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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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마니아들에게 지난주 반가운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국내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가 미국 유료 케이블 채널 HBO 및 계열 OTT인 MAX(구 HBO MAX)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오는 21일부터 국내 독점 공급한다고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전통의 시리즈물 <섹스 앤 더 시티>를 비롯해 <왕좌의 게임>, <하우스 오브 드래곤>, <체르노빌>, <석세션> 등 신구작 HBO 및 MAX 인기작이 순차적으로 공개될 전망이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가 소유한 HBO·MAX는 미국 내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각종 드라마 및 콘텐츠를 보유한 서비스로 한국에선 그동안 웨이브(WAVVE)를 통해 오랜기간 소개된 바 있다. 한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처럼 국내 단독 진출을 추진했던 HBO였지만 이번 제휴를 통해 우회 방식의 한국 시장 공략을 재개한 셈이다.

여전히 넷플릭스의 강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쿠팡플레이의 HBO 콘텐츠 독점 공개는 티빙·웨이브 등과의 경쟁에서 보더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어떤 작품 소개될까?

 MAX (구 HBO MAX)
MAX (구 HBO MAX)MAX

지난 1990년대 중반 이후 HBO가 제작한 각종 드라마 시리즈는 이른바 '미드의 표준'처럼 간주되곤 했다. <소프라노스>, <섹스 앤 더 시티>, <밴드 오브 브러더즈> 등의 고전 등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이후엔 <트루 블러드>, <보드워크 엠파이어>, <왕좌의 게임>, <뉴스룸>, <트루 디텍티브>, <웨스트월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드라마를 연달아 제작하면서 넷플릭스의 공세 속에서도 나름의 자존심을 지킨 바 있다. 쿠팡플레이-HBO 제휴를 통해 인기 구작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반기 작품 <듄:프로퍼시>, 올해 4월 미국에서 공개 예정인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2 등 신규 시리즈물도 차례로 한국 구독자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미드의 한국내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곤 하지만 열혈 마니아들의 충성도를 감안하면 관련 업계에선 이번 협업을 긍정적인 분위기로 평가하고 있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워더 브러더스의 인기 영화들도 함께 서비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 웨이브와의 제휴 종료 이후 한국 OTT에선 단건 구매 외엔 감상이 쉽지 않았던 다수의 할리우드 인기 영화도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제공된다.

스포츠 콘텐츠 강화 앞세우고 1위 굳히기

 쿠팡플레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축구 예선전
쿠팡플레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축구 예선전쿠팡플레이

지난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한국 시리즈 독점 중계로 자신감을 얻은 쿠팡플레이는 현재 국내외 축구, 골프, F1 레이스, NFL 슈퍼볼 등 굵직한 글로벌 스포츠 종목을 아우르고 있다. 올해 쿠팡플레이는 이처럼 타사 대비 강점을 지닌 스포츠 콘텐츠 강화를 통해 국내 OTT 1위 서비스 굳히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20일 거행되는 대 오만전을 비롯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 중계로 올해 축구팬들을 붙잡을 예정이다. 특히 올 여름 부터는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향후 6년 동안 독점 중계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선 사우디 아라비아의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LIV 골프'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데 이어 오는 5월에는 한국 대회까지 개최하는 등 기존 축구 중심에서 탈피, 폭넓은 스포츠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나름의 차별화... 더욱 치열해진 OTT 서비스 경쟁

 티빙 프로야구 2군 퓨처스리그 중계
티빙 프로야구 2군 퓨처스리그 중계티빙

이번 쿠팡플레이와 HBO의 협업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한국내 OTT 서비스 경쟁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압도적 1위 넷플릭스의 질주 속에 그 뒤를 뒤쫒는 쿠팡플레이 vs. 티빙의 경합은 자연스럽게 독점 콘텐츠 확보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KBO) 독점 중계권을 3년간 확보한 티빙은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시즌 종료 후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기존 시청자들의 급격한 타사 이탈을 피하지 못했지만 금주 2025시즌 개막과 동시에 속속 구독 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기존 1군 경기뿐만 아니라 미래의 스타를 꿈꾸는 유망주 중심의 2군 퓨쳐스리그도 중계를 진행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해 폭발적인 야구 인기 속에 최근 진행 중인 시범경기 또한 엄청난 예매난이 빚어지는 상황을 고려할 때 티빙의 프로야구 독점 중계는 쿠팡플레이의 약진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같은 각 업체들의 움직임을 통해 넷플릭스와의 차별화를 스포츠 콘텐츠와 글로벌 시리즈물 제공(티빙-애플TV플러스 협업, 쿠팡플레이-HBO 제휴) 등으로 도모하면서 국내 구독자들의 꾸준한 유입을 노리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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