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영광을 향하여 : 2024 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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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그해 최고 팀을 결정짓는 월드시리즈는 말 그대로 꿈의 무대다. 아메리칸-내셔널 양대 리그로 나눠진 30개팀이 매년 우승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지만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주인공은 오직 한 팀뿐이다. 쟁쟁한 스타플레이어조차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 한번 만져보지 못한 채 은퇴하는 게 부지기수다. 그만큼 영광의 자리에 오른다는 건 운과 실력 모든 것이 갖춰지지 않는한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지난해 열린 2024 월드시리즈는 MLB를 상징하는 두 구단의 맞대결에 힘입어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LA 다저스 대 뉴욕 양키스라는 꿈의 매치업이 완성된 것이다.

지난달 28일 애플TV+와 티빙에서 동시 공개된 3부작 다큐멘터리 <영광을 향하여 : 2024 월드시리즈>(Fight For Glory : 2024 World Series)는 모처렴 치열했던 현장의 열기를 TV와 모바일 화면에 담은 작품이다. 양키스 출신 레전드 스타 데릭 지터, 할리우드 거장 론 하워드 감독 등이 공동 제작자로 참여한 <영광을 향하여>는 극영화 못잖은 박진감 넘치는 내용으로 야구팬들에게 다시 한번 그때의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다저스 vs. 양키스... MLB 최고 스타들의 맞대결

 애플TV+ '영광을 향하여 : 2024 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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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다저스와 양키스는 쟁쟁한 스타 선수들로 양대리그의 최고 팀으로 자리 잡았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단축된 시즌 이후 4년 만에 우승 탈환에 나선 다저스는 '50+50 달성' 오타니 쇼헤이, 1루수 프레디 프리먼, 내외야를 종횡무진 휘젓는 무키 베츠 등 MVP 경력자만 3명을 보유할 정도로 막강 화력을 자랑했다.

모처럼 우승 도전에 나선 양키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리그 홈런왕 애런 저지와 최고의 선구안을 지닌 중거리타자 후안 소토, 큰 경기에 강한 지안카를로 스탠튼 등을 앞세워 예측 불허의 승부를 예고했다. 선발 투수진의 줄부상 공백을 불펜의 힘으로 극복한 다저스, 게릿 콜과 카를로스 로돈 등 좌우 원투 펀치를 앞세운 양키스의 구성 역시 좋은 비교대상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정규 시즌의 좋은 성적-포스트시즌 부진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지도자 데이브 로버츠(다저스)와 애런 분(양키스) 감독의 존재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여곡절 끝에 양대리그 챔피언에 등극한 다저스와 양키스는 그렇게 "최고의 팀은 우리야"를 증명하기 위해 7전 4선승제 승부에 돌입했다.

1차전 끝내기 만루포·3경기 연속 홈런... 프리먼이 다했다

 애플TV+ '영광을 향하여 : 2024 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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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월드시리즈 우승의 최고 주역은 단언컨데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이었다. 2대3으로 패색이 짙던 1차전 연장 10회말 2사 만루 기회를 맞이한 그가 단 한번의 스윙으로 경기를 끝내버린 것이다. 통쾌한 우월 만루홈런. 사실상 2024 월드시리즈의 향방은 여기서 사실상 결정난 셈이었다.

​정규 시즌 막판 심각한 발목 부상을 당했던 프리먼은 정상적으로 경기 출전을 할 수 없었을 만큼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202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답게 그는 큰 경기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정규시즌 도중 아들 맥스의 희귀병 발병으로 인해 경기장을 비우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던 프리먼은 1차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다. 2021년 애틀랜타 시절까지 포함하면 무려 월드시리즈 5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린 그의 맹활약에 힘입어 다저스는 난적 양키스를 종합 전적 4승 1패로 꺾고 4년 만에 다시 한번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하늘 높이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야구가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감동

 애플TV+ '영광을 향하여 : 2024 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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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적만 놓고 본다면 다저스의 일방적인 승리였지만 그 과정은 여느 단기전 이상으로 험난했다. 특히 팀의 간판 타자 오타니는 주루 플레이 도중 어깨 부상을 입으면서 남은 경기 활약이 불투명해지는 위기를 맞기도 한다. 최종 5차전에선 경기 초반 양키스에 줄곳 끌려가는 등 손쉽게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 선수단, 그리고 언제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의 마음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우승 기념 샴페인을 터뜨리면서 로버츠 감독은 "서로를 믿어줘서 정말 고맙다.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너희 각자가 치른 희생과 헌신에 감사한다"라고 전했다.

​<영광을 향하여>는 여타 스포츠 다큐멘터리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승자의 기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약간 특이점도 목격된다. 보통 관련 인물들을 따로 모아 인터뷰 장면을 촬영하는 방법을 채택하지만 이 작품에서 선수들은 목소리로만 추가로 등장할 뿐이다.

 애플TV+ '영광을 향하여 : 2024 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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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현장 관중들과 가족들, 방송 중계진 등 그라운드 밖에 자리 잡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1~5차전 주요 장면에 견줄만큼 대등한 비중을 갖고 화면을 장식한다. 이를 통해 그들 또한 선수 못잖은 비중을 가진 존재임을 부각시킨다.

​어린 시절 팀에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운동을 할 수 없었던 아들을 위해 직접 리틀 야구단을 만들어 버린 무키 베츠의 어머니를 비롯해 다저스타디움에서 열성적으로 팀을 응원하는 팬, 뉴욕 어느 바에서 동료들과 목청껏 구호를 외치는 양키스 팬 등 다양한 인물들의 증언과 회고담을 함께 녹이면서 왜 야구를 사랑해야만 하는지 그 당위성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날의 명승부를 연출했던 다저스와 양키스는 올시즌에도 개막 이후 연승 행진을 달리면서 올 가을 월드시리즈 재대결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 야구계 거인들이 이뤄낸 멋진 승부를 기록에 담은 <영광을 향하여>를 통해 우리는 가슴 벅찬 스포츠의 묘미를 다시 한번 만끽할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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