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아이유(본명 이지은)의 유튜브 '이지금 (IU Official)'의 구독자 수가 지난 4월 6일 1000만명을 돌파했다.
아이유는 이를 기념하는 영상을 올려 "다이아 버튼 유튜버가 됐다"면서 "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유튜버가 되겠다. 성원해 준 1000만 구독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2017년 2월 개설된 이 유튜브 채널의 총조회수는 35억 회를 넘었다. 성황리에 마친 첫 월드 투어 'HEREH', 찬사 속에 막을 내린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뒤를 잇는 쾌거다. 특히 2024년 초 발표한 'Love wins all'의 뮤직비디오, 그리고 2019년 'Love, poem' 콘서트에서 부른 'Blueming'과 '내 손을 잡아', 'Eight'의 어쿠스틱 버전 영상 등은 조회수 5000만건을 넘어섰다.
채널 속의 코너, '팔레트'가 특별한 이유
▲유튜브 구독자 '이지금 [IU Official]'의 구독자 수가 지난 4월 6일 1000만명을 돌파했다.
아이유 유튜브 캡처
아이유가 유튜브 채널의 문을 연 후, 한동안 아이유의 유튜브 채널을 대표하는 콘텐츠는 무대와 촬영장 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 '아이유 티브이(IU TV)'였다. 그러나 현재 대중에게 아이유의 유튜브 채널을 대표하는 콘텐츠는 단연 '아이유의 팔레트'다.
'팔레트'는 아이유가 2017년 발표한 정규 4집 앨범과 타이틀곡의 제목이기도 한데, 아이유가 MC를 맡고, 매회 게스트를 초대한다. 그렇게 출연진과 대화를 나누며 라이브 공연을 하며 '음악 토크쇼'를 펼친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짧고 신속하게 변하는 요즘이지만, '팔레트'는 우직하게 한 게스트에게 40분 ~ 1시간가량의 시간을 할애한다.
영화 <브로커>에 함께 출연한 주연 배우들,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배우 유인나 등이 출연한 적도 있지만, 팔레트의 게스트 대부분은 뮤지션 동료다. 그러니 이들이 출연해 자신의 노래를 선보이는 건 당연하다. 아이유도 자신의 하우스 밴드와 함께 넬의 '지구가 태양을 네 번', 카라의 '맘마미아', 크러쉬의 '어떻게 지내' 등 게스트의 노래를 정성껏 커버한다.
이 콘텐츠를 보다 보면, 아이유가 바쁜 일정 속에서도 게스트에 대해 철저한 사전 조사를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동시에 원곡을 훼손하지 않으며, 아이유의 음악적 취향을 섞어 음악을 섞는다. 원곡의 매력과 아이유의 재해석이 뒤섞이며 색다른 곡이 탄생한다. 팔레트가 뜨거운 반응을 얻자 뮤지션들이 종종 컴백 후 첫 스케줄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한다.
거쳐 간 뮤지션의 면면도 다양하다. 약 4년간의 공백을 깨고 대만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와 함께 합작 앨범 를 발표한 밴드 혁오 역시 다른 곳에서 만나보기 힘든 라이브를 펼쳤다. 아이브나 트와이스, 뉴진스 등의 걸그룹은 아이유를 향한 오랜 팬심을 고백했다. 반대로 아이유가 아홉 살 때부터 팬을 자처했던 god가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에는, 아이유가 "출세했구나"라며 자평하며 기뻐했다.
동시대를 위로한 가수, 때로는 위로를 받다
▲아이유 유튜브 콘텐츠 '팔레트'에 출연한 지드래곤.아이유 유튜브 캡처
아이유와 동시대를 겪은 뮤지션들은 때때로 그녀를 위로했다. 데뷔 후 가깝게 지내지 못했던 싱어송라이터 윤하는 아이유와 여성 뮤지션으로서의 연대감과 동료애를 확인했다 윤하는 녹화를 마치면서 아이유에게 "친하게 지내요"라는 인사와 함께 손을 건넸고, 아이유는 웃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아이유는 오랫동안 정상에 군림하는 한편, 많은 악플로 고통받았다. 이후 '팔레트' 앨범을 발표하기 전 진행한 인터뷰에서 대중을 향해 "친하게 지내요"라는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가장 최근 에피소드에는 지드래곤이 출연했다. 지드래곤은 이 코너의 이름이 된 노래 '팔레트'을 함께 불렀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드래곤은 아이유와 함께 '팔레트'를 부르면서 "너무 아름다워서 꽃을 활짝 펴서 언제나 사랑받는 아이 you"라는 원곡의 가사를 "너무 잘하고 있어 참아 낙 곧 있어 모두가 사랑하는 아이 you"로 바꿔 불렀다. 아이유는 물론, 지금까지 아이유의 지난 십수 년을 지켜본 팬들에게도 특별했을 순간이다.
아이유는 2008년 데뷔 이후 끊임없이 대중의 곁에 있었다.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08년 데뷔한 아이유는 '국민 여동생', '삼단 고음' 등의 수식어를 거쳐 음악에 자신을 투영하기 시작했고, 이후 대체할 수 없는 동시대의 슈퍼스타로 성장했다. 데뷔 초 삼촌 팬들을 공략한 노래 '삼촌'을 불렀던 소녀는 '좋은 날'을 더 이상 무대에서 부르지 않겠다 선언했고, 그 대신 나이 들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노래하는 아티스트가 되어갔다.
그 중간에 많은 부침도 있었지만, 그 여정에는 언제나 아이유라는 개인의 캐릭터가 녹아 있었다. '아이유의 팔레트'에도 아이유의 어제와 오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작비를 아이유 측에서 직접 부담하면서도, 상업 광고는 싣지 않는다. 1회 '적재' 편부터 가장 최근 '지드래곤' 편까지 영상 말미에 실종 아동 찾기 광고를 싣고 있는 것이 전부다. 구독자 천만 명이라는 기념비적인 숫자뿐 아니라, 그녀의 채널에 담긴 진심도 기억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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