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 PD수첩 >의 한 장면
MBC
- 지난 2월, 인권위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골자로 한 안건을 전격 의결했잖아요. 헌재 흔들기의 일환일까요?
"다른 국가기관도 아니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서 그런 결정문을 낸 게 굉장히 충격적이죠. 계엄 선포로 많은 국민들이 실존적 위기에 처했잖아요. 포고령 위반으로 처단당할 뻔한 사람들도 있고요.
본디 인권위는 계엄으로 인해 국민들의 인권이 침해된 부분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하는 곳인데,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우리나라 최고 통수권자의 인권을 보호하라고 권고한 것이 아이러니했어요. 대통령이라고 해서 인권이 없냐는 말도 하잖아요. 그 결정문을 다 읽어보면, 계엄은 정당한 통치행위라든지, 거대 야당의 폭거로 인한 것이라든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편향되어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요. 이건 윤석열 대통령 측이 꾸준히 주장해 오던 것이죠.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뜬금없이 인권위가 이러한 결정문을 낸 것은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비판이 있어요."
- 인권위 김용원 상임위원과 안창호 위원장 만나 인터뷰했잖아요.
"두 차례 실패하고 세 번째에 가서 만난 거거든요. 안창호 위원장은 출근길, 김용원 위원은 점심시간을 노려서 만날 수 있었어요. 두 분 다 해당 결정에 대해 굉장히 떳떳한 반응이어서 새삼 놀랐고요. 김용원 위원 같은 경우에는 '헌법재판소가 국민이 승복할 수 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는 알 수 없는 말만 반복적으로 하셔서 좀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먼저 헌법재판소는 여론에 따라 재판하는 곳이 아니고, 둘째 국민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결정이란 게 있나 싶어요. 본인의 뜻과 다르면 불복하겠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 탄핵 반대 측이 졸속으로 탄핵 심판한다고 주장하는데, 이유가 뭘까요.
"저희가 여러 헌법학자들를 만나 물어봤더니 공통된 의견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관련 사안은 박근혜 대통령 때 사안에 비해 굉장히 단순하고 명료하다고 했어요. 박근혜 대통령 때는 최순실의 국정 개입, 또 대기업들에 돈을 받아서 유용한 과정 등이 굉장히 복잡하다는 거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대통령실의 문제들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하나 검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던 거고요.
사실 이번 사안은 '계엄'이라는 단 하나의 사건인 거잖아요. 미디어로 생중계되어 모두가 지켜본 내용이기도 하고요. 헌법학자들은 사실 11차까지 갈 것도 아니었는데,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문제 제기를 계속하니 헌법재판관들이 필요 이상으로 변론 기일 횟수를 보장해 줬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 국민의힘 의원도 만나셨잖아요. 김기현 의원 같은 경우 질문해도 다른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희가 김기현 의원을 찾아간 게 하루가 아니에요. 근데 만나서 질문할 때마다 그렇게 동문서답으로 반응하셨어요. 그리고 윤상현 의원 같은 경우 질문을 했을 때 MBC랑은 안 한다고도 말씀하셨고, 사실 저희는 직업이 질문하는 건데 애초에 질문하는 게 잘못된 것처럼 말씀하시는 분도 계셨죠, 그냥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게 얘기해 주시면 되는데 왜 그러지 않고 피하는 걸까 의아했습니다."
-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 반대에 나서는 이유가 뭘까요?
"공천이 곧 당선과 연결되기 때문에 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구조인데요, 이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자기 목소리를 내기보단 당 차원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거죠. 또 당권을 노리는 중진들의 경우에는 일단 당원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니 더 적극적으로 탄핵 반대 입장에 설 수밖에 없을 거라는 분석도 있어요."
"죄의식 없는 행동, 우려"
▲MBC < PD수첩 >의 한 장면MBC
- 8일 법원의 구속취소 인용으로 윤 대통령이 석방되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방송 편집을 거의 다 해갈 무렵에 석방뉴스를 봤어요. 보도국에서 찍은 영상을 보는데 되게 기분이 묘했어요.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지지자들한테 손 흔들며 인사하고... 곧이어 낸 석방메시지도 지지자들을 향한 것이었잖아요. 통합과 승복의 메시지는 앞으로도 기대할 수 없겠구나 싶었어요."
- 탄핵 선고가 인용으로 날 경우 극우 세력의 폭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해요.
"서부지법 폭동 이후로는 그 어떤 것도 가능해졌다고 생각해요. 사실 우리 사회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서부지법 폭동으로 그 선을 넘어버린 거죠. 사람들이 '이게 되네?'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거예요. 심지어 커뮤니티에서는 서부지법 열사들이라고 표현하거든요. 법을 어기고 폭력을 썼다고 해서 비난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추켜세우는 분위기가 되면서, 정말 실제로 인용 판결이 났을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죄의식 없이 그런 행동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요.
"저는 3.1절에 광화문 집회 나갔을 때 '진짜 이거 어떡하나'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상한 구호를 외치고 가짜 뉴스를 사실인 양 말하는 걸 듣고 있는 것도 힘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분들이 제가 다리 아파하면 앉으라고 박스 같은 것도 주더라고요. 초콜릿도 주면서 저에게 친절하게 자기가 아는 걸 설명해 주시려는 거예요. 이런 모습들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생각이 들어 되게 마음이 안 좋았어요. 정말 평범한 우리 이웃들인데 이분들에게 음모론을 전파하고, 폭력을 부추기고, 선동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화가 나고 마음도 아팠습니다."
- 취재한 것 중 방송에 못 담은 게 있나요.
"민주언론시민연합과 공동으로 리서치를 진행했어요. 방송에 나온 유튜버들 외에 소위 보수언론이라고 하는 매체들이 계엄에 대해 어떻게 보도했고 이후 어떤 논조로 보도를 이어갔는지 분석했죠. 여기서도 탄핵 국면 초반과 비교해 중요한 변화들이 관찰됐는데 이 부분이 방송에서 빠지게 되어 아쉽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한다면요.
"12월 계엄 선포 이후부터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탄핵과 관련된 아이템들을 계속 다뤄왔는데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얼른 나와서, 그동안 계엄 사태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한 우리 사회의 다른 문제들에 대한 방송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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