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출전할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이 결정됐다. '람보르길리' 김길리가 생애 첫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했고, 고등학생 임종언이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는 등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 드러났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김길리(성남시청)가 여자부 종합 우승을, 임종언(노원고)이 남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국가대표에 자동 선발된 최민정(성남시청)이 부재했기에 김길리의 우승은 예측 범위 안이었지만, 임종언의 우승은 '고교생의 이변'으로 주목받았다.
아울러 올림픽 여자 개인전 멤버로는 노도희(화성시청)가 올랐고, 계주 멤버에는 이소연(스포츠토토), 심석희(서울시청)가 선발되었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황대헌(강원도청)이 국가대표에 복귀했고, 신동민(고려대)이 합류했다. 계주 멤버로는 이정민·이준서(이상 성남시청)이 나선다.
박지원 '충격 탈락'... 이변 펼쳐진 국가대표 선발전
▲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대회 2차 대회에서 김길리(오른쪽)가 앞서나가고 있다. 뒤따르는 선수는 서휘민(왼쪽),김혜빈(가운데).
박장식
이번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월드 투어 랭킹 1위만이 얻을 수 있는 '크리스탈 글로브'를 차지했던 바 있는 박지원이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대신 여러 신예 선수들이 등판했다. 올림픽 멤버 5명 중 4명이 2000년 이후 출생 선수로 꾸려졌을 정도.
가장 돋보인 선수는 임종언이다. 2007년생 고등학생 선수 임종언은 1차 대회부터 1500m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1위에 오르더니, 2차 대회에서도 1500m에서 우승한 데 이어 500m에서도 3위에 오르며 올림픽 개인전 출전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역시 2005년생 대학생, 신동민 역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신동민은 1차 대회 1500m에서 4위를 차지한 데 이어, 500m에서 1위를 기록하며 올림픽 출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런 신동민은 2차 대회에서도 포인트를 지켜내는 데 성공, 생애 첫 국가대표 자리에 올림픽 개인전 멤버로 나서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황대헌이 최종 2위로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고, 이준서 역시 베이징 대회에 이어 이번 밀라노 대회에서도 올림픽 대표팀으로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이정민은 2차 대회 1000m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활약 끝에 올림픽 대표팀 승선의 꿈을 이뤘다.
여자부에서는 김길리가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2관왕에 오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김길리는 1차 선발전에서 1500m 2위, 1000m와 500m 1위를 차지하며 일찌감치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었다. 2차 대회에서도 1500m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범접하기 어려운 실력을 뽐냈다.
아울러 여자 쇼트트랙에서는 베테랑 선수들이 영욕 끝에 첫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1차 대회에서 1500m 1위에 오르는 등 훌륭한 경기를 펼친 노도희가 2위로 올림픽 개인전 출전권을 따냈고, 2차 대회 500m 1위에 오른 이소연은 올림픽 계주 출전권을 얻어냈다.
2014 소치·2018 평창 대회에 출전해 2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던 심석희 역시 1·2차 대회에서의 고른 활약 덕분에 포인트 합산에서 최종 4위를 기록, 세 번째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종합 우승 기뻐"
▲1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 우승한 임종언 선수가 취재진의 인터뷰에 어색한 듯 응하고 있다.
박장식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뜻밖의 이변'을 만들었던 임종언은 어색한 듯 인터뷰에 나섰다. 임종언은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서 굉장히 기뻤다"면서, "아직도 내가 올림픽에 나간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지만, 주변에서도 축하해 주셔서 실감이 조금씩 난다"며 재치 있는 우승 소감을 전했다.
"올림픽 선발전을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 다행"이라는 임종언은 "개인전 종목, 특히 1,500미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멋진 경기보다는 완벽하게 1등을 차지하는 경기를 올림픽에서 보여드리고 싶다"며 각오했다.
맞붙고 싶은 선수도 있을까. 임종언은 캐나다의 윌리엄 단지누 등을 언급하면서도, "평창 동계 올림픽 때 임효준의 금메달을 보고 쇼트트랙 국가대표의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린샤오쥔'이 된 임효준과 올림픽에서 상대편으로 맞붙을 가능성도 크다. 임종언은 "꿈의 무대에서 임효준 선수와 맞붙는다면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김길리는 "이번 선발전 종합 우승을 통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한 발짝 다가가게 되어서 기쁘다"며 웃었다. 이어 김길리는 "나의 첫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 생각해보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특히 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영혼의 단짝'인 최민정 선수와 함께 밀라노에서의 역주를 보일 수 있게 된 김길리. 김길리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 선발전이 엊그제 같은데, 민정 언니와 함께 밀라노를 갈 수 있게 되어 너무 좋다. 선수촌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올림픽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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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쇼트트랙' 김길리·임종언, 밀라노 간다... 선발전 남녀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