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영광을 향하여 : 2024 월드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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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전적만 놓고 본다면 다저스의 일방적인 승리였지만 그 과정은 여느 단기전 이상으로 험난했다. 특히 팀의 간판 타자 오타니는 주루 플레이 도중 어깨 부상을 입으면서 남은 경기 활약이 불투명해지는 위기를 맞기도 한다. 최종 5차전에선 경기 초반 양키스에 줄곳 끌려가는 등 손쉽게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저스 선수단, 그리고 언제나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의 마음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우승 기념 샴페인을 터뜨리면서 로버츠 감독은 "서로를 믿어줘서 정말 고맙다.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너희 각자가 치른 희생과 헌신에 감사한다"라고 전했다.
<영광을 향하여>는 여타 스포츠 다큐멘터리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승자의 기록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약간 특이점도 목격된다. 보통 관련 인물들을 따로 모아 인터뷰 장면을 촬영하는 방법을 채택하지만 이 작품에서 선수들은 목소리로만 추가로 등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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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현장 관중들과 가족들, 방송 중계진 등 그라운드 밖에 자리 잡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1~5차전 주요 장면에 견줄만큼 대등한 비중을 갖고 화면을 장식한다. 이를 통해 그들 또한 선수 못잖은 비중을 가진 존재임을 부각시킨다.
어린 시절 팀에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운동을 할 수 없었던 아들을 위해 직접 리틀 야구단을 만들어 버린 무키 베츠의 어머니를 비롯해 다저스타디움에서 열성적으로 팀을 응원하는 팬, 뉴욕 어느 바에서 동료들과 목청껏 구호를 외치는 양키스 팬 등 다양한 인물들의 증언과 회고담을 함께 녹이면서 왜 야구를 사랑해야만 하는지 그 당위성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날의 명승부를 연출했던 다저스와 양키스는 올시즌에도 개막 이후 연승 행진을 달리면서 올 가을 월드시리즈 재대결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 야구계 거인들이 이뤄낸 멋진 승부를 기록에 담은 <영광을 향하여>를 통해 우리는 가슴 벅찬 스포츠의 묘미를 다시 한번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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