소유권을 잃으면서 역습 기회를 맞았고, 마지막 알리 달리오의 중거리 슈팅이 골문 위로 떠올랐다. 25분에도 같은 상황을 반복했다. 협력 압박에 공을 빼앗겼고, 역습 상황에서 알리 달리오의 왼발 터닝슛이 제대로 발에 맞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29분 경기 흐름을 바꾸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정현웅이 왼쪽 골라인에서 과감하게 돌파한 뒤 돌아서며 컷백을 내줬다. 이후 김은성이 감각적인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예멘의 공격은 여전히 매서웠다. 전반 34분 아이만 압둘라브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박도훈 골키퍼가 몸을 날려 선방했다.
한국은 추가골 기회를 창출했다. 전반 39분 페널티 박스 아크 정면에서 김예건이 감아찬 프리킥 슈팅은 골문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43분 정현웅이 아크 정면 슈팅은 골대 왼편으로 벗어나면서 전반전은 1-0으로 종료됐다.
후반 들어 한국은 수비 위주의 경기 운영으로 바꿨다. 이러다보니 예멘의 날카로운 공세에 시달리는 흐름으로 전개됐다. 후반 1분 카랍 압둘라티프의 슈팅을 박도훈 골키퍼가 막아냈다. 특히 예멘은 오른쪽 공격을 통해 드리블 돌파와 크로스로 한국 수비를 흔들었다.
한국 수비진은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숱하게 위기를 맞았다. 후반 21분에는 김민찬의 백헤더 패스 미스를 가로챈 윤네스 셰이크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강타했다.
그나마 실점하지 않고 버텨낸 것은 박도훈 골키퍼 선방쇼 덕분이었다. 후반 23분 압둘라브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쳐냈다. 후반 24분 압둘라브의 낮게 깔리는 중거리슛을 안전하게 잡아냈다. 후반 37분 한국 수비 3명을 제친 뒤 시도한 타메르 알 살렐리의 중거리 슈팅은 골문을 크게 빗나갔다. 끝까지 무실점으로 막아낸 한국은 결국 1-0으로 진땀승을 거뒀다.
최상의 조 편성에도 답답한 경기력
16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2025 U-17 아시안컵은 4개국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 2위는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팀을 가린다. 오는 11월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2025 FIFA U-17 월드컵 진출권이 걸린 아시안컵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매우 컸다. 월드컵 본선 참가국 숫자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은 개최국 카타르를 포함해 총 9장이었다.
즉, 조별리그만 통과해도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인도네시아, 아프가니스탄, 예멘과 C조에 속하며 최상의 조 편성을 받은 한국의 무난한 조1위가 예상됐다.
그러나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0-1로 패하며 굴욕을 맛봤다. 충격의 패배였다. 한국 축구는 지난해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도 인도네시아에 패하며 2024 파리 올림픽 진출 실패로 직결되는 참사를 맞았다.
다행히 분위기를 추스린 한국은 아프가니스탄과의 2차전에서 6-0 대승을 거두고 반전에 성공했다. 예멘과의 3차전은 쉽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실망스러웠다. 슈팅수에서 5-13으로 크게 밀렸고, 빌드업 상황에서나 상대 압박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다. 수비 지역이나 미드필드에서의 잦은 미스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1차 목표인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의 다음 도전은 아시안컵 우승이다. C조 2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오는 15일 D조 1위와 4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현재로선 북한이 한국의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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