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신동호 감독을 비롯해 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지·설예은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왼쪽부터)신동호 감독을 비롯해 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지·설예은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박장식

대한민국에서 16년 만에 개최되는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인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이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15일부터 경기 의정부 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를 앞둔 선수들의 소감을 들을 수 있는 기자간담회가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렸다.

기자간담회에 나선 여자 컬링 대표팀 경기도청 '5G'(김은지·김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 선수들은 긍정적인 힘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선수들은 지난해 동메달을 따낸 것을 '아쉬움'으로 딛고 일어나 금메달을 품에 안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상승세 타는 선수들, 응원해주시면 힘 될 것"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상호 대한컬링연맹 회장은 대회를 소개하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금메달리스트를 따냈던 경기도청 '5G' 선수들이 세계선수권에서 경기를 뛰게 될 것"이라며 "이 선수들이 지난해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었기에,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며 한 회장은 "이번 대회는 올림픽 티켓 일곱 장이 걸린 중요한 경기인 만큼, 이러한 대회를 안방에서 치러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하자는 의미로 많은 분들의 방문이 용이한 경기도 의정부시에 유치했다"며 "국민 여러분이 컬링을 예쁘게 봐주시면 선수들이 힘이 날 것 같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대표팀 신동호 감독 역시 "오래간만에 한국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려 기대되고 떨리리지만, 올림픽 선발에 필요한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3위를 기록했기에 올림픽에 나가기에는 큰 무리가 없다"며 "안방에서 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신 대한컬링연맹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며 신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컬링이 더욱 사랑받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선수들이 심리적인 면에서의 훈련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중압감이라도 이겨내고 자신감 있게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첫 경기 한일전... 부담 내려놓고 좋은 모습 보이겠다"

"이건 언니가 대답해요"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여자 컬링 대표팀 설예지(오른쪽) 선수가 김수지 선수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있다.
"이건 언니가 대답해요"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여자 컬링 대표팀 설예지(오른쪽) 선수가 김수지 선수에게 마이크를 넘기고 있다.박장식

선수들의 각오도 이어졌다. 설예은 선수는 "컬링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 관심 가져주시는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했고, 김은지 스킵은 "이번 대회를 올림픽을 향한 대회라 생각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경기도청 '5G'는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냈고,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는 등 좋은 모습을 여러 번 보였던 팀. 하지만 홈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의 첫 경기가 한일전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부담이 될 터.

하지만 김은지 스킵은 "첫 경기가 한일전이기에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상대가 누군지 생각하기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겠다"라며 "상대가 누구인지를 의식하면 그 점이 되려 부담이 될 것이다. 부담을 내려놓고 한 경기 한 경기 치르다 보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고 이야기한다"며 "긍정의 힘이 있어야 무엇이든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지 선수 역시 "긴장하는 순간에도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긴장을 풀어나가곤 하는 것이 우리의 멘탈 관리 비법"이라고 했고, 설예지 선수는 "생각을 비우는 연습을 많이 하고, 은지 언니가 이야기했듯 긍정을 강조하고 있다"고 했다.

김수지 선수는 "신동호 감독님이 이미지 트레이닝에 대한 강조를 많이 해주셨다. 아이스 체킹 때 내가 던지는 상황, 라인을 잡아주는 형태 등을 눈 감고 상상하면서 긴장도를 낮추곤 한다"며 "시합을 하기 전에도 내가 할 것을 그려보는 행동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컬링 슈퍼리그, 그랜드슬램에 이어 아시안 게임과 전국동계체육대회 이후 3주 정도의 짤막한 시간 안에 휴식과 훈련을 병행한 선수들이었다. 김은지 스킵은 "휴식 기간을 통해 컨디션 회복을 했다"며 "연습 때에도 우리 컨디션이 워낙 좋은 것이 느껴지기 때문에, 이번 세계선수권 결과가 좋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AG 좋은 반응 감사... 김민지 '테이크 아웃' 즐겨주세요"

 15일부터 열릴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준비를 마친 의정부 실내빙상장의 모습. 여자 컬링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나고 자란 익숙한 의정부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린다.
15일부터 열릴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준비를 마친 의정부 실내빙상장의 모습. 여자 컬링 대표팀 선수들에게는 나고 자란 익숙한 의정부에서 세계선수권이 열린다.박장식

경기도청 '5G'는 지난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선수들의 활약을 담은 동영상이 비디오 플랫폼과 SNS에서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올림픽 못잖은 인기도 누렸다.

김수지 선수는 "많은 분들이 편집한 영상을 보니 재미있더라. 시합 끝난 뒤에 우리끼리 보고 웃으면서 즐겼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설예지 선수 역시 "영상 중에 '스톤은 잘 숨기는데 미모는 못 숨긴다'는 표현이 너무 인상깊었다"고 했다.

설예은 선수도 "SNS 메시지를 통해 엄청나게 많은, 장문의 응원이 오는 것을 봤다. 특히 '수능 공부도 포기하고 응원한다'는 말이 너무 들어오더라"며 "응원해 주신 분들이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아시안 게임에 이어 선수들이 나고 자란 곳에서 치르는 세계선수권인 만큼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설예은 선수는 이어 "의정부시에서 플랜카드도 걸어주시고, 홍보를 되게 많이 해주신 덕분에 가족과 친구들도 연락을 많이 해준다"면서 "길 지나갈 때도 '컬링 선수다! 축하드려요!'라는 말도 들을 정도"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수지 선수는 "친구들이 '어릴 때부터 한길만 팠는데 성공해서 좋다'고 해줬고, 동네 주유소에서도 어떤 분이 '아시안 게임 갔다왔죠? 이번에도 대회하던데 보러 가겠다'고 말해주셨다"며 높아진 인지도를 실감했다고 전했다.

선수와 감독이 뽑는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김수지 선수는 "막내 민지가 터프하게 테이크아웃을 한다"며 "두 개, 세 개씩 스톤이 나가는 장면이 즐거움을 안겼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신동호 감독은 "중요한 순간 은지가 드로우를 해야 할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여기서 대회 하이라이트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15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2025 LGT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이후 한국 컬링 사상 첫 유료 경기로 진행된다. 예매율 역시 한 주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20~30%를 오가는 등 첫 시도임에도 나쁘지 않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대회장에 푸드트럭과 다양한 부스가 관람객을 반기는 데다, 대회 첫 주말에는 이른바 마룻바닥에서도 할 수 있는 '플로어 컬링' 행사가 치러지는 등 다양한 이벤트 역시 함께 펼쳐진다. 대회 예약은 인터파크티켓을 통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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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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