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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녀' FC 불나비가 승부차기 혈전 끝에 FC 탑걸을 꺾고 6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1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G리그 A그룹 불나비 대 탑걸의 경기에서 불나비는 0대 2로 패색이 짙던 후반전 연속 2골을 넣어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뒤이어 진행된 승부차기에서 무려 12명의 키커가 출동한 끝에 10대 9 승리를 거두며 2승 2패(골득실 +1)로 A그룹 리그전을 끝마쳤다.

​이로써 불나비는 조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6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만약 A그룹 마지막 경기인 액셔니스타(2승) 대 개벤져스(1승 2패)의 경기에서 액셔니스타가 개벤져스를 꺾는다면 최종 조 3위가 확정된다. 만약 액셔니스타가 잔여 2경기를 모두 패한다면 3개팀 골득실차-다득점 등으로 순위를 정해야 한다.

현재 골득실 -5를 기록중인 개벤져스의 객관적인 전력 열세를 고려한다면 국대패밀리(3승) 대 액셔니스타의 1-2위 싸움, 불나비의 3위 유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반해 제5회 슈퍼리그 준우승팀 탑걸은 충격의 4전 전패를 기록하며 '멸망' 토너먼트로 추락하고 말았다.

'김보경 후방 배치' 전반전 우세 점한 탑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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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밀려날 곳이 없는 탑걸은 팀의 에이스 김보경을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로 후방에 배치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뒤에서부터 기회를 엿보면서 이유정과 다영의 공격으로 득점을 만들겠다는 새로운 전술로 경기에 임했고 전반 초반부터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됐다.

불나비 GK 안혜경의 패스 미스를 가로챈 다영이 기습 선제골로 기대에 부응한 데 뒤이어 상대팀 강보람의 반칙 퇴장에 따른 수적 우세를 살려 김보경이 프리킥 추가골까지 성공시켰다. 3골차 이상의 승리가 꼭 필요했던 탑걸로선 이제 1골만 더 넣는다면 3개팀 동률 상황 속 골득실차로 A그룹 3위 자리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

그런데 여기서부터 탑걸의 골 결정력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좋은 기회를 여러 차례 얻었지만 그때마다 GK 선방, 골대를 맞는 슈팅, 골문을 살짝 벗어나는 공 등 좀처럼 골 운이 따르지 못했다. 1골이 더 필요한 상황이 선수들을 조급하게 만들었고 이는 후반전 불나비 대반격의 빌미가 되고 말았다.

후반 막판 동점골... 불나비 창단 첫 승부차기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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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10분 무렵 불나비는 대역전 드라마의 서막을 알리는 추격골을 넣는 데 성공한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수비수 이승연이 찬 강력한 프리킥이 그대로 탑걸 골 망을 가르면서 1대2를 만든 것이다. 한 골이 절실히 필요했던 탑걸은 이제 2골을 더 넣어야 하는 심적 부담감을 안고 남은 시간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의욕이 앞서다보니 전반전과 같은 예리한 패스와 몸놀림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게 되면서 경기의 주도권은 다시 불나비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또 한번 얻은 프리킥을 이승연이 골문을 향해 강하게 찾고 골키퍼 이채연이 이 공을 놓친 순간, 스트라이커 강보람이 재치있게 밀어 넣어 2대2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차기로 이어진 두 팀의 팽팽한 접전은 각각 2명의 실축 속에 무려 12명의 역대 최다 인원 동원이라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리고 GK간의 대결에서 안혜경이 이채연의 공을 선방, 불나비의 창단 첫 승부차기 승리로 끝을 맺었다,

승부차기 트라우마 이겨낸 안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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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불나방 시절을 포함해 불나비는 지금껏 치른 승부차기에서 5전 전패를 기록할 만큼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골키퍼 안혜경에 대한 쓴소리가 자주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 본인에겐 트라우마가 될 정도였기에 안혜경은 "혹시나 하고 승부차기 학원을 수소문 했는데 실제로 있더라"라며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더군다나 자신의 실수로 인해 전반전 선제골까지 내주면서 패배 일보 직전까지 몰렸던 터라 심적 부담감은 이날 그 어떤 선수들보다 크게 갖고 있었다. 하지만 최진철 감독의 격려 속에 마음을 가다듬은 안혜경은 연이은 선방뿐만 아니라 마지막 키커로서 골을 성공시키는 등 우여곡절 많았던 탑걸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비록 과정 자체는 순탄치 못했지만 승리라는 결과를 낸 안혜경과 불나비는 "이제는 해볼 만 하다"라는 자신감을 얻어냈다. 역시 자신의 반칙 실수로 퇴장, 추가골 허용의 빌미를 내준 강보람이 '결자해지'나 다름 없는 동점골을 성공시키는 등 G리그 들어 최고의 골 감각을 보여줬다. 수비수 이승연까지 득점에 가세하면서 불나비는 이번 승리를 통해 팀 전력 재정비의 기회까지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